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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안철수 도망, 형이 왜 거기서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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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출마했다가 3위에 그친 안철수 전 후보는 7월 12일,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독일로 유학을 떠나겠다고 했다. 독일에서 채움의 시간을 갖고 돌아올 계획조차 세우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는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졌다. 당연히 독일에서 유학생활을 보내고 있을줄 알았다.

 

그랬던 그가 바로 오늘 싱크탱크 미래 사무실이 있는 서울 마포의 한 건물에서 발견됐다. 그가 정치를 하고 있을 때 함께 정책을 구상하던 브레인들이 있던 곳이다.

<아주경제>의 한 기자가 안철수가 한국에 있으며 이곳에 나타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찾아간 것이다. 하지만 기자를 보고 당황한 안철수는 그대로 계단을 통해 도망가기 시작했다. 말을 거는 기자 쪽은 돌아보지도 않고 묵묵부답으로 달려내려간 끝에 보좌관이 기자를 막아서 겨우 따돌렸다고 한다.

 

사실 안철수는 한창 정치를 하던 시절에도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순간대처능력이 좋지 못한 것으로 유명했다. 기자회견을 할 때도 미리 준비한 멘트를 그럭저럭 소화하지만,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거나 다른 당직자들이 그를 대신해서 답변하는 경우가 많았다. 단지 언론에서 이 사실이 제대로 보도되지 않았을 뿐이다. 그의 순간대처능력이 잘 드러났던 것이 바로 19대 대선 TV 토론이었고, 그것이 국민들 앞에 여실히 드러나면서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그에게서 멀어졌다.

안철수는 기자에게 간단하게라도 상황을 설명했어야 했다. 하다 못해 지금은 너무 갑작스러워서 말씀드리기 어려우니 나중에 정식으로 소상히 밝히겠다고 했어야 했다. 이미 들킨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하더라도 안철수는 그가 할 수 있었던 최악의 선택을 하고 말았다. 그의 이미지가 나빠지는 것을 넘어서 희화화되는 것은 차치하고 이대로라면 뭔가 숨기는 것이 있다고 비쳐질 수밖에 없다.

 

그는 왜 독일행을 발표해놓고 지금 이렇게 한국에서 발견이 됐을까. 독일에 가긴 했는지, 갔다가 조용히 돌아온 것인지 해명할 필요가 있다. 도대체 왜 기자가 질문을 하는데 엘리베이터도 타지 않고 계단으로 도망치는걸까. 당당하게 밝힐 수 없는 속사정이라도 있었던걸까.

 

지금까지 그가 보인 행보를 봤을 때 전혀 기대가 되지 않지만 속시원하게 밝힐 의무가 있다. 그것이야말로 아직 그에게 기대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최소한의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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