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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레이커스는 포틀랜드의 홈인 로즈가든에서 경기를 가졌습니다. 지난 포스트에서도 언급했지만 2004-05 시즌 이후 레이커스가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지옥과도 같은 곳입니다. 마음속으로는 이겼으면 좋겠다고 생각은 해보지만 이길 수 있을지 쉽사리 단언할 수 없는 경기장입니다. 비행기 소음과 맞먹는 데시벨을 자랑하는 유타의 홈구장 에너지솔루션스 아레나도 이보다 절망스러운 장소는 아닙니다. 그런 곳에서 레이커스의 경기가 있었습니다.
다운받아서 볼까 하다가 그냥 하이라이트 영상으로만 봤습니다. 보기 전에 왠지 졌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습니다. 아니나다를까 처참하게 깨졌네요. 1쿼터부터 끌려다니며 졸전한 끝에 94-111로 완패했더군요. 그런데 문제는 이게 아닙니다.
밑에 영상을 보시면 아시겠습니다만, 레이커스의 트레버 아리자가 포틀랜드의 루디 페르난데스에게 파울을 범했습니다. 페르난데스는 덩크를 하기 위해 막 점프를 하고 있었고, 뒤따라오던 아리자가 블락을 한다는 것이 그만 페르난데스의 손을 쳐버리고 말았습니다. 페르난데스는 공중에서 중심을 잃으며 달려오던 힘에 의해 바닥에 세게 부딪히게 말았습니다. 머리와 옆구리에 강한 충격이 있었죠. 얼마나 아팠는지 페르난데스는 소리도 못 지르고 넋나간 사람처럼 계속 누워있었습니다.
아리자가 파울을 하고 페르난데스가 쓰러지자마자 포틀랜드 선수들은 아리자를 에워쌌습니다. 따진다기 보다는 자기팀 선수의 부상을 걱정하는 마음에서 생기는, 경기에서 충분히 있을만한 상황이죠. 이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이 부분에서 아리자는 흥분한듯 화를 내며 포틀랜드 선수들과 싸울듯이 덤벼들었습니다. 팀 동료들이 뜯어말려 겨우 상황은 진정됐긴 했지만요.
관중들은 야유를 하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나중에는 'LA Sucks!'를 외치기까지 했습니다. 저라도 홈에서 우리 선수가 저렇게 다치면 그렇게 반응하겠습니다.
결국 아리자는 플래그런트 파울(Type 2)을 얻어 퇴장당했고, 앞으로 사무국의 결정에 따라 출장정지를 받게 되겠습니다. 도저히 걸어나갈 상황이 아니었던 루디 페르난데스는 결국 들것에 실려나갔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주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고 하네요.
아리자는 크게 세 가지의 잘못을 범했습니다.
첫째, 이미 패색이 짙어 그럴 필요가 없었음에도 무리하게 블락을 시도했습니다. 물론 블락에 성공했거나, 파울을 했음에도 페르난데스가 안전하게 착지했다면 아무 일 없이 넘어갔을 수도 있었겠지만, 플레이 자체가 워낙 위험했습니다. 둘째, 차라리 루디가 점프를 하기 전에 잡는다든지 하는 식으로 파울로 끊을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음으로써 심각한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셋째, 파울을 한 직후에 사과의 뜻을 표시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사소한 일로 흥분하고 화를 내며 분위기를 더욱 악화시켰습니다.
아리자가 사고를 친 직후 NBA 관련 사이트의 게시판은 난리가 났습니다. 매니아의 경우 과열된 나머지 운영진 측에서 모든 회원의 게시판 글쓰기를 일정시간동안 금지시켰을 정도였습니다.
레이커스팬이지만 아리자의 이번 행동을 변호해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당사자인 아리자가 징계를 달게 받고 지난번에 바이넘이 했던 것처럼 뒤끝없이 확실하게, 그리고 정중하게 사과하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마지막으로 루디 페르난데스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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