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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떨립니다. 옷은 이미 땀으로 젖었고 정신도 제정신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가까스로 이성을 되찾고 한 번 끄적거려봅니다.


오늘 우리나라는 제2회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결승전 일본과의 대결에서 3-5로 패하며 준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준우승에 머물렀습니다'라고 쓸까 고민했지만 조금전까지 최선을 다해 싸운 우리 대표팀 선수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차지했습니다'라고 표현했습니다.


사실 이번 대회 시작 전부터 대표팀 감독 선발문제부터 시작해 정신적 지주가 되어 줄 노장의 불참으로 여기까지 올라올거라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습니다. 젊은 감독들은 모두 대표팀 감독 자리를 고사해 건강도 좋지 않은 김인식 감독이 다시금 사령탑에 올랐습니다(김경문 감독에게만큼은 까임방지권을 부여하고 싶습니다). 또한 박찬호(필라델피아 필리즈),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은 각자의 소속팀에서의 입지가 그리 확고한 편이 아니기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대회 참가를 포기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1라운드에서 대만에 9-0으로 기분좋게 대승을 거둔 후 가진 일본과의 승자 대결에서 2-14로 완패하며 우리의 앞길에는 먹구름이 가득 드리워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패자부활전에서 중국을 콜드게임으로 승리를 거둔 후 다시 만난 일본에 1-0 영봉승을 거두며 우리 대표팀은 완전히 살아났습니다. 한 편의 드라마 같지 않습니까. 이틀 전 우리에게 콜드게임의 굴욕을 안겼던 상대를 이겼다는 사실 말입니다. 게다가 단 한 점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쿠바, 멕시코, 일본과 2라운드 1조에 속하게 된 우리나라는 첫 상대였던 멕시코를 8-2로 눌렀습니다. 3방의 홈런과 3개의 도루로 빅볼과 스몰볼을 절묘하게 결합시켜 우리의 방식대로 이긴 것입니다. 또한 승자대결에서 다시 만난 일본을 4-1로 물리치며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순위결정전에서 일본에 패했지만 대표팀은 거침없었습니다. 준결승에서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초반 기선제압에 성공하며 10-2의 대승을 거두고 결승에 진출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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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의 동점 홈런


그리고 결승에서 다시 만난 일본. 우리 선수들은 모든 힘을 쏟아부었지만 아쉽게 패했습니다. 하지만 선취점을 내준 가운데 5회 추신수의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었고, 1-3으로 뒤진 8회말에는 이범호의 2루타와 이대호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 다시 9회말에는 2개의 볼넷으로 만든 투아웃 1, 2루 찬스에서 이범호가 극적인 동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갔습니다. 패배 직전의 상황에도 놀라운 정신력을 발휘한 선수들 정말 대단했습니다.


경기 내내 구심의 스트라이크 판정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5회 고영민이 2루에 슬라이딩했을 때도 손이 베이스에 먼저 닿은 것처럼 보였는데 아웃 선언을 한 2루심 등 판정도 미심쩍은 부분이 여러 차례 있었음에도 끝까지 명승부를 펼쳐줬네요.


몸이 불편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회 내내 외신마저 극찬할 정도로 야구의 신과도 같았던 김인식 감독, 그리고 각자의 역할을 잘 수행했던 김성한, 양상문, 이순철, 류중일, 강성우, 김민호 등 코칭스태프들.
상대의 허를 찌르는 볼배합과 투수들의 마음을 편하게 하는 리드로 든든한 안방마님 역할을 한 박경완 포수.
일본을 상대로 무려 세 차례 등판해 2승 1패 2실점 밖에 하지 않은 '의사' 봉중근 투수.
위기 때마다 올라와 마당쇠같은 묵직한 직구로 시원하게 삼진을 잡아낸 '국노' 정현욱 투수.
준결승 베네수엘라 전에서의 깔끔한 호투로 결승 진출을 견인했던 '석민어린이' 윤석민 투수.
오늘은 너무 긴장한 탓인지 제 역할을 못했지만 대회 내내 뒷문을 확실하게 막아준 임창용 투수.
공격의 선두에 서서 상대 배터리를 끝까지 물고 늘어졌던, 그래서 몸 성할 날이 없었던 '바람의 손자' 외야수 이용규.
수많은 별명을 양산하며 4번 타자로서 이승엽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워준 '김별명' 1루수 김태균.
중요한 순간마다 한 방을 터뜨리고 훌륭한 수비를 보여준 '꽃보다 범호' 3루수 이범호.
수비에서 박진만의 공백을 잘 메워준 '데릭 기혁' 유격수 박기혁.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국제무대에서도 훌륭한 타격능력을 선보인 '4할도 못치는 쓰레기' 좌익수 김현수.
부진에 힘들어했지만 준결승과 결승에서의 홈런으로 믿음에 보답한 '추추트레인' 우익수 추신수.
그외에도 포수 강민호, 2루수 정근우, 고영민, 내야수 최정, 3루수 이대호, 중견수 이종욱, 우익수 이진영, 외야수 이택근, 투수 류현진, 김광현, 정대현, 장원삼, 이승호, 이재우, 오승환, 임태훈, 손민한 등 스물여덟 명의 대표팀 선수들 모두모두 수고하셨습니다.


곧 다가올 프로야구 시즌이 기다려지네요. 올해도 흥행 대박을 기원합니다. 모두 야구장에서 만나요~
(아, 추신수 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멋진 활약을 기대하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일본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다음에 만날 땐 페어플레이하길 바랍니다~
Posted by 턴오버


네. 우리나라가 제2회 WBC 준결승전에서 강호 베네수엘라를 10-2로 꺾고 결승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오늘 승리는 우리가 기회를 잘 살렸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베네수엘라의 수비가 우리를 도와준 경기였습니다. 베네수엘라는 무려 5개의 실책을 범하며 스스로 무너져내렸습니다.

▶ 1회초 무사 1루 정근우의 플라이성 타구 낙구(우익수 바비 아브레유)

우리나라는 1회초 선두타자 이용규가 볼넷을 얻어나갔습니다. 2번 정근우가 밀어친 타구는 평범한 우익수쪽 뜬공이었는데, 수비가 좋아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경력이 있는 바비 아브레유가 그만 이걸 놓치고 말았습니다. 1루 주자 이용규가 타구가 잡힐줄 알고 귀루를 하던터라 아브레유가 2루에 송구하면 포스아웃이 되는 상황이었지만, 이것마저 2루수가 놓치면서 우리나라는 무사 1, 2루의 찬스를 잡았습니다. 이어서 김현수의 좌전 안타로 이용규가 홈을 밟으면서 선취득점을 올렸고, 김태균도 안타를 치며 무사 만루의 기회를 계속 이어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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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에러의 시작


▶ 1회초 무사 만루 이대호의 땅볼 타구 처리 지연(투수 카를로스 실바) - 기록되지 않은 실책

5번 타자 이대호의 타구는 평범한 투수 앞 땅볼이었습니다. 자칫하면 병살타로 이어질 수 있었지만, 투수인 카를로스 실바가 공을 빨리 처리하지 못하며 겨우 타자주자만 아웃, 이사이 3루 주자 정근우가 득점에 성공했습니다. 계속된 1사 2, 3루의 찬스에서 그동안 부진했던 6번 타자 추신수가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석점 홈런으로 우리나라는 5-0으로 앞서며 초반에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습니다. 만약 실바가 타구를 제대로 잡아 1-6-3 혹은 1-2-3의 병살타로 연결시켰다면 우리나라는 한 점도 뽑지 못하거나 1점을 추가하는 데 그치며 공격의 흐름이 끊어질 수 있었지만, 이 기록되지 않은 에러 하나가 오늘 경기를 결정지었네요.

▶ 1회초 2사 1루 박기혁의 땅볼 타구 처리 실패(투수 카를로스 실바)

2사 후에 8번 박경완이 안타를 치고 나간 상황에서 박기혁이 투수 앞 땅볼을 쳤으나, 투수 실바가 이것을 잡지 못하며 베네수엘라는 1회에만 2개의 실책을 기록했습니다. 후속타자인 이용규가 아웃되며 찬스는 무산됐지만 이미 분위기는 우리 쪽으로 넘어왔습니다. 겨우겨우 수비를 끝마친 실바는 덕아웃에 들어와 글러브를 던지며 스스로를 질책했지만, 2회초에 김태균에게 투런 홈런을 얻어맞으며 결국 강판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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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초 2점 홈런을 친 김별명


▶ 2회초 2사 1루 최정의 땅볼 타구 송구 에러(투수 엔리케 곤잘레스)

2아웃 상황에서 추신수가 바뀐 투수 엔리케 곤잘레스에게 볼넷을 얻은 후 최정이 투수 앞 땅볼을 쳤습니다. 하지만 곤잘레스가 송구 에러를 범하며 2사 1, 3루의 찬스가 이어졌습니다. 비록 1루 주자 최정이 도루하는 사이 3루 주자 추신수가 홈으로 뛰려다 3루로 귀루하는 과정에서 아웃되고 말았지만, 이미 베네수엘라의 사기는 땅에 떨어질대로 떨어진 뒤였습니다.

▶ 4회초 1사 1, 2루 포수 견제 포구 실패(1루수 미겔 카브레라)

3회말에 베네수엘라가 1점을 만회한 가운데 4회초 선두타자 고영민이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치고 나갔고, 김현수가 볼넷을 얻으며 만든 1, 2루 찬스. 김태균이 서서 삼진을 당한 가운데 이대호가 타석에 들어섰습니다. 볼카운트 1-1에서 제3구가 볼이 된 상황. 마침 1루 주자 김현수의 리드폭이 커지자 포수 라몬 에르난데스가 1루에 견제구를 던졌습니다. 하지만 1루수 미겔 카브레라가 공을 놓치면서 2루 주자 고영민이 득점, 점수는 다시 8-1로 벌어졌습니다.


▶ 6회초 1사 만루 중견수 송구 포구 실패(포수 라몬 에르난데스)

김현수의 안타와 김태균의 볼넷으로 다시 찬스를 잡은 우리나라는 이대호의 우전 안타로 한 점을 추가하며 9-1로 달아났습니다. 추신수가 볼넷을 얻어 1사 만루가 된 상황에서 최정이 중견수 플라이를 쳤습니다. 중견수 엔디 샤베즈의 송구는 약간 빗나갔지만 3루 주자 김태균의 느린 발 때문에 접전이 될 수 있었습니다. 이때 포수 에르난데스가 마음이 급한 나머지 제대로 포구를 하지 못하며 김태균은 서서 홈을 밟아 10-1을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부분이 재미있었습니다. 포수가 공을 놓쳐 2루 대주자 이진영이 3루를 거쳐 홈으로 들어올 수도 있었지만, 투수 빅토르 잠브라노의 백업때문에 무위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이진영을 잡기 위해 잠브라노가 3루에 던진 공이 다시 빗나갔는데, 백업을 들어온 유격수 마르코 스쿠타로가 잡아내며 추가실점을 막았습니다).

선발인 '석민어린이' 윤석민은 6.1이닝동안 7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되었습니다. 물론 타선의 활발한 지원도 있었고 포수 박경완의 노련한 볼배합도 한몫했지만, 베네수엘라의 강타선에 주눅들지 않고 마음껏 공을 뿌린 윤석민의 활약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칼날에 가까운 제구력으로 홈플레이트 좌우를 모두 사용했고, 빠른 직구는 물론 다양한 변화구로 베네수엘라 타자들을 잠재웠습니다.


윤석민이 7회 들어 카를로스 기옌에게 홈런을 맞고 매글리오 오도녜스에게 볼넷을 내주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정대현이 투입되어 불을 껐습니다. 이후 류현진, 정현욱이 이어던졌고, 마지막 마무리는 임창용이 장식했습니다. 결승전을 대비해 그동안 휴식시간이 길었던 필승 계투진의 컨디션을 점검하는 차원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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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선을 제압한 추신수의 3점 홈런


대회 내내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던 추신수는 그동안 지명타자로만 출전을 허락했던 구단이 경기 직전 우익수로서의 출전을 허용해 처음으로 수비 포지션을 맡았습니다. 저조한 성적때문에 선발에서 제외되는 경우도 많았지만, 메이저리그 투수의 공을 치는 데는 추신수가 가장 적합하다고 본듯 김인식 감독은 그를 선발 6번 우익수로 출장시켰습니다. 그에 보답하듯 첫타석에서 중월 3점 홈런을 쳐냄으로써 추신수는 그동안의 부진을 털어냈고,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으며, 우리나라의 결승 진출에 크게 공헌했습니다.


베네수엘라의 루이스 소호 감독은 경기 전에 우리나라의 야구 스타일을 스몰볼로 규정지었지만, 우리 타선은 지난 멕시코 전처럼 빠른 발과 짜임새있는 플레이는 물론 추신수와 김태균의 대포로 우리의 야구는 빅볼과 스몰볼을 결합시킨 우리만의 스타일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습니다.


이제 결승전은 하루를 쉬고 24일 화요일에 열리게 됩니다. 상대는 내일 미국과 일본의 준결승전 결과에 따라 결정되겠습니다. 결승전에 누가 올라오든 좋은 경기를 펼쳐 이번에야말로 지난 대회의 아쉬움을 씻고 세계 최강임을 증명했으면 합니다.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Posted by 턴오버


2라운드 1조 조 1, 2위 결정전에서 우리나라가 일본에 2-6으로 졌네요.


일단 우리나라 경기이고, 더군다나 한일전이라 TV를 켜놓고 지켜보긴 했는데, 이렇게 긴장 안 되는 한일전은 태어나서 처음이었습니다. 진출이냐, 탈락이냐를 놓고 외나무다리 위에서 벌이는 사투가 아니라 그저 순위 결정전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총력을 기울일 필요가 없는 경기이기도 하고, 괜히 심각하게 경기에 임하다가 부상당하는 선수가 나오면 낭패이기에 대표팀이 100% 힘을 다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었습니다(그래도 2:2가 되는 이범호의 홈런이 터져나오는 장면부터는 조금 욕심이 나더군요).


져서 아쉽긴 하지만 오늘 경기는 그동안 출전기회가 적었던 선수들을 기용하고, 앞으로 있을 준결승 그리고 결승을 대비해 선수들의 상태를 점검하는 차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고 봅니다. 1라운드부터 2라운드 첫번째 한일전까지 우리나라는 투타 모두 큰 변동이 없는 선수 운용을 보였습니다. 물론 1라운드를 마치고 미국에 와서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LA 다저스와 연습경기를 가지며 비주전들을 주로 테스트했지만, 다들 시차적응이 안 되던 상황이라 제대로 된 점검이었다고 보기는 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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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범호


오늘 투수는 선발로 나온 장원삼부터 이승호, 이재우, 오승환, 김광현, 임태훈까지 총 여섯 명이 이어던졌는데, 김광현을 제외하면 그다지 등판기회가 없었던 선수들이죠. 이 가운데 이승호, 이재우, 임태훈의 컨디션이 꽤 괜찮아보여서 앞으로 쓰일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장원삼, 오승환, 김광현은 썩 좋지 못한 모습이었습니다. 일단 장원삼은 공이 좀 가벼운 편인지 맞으면 일단 외야로 공이 날아가는데다 컨트롤도 불안불안했습니다. 다음 오승환은 이제 예전의 그가 아니네요. 워낙 잘해서 시즌 내내 등판하는 것도 모자라 코나미컵에 국가대표에 계속 불려다닌 탓일까요. 직구 구속도 느려졌고 대체로 공이 높게 형성됩니다. 오승환이 연속 안타를 맞고 강판된 후 투입된 투수는 의외로 김광현이었습니다. 아마도 김인식 감독과 양상문 투수코치가 콜드게임 패배를 딛고 자신감을 찾으라는 의미에서 집어넣은듯 싶은데, 김광현도 연속 안타를 맞고 2실점하고 말았네요.


타자 가운데는 포수 강민호, 유격수 최정, 중견수 이택근이 선발로 출전했는데, 세 사람 모두 썩 만족스럽지 못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강민호의 경우는 지난 베이징 올림픽에서 꽤 괜찮은 활약을 보였는데, 이번 대회에서 계속 주전으로 나온 박경완의 명품 리드를 보고 난 탓일까요. 아직은 뭔가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강점이라 할 수 있는 타력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네요. 최정과 이택근은 타격도 합격점을 주기 어려웠지만, 특히 수비에서 문제점을 드러냈습니다. 타구 처리 하나하나가 중요한 큰 경기에서 에러 한 개가 크나큰 타격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남은 경기는 원래 주전으로 나오던 선수들이 계속 나오는게 나을듯 싶네요. 이범호의 홈런으로 2-2 동점을 만든 후 이택근의 내야안타로 분위기가 달아올랐을 때 대타로 나온 추신수 역시 병살타로 찬물을 끼얹으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결국 오늘 선수 점검의 결론은 '주전이 낫다'가 되겠습니다. 투수 가운데 이승호, 이재우, 임태훈은 괜찮은 모습을 보였지만요. 모레 열릴 베네수엘라와의 준결승전에서도 우리의 필승 계투진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네요. 타자들 라인업 역시 마찬가지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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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아무 이상 없기를...


이용규 얘기를 안 하고 넘어갈 수 없네요. 3회말 두번째 타석에 나선 이용규는 일본 선발투수 우츠미 테츠야의 초구 직구를 헬멧 뒷부분에 맞고 쓰러졌습니다. 이게 일부러 노리고 던진 빈볼이었는지 아닌지는 확실치 않지만, 이용규 선수는 쓰러진 채로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나중에 일어나서 우츠미를 노려보며 라커룸으로 걸어서 들어갔고, 그를 대신해 1루 대주자로 이종욱이 나왔습니다. 일단 스스로 걸었다는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만, 경기를 보는 내내 이용규의 상태가 걱정됐습니다. 다행히도 얼마 후에 덕아웃에 있는 그를 볼 수 있었는데, MRI 촬영 같은거라도 했으면 싶네요. 부디 아무 이상이 없기를 바라며, 남은 준결승, 결승에서도 공격의 선봉에 서서 좋은 활약 해주기를 바랍니다.


일본의 거포 무라타도 안타를 치고 2루로 뛰다가 급히 귀루를 하는 과정에서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남은 경기 출전이 불투명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일본으로서는 전력에 큰 손실이 생겼네요.


우리나라는 오늘 패배로 1조 2위가 확정되어 22일 일요일에 2조 1위인 베네수엘라와 준결승전을 치르게 되었습니다. 선발로는 윤석민이 내정되었네요. 반면 1조 1위가 된 일본은 2조 2위 미국과 23일에 준결승전을 갖습니다. 결승전은 24일에 치러지기 때문에 우리가 베네수엘라를 꺾으면 하루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것과는 달리 일본이나 미국은 준결승전 바로 다음날에 결승전이 열려 우리가 결승에 진출한다면 일정상 더 유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게다가 미국과 맞붙을 경우 메이저리그 심판이 구심을 맡는 특성상 공정성을 보장할 수 없으므로 베네수엘라와 미국이 모두 강하다면 차라리 베네수엘라 쪽이 낮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대로 됐군요.


22일에 열릴 베네수엘라와의 준결승전. 우리나라가 반드시 이겨주길 바랍니다!
Posted by 턴오버


지난 1라운드에서 두 차례 격돌해 콜드게임과 영봉승을 주고 받아 상대전적 1승 1패를 기록하던 한국와 일본 양국은 주최측의 농간에 의해 2라운드에서도 한 조에 편성되어 맞대결을 피할 수 없을 것이 예상되었습니다. 아니나다를까 두 나라는 각자의 첫 상대였던 멕시코와 쿠바를 꺾어 준결승 직행을 놓고 승자 대결을 펼치게 되었던 것이지요.


일본은 2007년에 그해 최고의 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와무라상을 수상한 다르빗슈 유를 선발로 내정했고, 우리나라는 지난 1라운드 마지막 경기 영봉승의 주역이었던 봉중근 카드를 다시 한 번 사용하며 반드시 이기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습니다. 오늘 경기에 패한다 하더라도 패자부활전에서 만나게 될 쿠바를 꺾는다면 준결승에 진출할 수는 있지만, 탈락을 막기 위해서는 총력전을 펼쳐야하기 때문에 투수력도 낭비하고 투구수 제한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 이긴다 해도 전력에 큰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라인업에 큰 변화가 없었던 일본과는 달리 우리 대표팀의 김인식 감독은 공격의 선봉인 1번 타자 자리에 그동안 쭉 선발로 출전하던 이종욱을 빼고 최근 타격감이 좋은 이용규가 배치했고, 5번에 부진한 이대호 대신 추신수, 6번에 이진영 기용된데 이어 3루 수비에 이범호가 들어감으로써 공격과 수비를 동시에 강화한 전략적인 라인업을 선보였습니다. 그리고 김인식 감독의 이 구상은 (부진한 모습을 보인 추신수를 제외하면) 기가 막히게 맞아들어가며 한국에 승리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지고 있던 상황에서 역전승을 거둔 경우도 종종 있었지만, 한일전은 대부분 3점차 이내로 승패가 갈렸기 때문에 선취점을 올리는 것이 매우 중요했습니다. 그 역할을 충실히 해낸 선수들이 바로 오늘 스타팅으로 출전한 이용규와 이진영이었습니다.


이용규는 1회 첫 타자로 나와 일본의 선발 다르빗슈로부터 3-유 간을 가르는 좌전안타를 뽑아내며 1루에 출루했습니다. 이어서 2번 타자 정근우의 타석 때 도루를 성공시키며 빠른 발을 과시했고, 정근우가 내야안타를 치자 3루에 안착, 무사 1, 3루의 찬스를 만들었습니다. 3번 타자 김현수가 실책으로 출루한 사이 이용규는 홈을 밟아 오늘 경기의 선취점이자 결승 득점을 올렸지요. 6번 이진영도 계속된 1사 만루의 찬스에서 2타점 좌전 적시타를 침으로써 우리가 초반에 기선을 제압하는 데 큰 공헌을 했습니다. 2회부터 상대 선발 다르빗슈가 7개의 탈삼진을 뽑아내며 무실점으로 호투한 것을 생각하면 1회에 뽑은 3점은 그야말로 천금과도 같은 점수가 되었습니다.


오늘 선발이었던 '의사' 봉중근은 지난번 대결에서와는 달리 거의 매회 안타 또는 볼넷으로 주자를 내보내며 조금 불안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일관성 없는 심판의 스트라이크 판정도 한몫 했지만 말입니다. 그렇지만 2개의 병살타를 잡아내는 등 고비 때마다 땅볼 타구를 유도해 휼륭하게 위기를 넘겼습니다. 오늘도 공을 던지자 마자 1루로 달려가는 봉중근의 베이스 커버는 일품이었습니다. 글러브에서 공이 빠져나와 주자를 모두 살려주기는 했어도 넘어져가면서까지 타구를 잡아내려했던 수비도 정말 대단했습니다. 주자가 1루에 있어도 탁월했던 그의 견제 능력 덕분에 그 어떤 일본의 발빠른 선수들도 감히 도루를 꿈꾸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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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견제하니까 오늘 경기에서 아주 재미있었던 장면이 있네요. 야수선택으로 출루한 이치로가 리드폭을 넓게 가져가자 봉중근이 1루를 쳐다보며 견제하는 시늉을 했었죠. 이 페이크 동작에 화들짝 놀란 이치로는 슬라이딩하며 1루에 귀루했는데, 이런 장면이 또 한 번 나오면서 나중에는 '이치로의 몸개그'라는 말까지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간 타격으로 대표팀의 승리에 기여했던 김태균과 이범호는 오늘만큼은 탁월한 수비력으로 승리를 지켜냈습니다. 이범호야 원래부터 수비를 강화하기 위해 기용된 선수라 크게 놀랄 것이 없었지만, 김태균이 정말 놀라웠습니다. 놓치면 2루타 내지는 3루타가 될 수 있는 타구를 무려 세 차례나 잡아낸 것이죠.


특히 9회초가 압권이었습니다. 여기에는 김인식 감독의 혜안도 한몫 했는데요. 보통 1루수는 1루에 주자가 있으면 견제구를 받기 위해 베이스에 붙어있다가 투수가 공을 던지면 2루 쪽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김인식 감독은 주자에 신경쓰기보다는 빠져나가는 타구를 잡는 데 주력하라며 정상적인 수비 위치를 지키라고 지시를 내렸지요. 감독의 예측은 그대로 적중해 마침 그 위치로 타구가 날아왔고, 김태균은 침착하게 그것을 잡아 직접 1루 베이스를 밟으며 실점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만약 이 타구가 빠져나갔다면 일본은 1점을 따라붙음과 동시에 계속해서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를 내보내 계속해서 찬스를 이어나갈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기에 우리 입장에서는 정말로 좋은 수비였습니다.


다르빗슈가 2회부터 150km 초반대의 빠른 직구와 각도 큰 유인구로 탈삼진을 뽑아내며 무실점했고, 계투 요원들도 호투해 3-1로 우리의 불안한 리드가 계속 되었습니다. 한 점만 추가해도 우리가 심리적으로 안정된 경기를 펼칠 수 있는 상황에서 그렇게 고대했던 추가 득점이 8회에 나왔습니다. 그것도 안타 하나 없이 4개의 볼넷으로 말입니다. 특히 2사 만루 상황에서 이범호 타석 때가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의욕이 넘친 탓인지 초구와 2구 유인구를 헛스윙해 불리한 볼카운트로 출발했던 이범호는 이후 유인구를 계속해서 골라내며 끝내 볼넷을 얻어 밀어내기로 귀중한 타점을 기록했던 것이지요. 이때의 MBC 허구연 해설위원의 예측도 흥미로웠습니다. '일본 야구는 이런 상황에서도 볼로 타자를 유인해 헛스윙을 유도한다. 여기에 속으면 안 된다'고 하자 정말로 볼카운트 2-2 상황에서 연달아 2개의 유인구가 들어왔고, 이범호가 공을 끝까지 보며 참아냄으로써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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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보는 펫코파크 마운드의 태극기


8회말에 한 점을 추가한 덕분에 9회초 수비는 다소 긴장된 상황에서도 비교적 여유있게 마칠 수 있었습니다. 김광현이 안타를 맞기는 했지만 아웃카운트를 잡아놓고 나갔고, 우리의 수호신 임창용이 깔끔하게 두 타자를 요리하며 우리나라는 일본을 4-1로 물리치며 준결승 직행에 성공했습니다. 일본 타자의 체크스윙으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냈을 때의 그 감격을 아직도 잊을 수 없네요.  


이로써 우리나라는 1조에서 가장 먼저 준결승에 진출했고, 내일 있을 쿠바 vs 일본의 승자와 모레 조 1-2위 결정전을 치를 예정입니다. 다시 한 번 일본과 맞붙을 가능성이 높기도 하지만, 그 경기만큼은 승패에 연연하기보다는 앞으로 있을 준결승전을 대비해 연습경기를 갖는다는 마음으로 경기를 해줬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선수들은 다르게 생각할지도 모르지만요.


어쨌든 오늘도 이겨서 정말 기분이 좋네요. 기분좋은 밤입니다 ^^
Posted by 턴오버


3개의 홈런과 3개의 도루.


우리나라는 메이저리거가 대거 참가한 멕시코를 상대로 한 2라운드 첫 경기에서 장타력과 기동력을 과시하며 8-2로 승리를 거뒀습니다.


먼저 타자들의 활약상을 볼까요.


1라운드 일본과의 두 차례 맞대결에서 팀득점의 전부인 3타점을 혼자서 올렸던 4번 타자 김태균은 오늘도 빛났습니다. 첫타석 1사 1, 2루 찬스에서는 아쉽게 병살타로 물러났지만, 2-2로 팽팽히 맞선 4회에 역전 결승 솔로홈런으로 팀에 리드를 가져다주었고, 4-2로 근소하게 리드하던 7회 무사 2, 3루 상황에서는 빚맞은 안타로 2타점을 올리며 해결사 역할을 완벽에 가깝게 소화했습니다.


이범호 역시 공수에서 좋은 모습으로 팀 승리에 공헌했죠. 2회초에 2점을 내주며 끌려가는 분위기를 반전시킨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그의 솔로홈런이 아니었다면 오늘 경기 상당히 힘들었을지도 모르지요.


5회초 대수비로 들어온 고영민은 5회말 솔로홈런에 이어 7회에는 기습적인 번트안타로 다시금 공격의 물꼬를 트더니 1, 2루 상황에서 1루 주자 이진영과 더블스틸에 성공, 이어진 김태균의 안타로 홈을 밟았죠.


마지막으로 이용규의 활약도 정말 대단했죠. 지난 올림픽 때부터 정말 큰 경기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이용규는 오늘도 빠른 발로 동점을 만들었고, 7회에는 희생플라이로 쐐기타점까지 올려줬네요.


펫코파크의 기형적인 담장을 넘긴 이범호, 김태균, 고영민의 홈런도 대단했지만, 오늘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7회 무사 1, 2루에서 감행한 더블스틸입니다. 1루 주자 김현수를 대신해 이진영이 투입됐을 때만 해도 그저 병살을 면하기 위한 포석이 아닌가 싶었는데 완전히 상대의 허를 찔러버렸습니다. 현역 시절에는 강타자였지만 경력이 짧은 멕시코의 감독 비니 카스티야도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더군요. 이어진 찬스에서 김태균이 2타점 적시타를 쳐내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었죠.


투수들도 2실점하며 일찌감치 물러난 선발 류현진을 제외하면 '정노예' 정현욱이 롱릴리프로서 무실점하며 승리투수가 되었고, 정대현, 김광현, 윤석민, 오승환 등 계투진들이 몸풀듯 가볍게 던지며 역시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켜냈습니다.


이렇게 해서 우리나라는 앞서 쿠바를 6-0으로 제압한 일본과 모레 다시금 맞대결을 갖게 됐네요. 정말 무슨 이딴 대회가 다 있나 싶습니다만 총력을 다해 싸워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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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턴오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