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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워커스

현대캐피탈 vs 우리캐피탈 직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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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3일, 장충체육관에 다녀오다.
2위를 달리고 있는 천안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와 4강 재진입을 노리는 서울 우리캐피탈 드림식스의 경기.
다른 사람들은 이 두 팀간의 대결을 뭐라 표현하는지 모르겠지만, 난 '사채더비'라고 부르고 있다.


장충체육관에 가는건 무려 18년 만이다.
배구를 좋아하는 어린이였던 그때 아빠 손잡고 대학팀들간의 경기를 보러 갔었다.
시합이 끝난 후 화장실에 갔다가 성균관대 선수들을 바로 눈앞에서 보고 너무나 기뻐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근 20년 만에 방문한 장충체육관은 워낙에 오래된 탓에 허름했다. 하지만 추억의 장소가 이렇게 제자리에서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게 어딘가.
내부로 들어갔더니 코트가 손대면 닿을듯 관중석과 가까이 있다. 예전에 갔을 땐 아주 작아보였는데, 아마 리모델링을 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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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중간지점. 밑에 보이는 자리는 KOVO 총재 및 관계자석.


원정팀석에 앉을까 하다 친구가 다른 자리로 가자 해서 물색하던 중 중계화면처럼 코트를 정가운데로부터 관전할 수 있는 자리에 앉기로 했다.
표를 사놓고 딱히 할 일이 없어 시작 1시간 30분 전부터 입장을 해서 조금 지루하게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경기 시작 전후, 평일임에도 매진에 가깝게 들어찬 관중석을 보고 나서는 일찍 들어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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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하고 있는 현대 선수들


1세트는 젊은 패기를 앞세운 우리캐피탈의 페이스.
강영준, 안준찬, 김현수 등 어린 선수들이 잘해준 반면 현대는 공격의 핵인 문성민과 헥터 소토 모두 컨디션이 좋아보이지 않았다. 결국 후인정이 소토를 대신해 코트에 들어왔다.


교체투입된 후인정은 2세트부터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그 세트에만 무려 7득점. 그런 그의 활약과 함께 레프트로 선발출전했던 소토가 라이트로 포지션을 변경하며 팀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고비 때마다 현대의 가장 큰 강점인 높이가 살아나며 접전 끝에 2, 3세트를 연달아 따냈다.


4세트 역시 초반은 팽팽하게 진행됐다. 그러나 현대의 철벽 블로킹이 가동되자 그전까지 잘 버티던 우리캐피탈 진영은 와르르 무너지기 시작. 11-9 상황에서 무려 7개의 블로킹 득점이 연속으로 나오면서 현대가 18-9로 달아났고, 승부는 그것으로 끝이나 다름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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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팀 감독 인터뷰중인 현대 김호철 감독. 옆에 있는 여자분은 KBSN 스포츠 정지원 아나운서


경기종료 후 코트와 가장 가까운 곳으로 가서 코칭스탭이나 선수들을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보려 했지만 화질이 좋지가 않다.
활발하게 리시브에 가담하고 시간차, 오픈, 백어택 등 전천후 활약을 펼친 후인정이 오늘의 선수에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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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선수 후인정(올해 38세). 리그 최고령선수


밖으로 나가니 주차장에 선수단 버스가 세워져있는데 이미 여성팬들이 버스 주위를 에워쌌다. 정말 빠르다.
역시 문성민의 인기는 대단했다. 한상길도 그에 못지 않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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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의 한선수와 미남계의 양대산맥을 형성하고 있는 문성민. 이날은 몸이 안 좋아 활약이 미미했다


일요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같은 팀들이 대결을 펼치게 된다. 또 보러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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