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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주머니

유행어에 집착하는 개그맨,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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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 공중파 채널에서는 KBS2의 <개그콘서트(이하 개콘)>, SBS의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 MBC의 <개그야> 총 세 종류의 개그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있습니다. 인기도를 알 수 있는 척도인 시청률에서 <개콘>이 20%를 넘나들며 독주체제를 갖추고 있는 반면, <웃찾사>와 <개그야>는 한때 <개콘>의 아성을 위협하기도 했지만 10%의 시청률도 넘기지 못하는 침체기에 빠져있는 상황이지요.


그런데 각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떠나 공통된 현상이 있습니다. 바로 유행어를 '미는' 개그맨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점인데요.


한때 잘나갔던 개그맨들 치고 유행어 없었던 이가 거의 없을 정도로 유행어라는 것은 그 개그맨이 얼마나 인기가 있는가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는데요. 과거 故 이주일의 '뭔가 보여드리겠습니다', '못생겨서 죄송합니다'라든지 김병조의 '지구를 떠나거라~', 심형래의 '영구 없다' 등 유행어의 주인공들은 전국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을 정도입니다.


개그맨의 유행어는 1990년대를 거쳐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만 요즘은 이전 세대와는 큰 차이를 보입니다.

유행어라는 말은 그대로 풀이하면 '현재 유행하고 있는 말'로서 그만큼 인기가 있고 많은 사람들이 즐겨 쓰는 말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 이는 그 코너에 출연하는 개그맨들의 역량, 시청자들을 웃길 수 있을만한 탄탄한 구성과 스토리에 달려있다고 하겠는데요. 지금도 이렇게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고 인기도 함께 얻는 개그맨들이 여럿 있지만, 아쉬운 이들도 상당수 보이는게 사실입니다.


바로 전체적인 개그의 내용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자주 써먹는 대사를 하나 만들어 스스로 '유행어'라면서 이것을 반복해서 구사하는 분들이지요. 그렇잖아도 내용이 부실해서 공연장의 관객들에게 별 반응이 없는데, 여기에 그 '유행어'라는 것을 몇 번 던져주면 객석의 분위기는 바로 싸~해지고 몇 초후에 관객들은 동정심에 환호하고 박수를 치며 어물쩡 넘어가는 식인데요. 이런 캐릭터는 한 두 번 방송에 나오다가 아예 편집이 되고 끝내는 한 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사라지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학창시절때 나름 주변 사람들을 웃기는 데 소질이 있어 이를 갈고 닦아 개그맨 공채 시험에도 합격하고, 대학로 소극장에서 오랜 시간 무명시절을 거치며 겨우겨우 방송 무대에 진출했을텐데 이렇게 조용히 사라지는 개그맨들을 보면 정말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뒤가 바뀐게 아닌가 싶어요. 정말 중요한 것은 개그 자체의 내용, 그리고 웃음을 유발하는 포인트를 어디에 두느냐, 또 얼마나 캐릭터에 맞게 연기하느냐에 달려있는데, 선후배 그리고 동료들과의 보이지 않는 경쟁 속에서 빨리 뜨고자 하는 욕심에선지 그 본질적인 것을 놓치는 분들이 요즘 점점 많아지고 있네요.


유행어 자체는 좋습니다. 다만 먼저 기본적인 것을 충실히 해서 시청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난 후에야 유행어도 개그맨 본인도 더욱 시청자의 기억에 남고 오래도록 사랑받지 않을까요. 부디 앞으로는 모든 개그맨들이 더 노력해서 힘든 현실과 매일같이 쏟아지는 어두운 뉴스로 인해 지쳐가는 국민들에게 웃음을 선사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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