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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트와이스] 일본 야구선수가 트와이스팬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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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활동을 다시 시작한 트와이스의 신곡 'BDZ(불도저)'가 어떤 반응을 얻고 있는지 정보를 찾다가 이 노래가 도쿄돔에서 울려퍼졌다는 트윗 영상을 발견했다.

 

날짜를 확인해보니 트윗이 올라온 시각은 8월 19일 오전 8시 50분이었다. 영상에 나온 스코어를 찾아본 결과 8월 18일 토요일에 벌어진 주니치 드래곤스 vs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경기가 확실했다. 곡이 공개된게 17일이었는데 바로 다음날 경기장에서 흘러나온 것이다. 'BDZ'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건 음원차트 순위를 통해 알 수 있었지만, 나온지 얼마 되지도 않은 곡을 도쿄돔에서 틀어준다는 것 자체가 흔치 않을 일이다. 뭔가 사연이 있음이 분명했다.

새창에서 확인 가능하다

 

영상을 자세히 보면 타자가 타석에 들어설 때 노래가 나온다. 이것은 곧 이 타자의 등장곡이라는 것. 보통 홈팀은 자기네 타자가 좋은 기분을 유지한 상태에서 타격을 할 수 있도록 타자들에게 요즘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요청받아서 등장할 때 틀어주는 경우가 많다.

이날 경기 직캠. 4분 20초부터 트와이스의 노래가 나온다

 

대체 어떤 선수가 이렇게 깜찍한 취미를 갖고 있는지 등번호를 보고 검색해보기로 했다. 25번을 달고 있다. 확인 결과 오카모토 카즈마라는 타자다. 들어본 적 없는 이름이다. 작년에 도쿄돔에서 요미우리 경기를 세 번 관전했는데 그 때도 보지 못했다.

 

그런데 이 선수. 8월 27일 현재 홈런 25개로 공동 5위, 안타 137개로 3위, 78타점으로 이 부문 3위에 올라있다. 비율스탯도 타율 0.306, 출루율 0.384, 장타율 0.520, OPS 0.904으로 훌륭하다.

(사진출처: 요미우리 자이언츠 홈페이지)

2015년에 데뷔해 3년간 35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올해 각성에 성공했다. 2001년부터 지금까지 요미우리에서만 활동하면서 지난 시즌 개인 통산 2천 안타를 달성한 대선배 아베 신노스케를 밀어내고 주전 1루수 자리를 꿰찼다. 이후 계속해서 좋은 성적을 기록하면서 6월부터는 4번 타자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다. 1996년생이니까 올해 한국 나이로 겨우 스물셋!

 

알고보니 오카모토 선수는 트와이스를 정말 좋아한다고 한다. 'BDZ' 바로 전에 썼던 등장곡도 역시 트와이스의 일본 싱글 'Wake Me Up'이었다고. 방송에 나와서도 트와이스팬이라고 밝힌 바 있고, 그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멤버는 정연이라고 한다. 구글에 그의 한자 이름인 '岡本和真'를 치고 스페이스바를 누르면 연관 검색어에 'twice'가 나올 정도니 그의 트와이스 사랑은 일본에서도 널리 알려진 모양이다. 놀랍게도 2년 전에 결혼했다는데, 이렇게 대놓고 트와이스를 좋아라 하는데도 집에서 무사한지 궁금하다.

나열 기준이 빈도순이라면, 일본인들은 오카모토의 부인보다 그의 트와이스 사랑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프로축구인 K리그1 경남FC의 외국인 선수 말컹도 트와이스를 그렇게 좋아한다고 알려져 있다. 안무도 직접 추고 골넣고 세리머니 할 때도 TT 동작을 했을 정도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어떤 직원이 말컹에게 올해 득점왕에 오르면 시상식 때 트와이스를 초대하겠다고 미끼를 던졌나보다.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현재 강원FC의 제리치에 한 골 뒤진 2위에 올라있다. 트와이스를 만나고자하는 그의 강한 의지가 느껴진다.

 

설마 그랬을까 싶지만 2018년에 새롭게 스타로 발돋움한 오카모토 카즈마가 대각성한 원동력 역시 트와이스에게 있다면 이것 또한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될 것 같다. 아무쪼록 오카모토 선수가 지금처럼 트와이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꾸준히 이어나가서 그를 응원하는 팬들에게도 트와이스를 비롯한 한국의 대중문화가 더욱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 그리고 은퇴할 때까지 지금처럼 뛰어난 타자로 활약했으면 좋겠다. 한국이랑 한신 상대할 때만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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