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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이야기

블로거뉴스 베스트에 오른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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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에 대강 기초를 잡고, 월요일에 보충한 글을 예약포스팅으로 어제 아침에 오르도록 해놨다. 예약된 시각에 블로거뉴스에 송고했지만, 그다지 깊이있는 글이 아니라서 조회수가 많아봤자 50 정도 나올거라고 예상했다.


몇 분 후에 조회수를 보니 평소와 마찬가지로 한 자리수에 머물렀다. 그냥 그러다 다른 글에 밀려나고 말겠지 싶어 잠시 책을 들여다보다 20분쯤 후에 돌아오니 이게 웬 걸... 방문자수가 800이 넘어있었다. 1초마다 한 번씩 클릭을 할 때마다 쏟아지듯 수 십명씩 늘어났다. 지난 6월 어느날 올렸던 포스팅이 몇몇 메타블로그 사이트에서 베스트에 올랐던 때 이후로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런 경우가 다시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었는데...


다음에 접속했더니 메인화면에서 본인이 쓴 글의 제목이 확 눈에 들어왔다. 캡쳐라도 해둘걸... 블로거뉴스 메뉴에 들어갔더니 본인의 글이 문화·연예란의 맨 위에 위치해있었다. 오, 이렇게 감격스러울 데가... 하지만 너무 흥분한 탓일까. 역시 이것도 캡쳐를 못했다.


사실 최근 들어 방문자가 매일 200명을 웃돌고 있는데 댓글은 그에 비례하지 않아 조금 섭섭한 감이 있었다. 항상 이웃분들만 달아주시던터라 황량한 사막같은 댓글란을 비옥하게 만들어보고자 여러 가지 시도를 했다. 랜덤 블로그로 찾아가 비슷한 취미를 가진 분들의 포스팅을 읽고 먼저 댓글을 단다든지, 댓글창에 댓글을 구걸(...)하는 이미지를 삽입하기도 했는데, 약간의 효과는 있었지만 역시 딱 그만큼만 늘어날 뿐이었다.


그러던 차에 블로그뉴스 베스트에 오름과 동시에 많은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잘 읽었다고 공감을 표시하는 분, 반대하는 분, 다른 생각을 제시하는 분, 이상한 분 등 많은 분들이 댓글을 남겨주셨다. 평소 댓글마다 일일이 답글을 다는 착한 주인장인 본인(...)은 이번에도 역시 답글을 쓰기 시작했다. 한 열댓개나 달리려나 싶던 댓글은 어느새 20개를 넘어서버렸고, 점점 더 늘어났다. 답글을 다는 와중에도 댓글이 주렁주렁 달려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읽고 생각하고 읽고 또 생각하느라 어느새 진이 빠져버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몇 시간동안 다른 일을 하고 돌아왔더니 댓글이 더 늘어있었다. 어떤 분들은 전문가에 가까운 지식을 토대로 포스팅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긴 글을 남겨주셨는데, 빨리 다른 글에도 답글을 달아야지 하는 마음에 생각을 완벽하게 정리하지 못하고 짧게 달 수밖에 없었다. 이왕 할거면 제대로 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해서 그분들께 미안한 마음이 든다.


여기서 뜬금없이 본인이 부러워하는 세 유형의 사람을 밝히자면, 돈많은 사람...이 아니고(일단 아니라고 해두자), 자기가 생각한 그대로 막힘없이 논리정연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 남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쓸 수 있는 사람, 자기가 표현하고 싶은 그대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사람이다. 1, 2번이 잘 안 되다보니 답글을 쓰다가도 뭔가 이상하다 싶어 백스페이스를 누르고 쓰다 지우고를 반복하다 더 많은 시간을 잡아먹었다.


어쨌든 답글을 다 달고 나서야 상황을 여유있게 돌아볼 수 있었다. 방문자수는 어느새 4만을 넘어섰고, 댓글은 본인의 답글을 포함해 160개 이상이었다. 한바탕 폭풍우가 지나갔다고나 할까. 그런 느낌이었다.


생각을 정리하자면, 일단 베스트에 올라 많은 분들이 방문하고, 또 댓글을 남겨주신 부분은 좋았다. 티스토리 블로그를 운영한 7개월간의 방문자수가 하루만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났으니. 하지만 과연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글이었을까 곰곰 생각했는데, 스스로가 다시 읽어봐도 고개를 끄덕이기는 힘들었다. 댓글에서 지적받은대로 지나치게 주관적이었고, 생각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부분도 많았다. 다만 그래도 만족스러웠던 것은 이 글로 인해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던 분들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의사소통의 장이 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그를 통해서 본인도 미처 고려하지 못했던 점들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는 점이다.


하룻동안 블로거뉴스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나니 다음에 또 이런 기회가 생겼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때는 더 좋은 글로 베스트에 올라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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