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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전소미 퇴사, 박진영이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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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P 엔터테인먼트는 8월 20일, 소속 아티스트 전소미의 퇴사를 밝혔다. JYP는 전소미와 상호합의 하에 계약을 해지했다고 했을 뿐 그 사유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저기서 추측만 난무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박진영이 전소미를 걸그룹으로 제대로 데뷔시켜주지 않고 단물만 쏙 빼먹고 내쳤다고 주장한다. 물론 전소미가 JYP의 걸그룹으로 성공하기를 응원해왔던 팬의 입장에서는 퇴사라는 선택을 하게 만든 회사측에 대해 원망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런 식의 근거 없는 비난은 다소 이해하기 어렵다.


전소미는 <식스틴>에 출연해 인지도를 쌓은 후 <프로듀스 101>에서 압도적인 지지율로 1위에 올라 I.O.I(아이오아이)로 활동했다. I.O.I 해체 후에는 <언니들의 슬램덩크 시즌 2>에 출연해 김숙, 홍진경, 강예원, 한채영, 홍진영, 공민지와 함께 '언니쓰' 2기로 활동한 바 있고, 나이에 비해 성숙한 외모와 통통 튀는 매력으로 인기를 끌며 단독으로 18개에 달하는 CF를 찍었다.


아직 정식으로 걸그룹 활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예능계는 물론 광고주들로부터 환영받는 위치로 자리잡은 것이다.


지금도 이럴진대 설령 걸그룹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해도 전소미의 미래 따위 생각하지 않고 계약 운운하면서 어떻게든 활용할 수도 있었다. 세상에 이런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나가고 싶다고 해서 그냥 보내줄 기획사가 어디 있을까.


다른 회사들의 경우 멤버가 계약 해지를 요구할 때 소송까지 가는 일도 허다했다. 멤버 전원이 계약 종료 후 새로운 기획사를 차리자 상표권을 주장하며 이전의 그룹명을 사용하지 못하게 한 회사도 있었다. 분쟁의 원인이 어느 쪽에 있건 간에 회사측에서는 소속(혹은 소속이었던) 아이돌을 쉽게 놓아주려 하지 않는 경향이 강한 것이 사실이다.


박진영에게 비판할 점이 있다는 것은 차치하고 그만큼 소속 가수와 깔끔하게 헤어지는 이는 드물다. 원더걸스의 선예, 선미, 소희가 JYP를 나갈 때도 그랬고, 산이 역시 회사를 나간 후에 <식스틴>에서 박진영과 함께 연습생들의 심사를 맡으며 농담을 하는 등 여전한 친분을 과시했다. 유일하게 박지윤과의 결별 과정에서는 법적인 공방이 있었지만, 당사자조차 '회사와의 문제지 박진영과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고, 박진영의 재혼 때 축가까지 불렀을 정도다.


전소미의 경우도 '가는 사람 잡지 않는다'는 방침의 연장선에 있다. 게다가 데뷔 3개월 만에 정산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트와이스의 사례를 생각하면 JYP와 계약한 아티스트인 전소미도 지금까지의 활동에 대해 충분히 정산를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전소미가 이런 회사를 나가기로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그 원인으로는 현재 JYP에서 준비하고 있는 새로운 걸그룹의 론칭이 무기한 연기됐거나 아예 무산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JYP는 당초 전소미와 <믹스 나인>에서 빼어난 외모와 놀라운 실력으로 화제를 모은 신류진, <K팝 스타>와 <식스틴>에 출연해 댄스에서 재능을 보인 이채령 외에도 황예지, 최지수 등을 포함한 걸그룹을 빠르면 올해 하반기 내지는 2019년에 론칭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계획이 회사 내부의 사정으로 인해서 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사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이런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역시 JYP 소속인 트와이스의 나연, 정연, 사나, 지효도 2014년 '식스믹스'라는 걸그룹으로 데뷔를 준비했으나, 다른 멤버들의 방출과 세월호 참사가 겹치면서 연기된 끝에 결국 프로젝트가 폐기되는 불운을 겪었다. 사나는 식스믹스 전에도 일본인으로만 이루어진 걸그룹을 준비했다가 멤버의 퇴사로 데뷔가 무산된 경력이 있다.


이로 인해 상당한 데미지를 입었던 나연, 정연, 사나, 지효는 이후 하지 않아도 됐을 1년 여의 연습생 생활을 견뎌낸 뒤 서바이벌 프로그램이었던 <식스틴>에서 매주 피를 말리는 경연을 거치고 나서야 겨우 데뷔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미 I.O.I를 통해 한시적으로나마 걸그룹으로 활동해 본 전소미 입장에서는 언제 걸그룹이 론칭될 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연습생 생활을 한없이 지속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내년에 고등학교 3학년이 되고 곧 스무살을 바라보는 이제는 더이상 아이돌치고 어리다고만 할 수는 없다. JYP에 있는 한 그 때까지 꿈을 이룰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계약해지를 결심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전소미 자신이 가족과 신중하게 고민하고 JYP를 나간만큼 소속사를 잘 선택해서 걸그룹으로 성공해서 가지고 있는 끼를 마음껏 뽐내길 바랄 뿐이다. 팬들 역시 확실하지 않은 근거로 박진영을 비난하기보다는 앞으로 새로운 길을 걸어갈 전소미를 지금과 같은 마음으로 응원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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