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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1회의 줄거리를 포함하고 있다. 스포일러를 피하고 싶다면 '뒤로 가기'를 권한다.

 

 

 

 

미서전쟁(1898년에 미국과 스페인 사이에 있었던 전쟁)에서 공을 세운 카일 무어(데비이드 맥기니스 분)와 유진 초이(이병헌 분)는 미국 대통령 시어도어 루즈벨트로부터 조선으로의 부임을 명령받는다. 유진은 조선 출신이지만 부임이 달갑지 않다. 그러나 명령은 명령. 유진은 그렇게 자신을 가지지 못했던 나라 조선으로 떠날 준비를 한다.

 

도서관에 앉아 조선에 대한 자료를 살피는 유진. 신미양요에 대한 지도와 사진들이 보인다. 그리고 시간은 조선의 역사에도 중요했던 한 해였지만, 유진에게 있어서는 그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았던 바로 그 해, 신미년(187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강화도에 있는 김판서(김응수 분)의 집에 찾아온 선비(최진호 분)는 그 집 여종(이시아 분)에게 눈독을 들인다. 선비는 여종의 남편을 죽여서라도 여종을 자기 것으로 만들기를 원했다. 이를 엿들은 여종의 남편은 아내와 함께 도망치려 했지만 붙잡히고 만다. 좋은 기회를 잡은 김판서는 그 남편을 때려죽이게 하고, '부모의 죄가 자식의 죄'라며 그 아들인 유진(김강훈 분)마저 없애려고 한다. 악에 받친 여종은 유진의 목숨을 구하고자 임신한 김판서의 며느리를 인질로 삼는다. 비녀로 목을 찔리자 두려워진 며느리는 옷에서 노리개를 떼어 유진에게 던져준다. 유진에게 그것을 들고 도망가게 하는 여종. 그러나 한창 사랑받을 나이에 부모를 모두 잃어야 하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유진은 머뭇거린다. 여종은 그런 유진에게 빨리 떠나라고 절규하고, 결국 유진은 눈물을 떨구며 뛰쳐나간다. 상황이 마무리되자 모든 것을 포기한 여종은 우물에 몸을 던졌다. 유진은 멀리서 그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지만, 조금이라도 멀리 도망쳐야했기에 마냥 슬퍼하고만 있을 겨를 따윈 없었다.

 

강화도의 또다른 한 편에서는 심각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미국의 해군이 강화도 앞바다에 접근해 과거 제너럴 셔먼호 사건의 사과와 통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쇄국정책을 펼치던 대원군을 이를 단호히 거절하고 응전하기로 한다. 조선군은 미군을 막기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고 싸우지만 화력에서 상대가 되지 않고, 적의 공격에 하나 둘씩 쓰러져 갔다. 포수의 아들 승구(성유빈 분)는 이미 승부가 결정됐음에도 물러서지 않는 아버지에게 도망가자고 하나, 아버지는 끝까지 싸우겠다고 한다. 그리고 그 순간, 어디선가 날아온 총알에 승구의 아버지 역시 전사하고, 아버지의 죽음을 눈앞에서 보고 악에 받친 승구는 접근하는 미군들을 향해 총을 발사하는데, 하필 조선인 역관(김의성 분)의 다리에 맞고 역관은 한 쪽 다리를 쓰지 못하는 불구가 된다. 그리고 승구는 미군에게 붙잡힌다.

 

조선의 조정은 승구를 비롯한 포로들을 돌려받기 위한 협상을 일체 거부한다. 역관을 통해 이 소식을 들은 승구와 포로들은 분노하나, 미군은 아무 대가 없이 그들을 풀어주고 조선과의 통상을 포기한다. 풀려난 승구는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고, 아버지의 친구인 도공(김갑수 분)에게 역적이 되기로 맹세한다.

 

한편 악랄한 김판서는 추노꾼 일식(김병철 분)과 춘식(배정남 분)을 고용해 유진을 쫓았다. 유진은 살기 위해 그저 도망치고 또 도망쳤다. 도공의 집에 들어가게 된 유진은 자신을 재워달라고 간청하지만 도공은 그를 받아주지 않는다. 대신 가끔 찾아와 도자기를 팔아달라고 조르는 미국인 선교사(제이슨 넬슨 분)에게 유진을 데리고 미국으로 가게 한다.

 

망망대해를 건너 뉴욕에 도착한 유진은 이국땅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친다. 그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허구헌 날 동네의 못 배워먹은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하며 하루하루를 버텨냈다. 그러던 어느 날, 유진(전진서 분)은 거리를 지나가는 군인들을 보게 되고, 유색인종도 군대의 일원으로 당당하게 활동하고 있음을 목격한다. 한줄기 빛을 찾은 유진은 그렇게 군인이 되기로 결심하고 그동안 길러왔던 머리를 자른다.

 

시간은 흘러 1875년, 일본의 공부경 이토 히로부미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조선을 일본에 팔겠다는 자가 있었다. 신미양요 때만 해도 미국의 역관이었던 이완익이었다. 그런 그를 처단하기 위해 의병들이 습격하지만, 그들 중에는 배신자가 있었다. 일본군에 포위된 고상완(진구 분)은 이완익의 손에 최후를 맞이하고, 그의 부인 김희진(김지원 분) 역시 낳은 지 하루 밖에 안 된 딸을 동지들에게 맡기고 일본군에게 저항하다가 총상을 입는다. 하지만 그는 추궁하는 이완익에게 끝내 동지들의 위치를 발설하지 않고, 그들이 언젠가는 반드시 완익을 죽이러 갈 것이라 말하며 생을 마감한다. 그리고 동지들은 무사히 애신은 물론 상완과 희진의 유골을 고사홍(이호재 분)에게 전한다.

 

그리고 다시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갑오개혁이 실시되어 신분제와 과거제가 폐지되고 이후 단발령까지 시행되는 등 조선은 달라지고 있었다. 김판서의 손자 김희성(변요한 분)은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고, 어른이 된 애신(김태리 분)은 아파(여자들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팔러 다니던 행상. 주로 노파들이 이 행상을 하였다고 해서 '아파'라 불림)를 통해 기별지를 입수해 읽으며 세상의 변화를 알아간다. 그들은 그렇게 격변의 시대를 지나가고 있었다.

1회인만큼 인물의 성격, 인물들간의 관계 등 앞으로의 전개와 관련된 기본적인 설정을 보여줬다. 그 부분에 중점을 맞추다보니 다소 늘어지고 지루했다는 평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캐릭터 파악에 도움이 된 회였다고 생각한다. 처음에 봤을 때는 그냥 스쳐가듯 등장해서 알아채지 못했던 사람, 흘려들었던 대사도 나중에 다시 보게 되면 1회와 연결되는 장면들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하지만 너무 나갔다 싶은 설정도 있다. 가령 1875년에 머리를 자른 의병이 활동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단발령이나 의병이나 모두 1895년이 돼서야 처음 나왔다. 이는 당초 김은숙 작가가 구성하던 단계에서는 시대에 맞게 설정됐으나, 20년 정도 시대를 앞당기는 과정에서 미처 수정하지 못한 것이라고 한다.

 

그밖에 신미양요에서의 처절했던 전투도 기억에 남는다. 신미양요를 이렇게 자세히 묘사한 사극은 아마 21세기 들어 처음일 것이다. 나무위키를 보면 일부 총기에서 고증상의 시대적인 오류가 지적받고 있지만, 이만하면 기대 이상이라 할만 하다.

 

초반부에서 어린 유진이 부모를 잃고 도망치는 과정이 눈물샘을 자극한다. 모성애가 이토록 위대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한다. 그 어린 나이에 어떻게 그런 아픔을 감당했는지 짐작도 가지 않는다. 또, 그로 인해 말도 안 통하는 타국에서 겪었을 설움 역시 그러하다.

 

마지막으로 지금처럼 체계화된 일본어 공부법이 없었던 시대였음에도 불구하고 겨우 4년 만에 수준급으로 구사하는 이원익이 머리는 좋긴 한가보다. 쓰는 어휘도 고급이고 발음이나 억양도 순수 조선인이 저 정도 기간동안 배운 것 치고는 언어 천재가 아닐까 싶을만큼 훌륭하다. 그 좋은 머리를 나라 팔아먹는 데 써서 그렇지. 대체 어떤 성장과정을 거쳤길래 저렇게도 열심히 공부해가며 나라를 팔려고 하는지 궁금할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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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22회의 줄거리를 포함하고 있다. 스포일러를 피하고 싶다면 '뒤로 가기'를 권한다.

 

 

 

 

주일 미국 공사관 창문을 향해 총을 쏜 유진 초이(이병헌 분)의 의도대로 유진과 고애신(김태리 분) 공사관에 수감되어 무신회의 위협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이번에야말로 유진과 애신을 작별을 해야했다. 슬픔으로 가득한 그 순간 유진은 'Goodbye'라는 인사를 건넸지만 애신은 전에 유진이 말했던 대로 'See you'로 하자고 제안하며 훗날을 기약한다.

 

호타루와 부하들을 버리고 애신을 구하기 위해 일본에 도착한 구동매(유연석 분)에게 접근하는 한 여인. 김희성(변요한 분)이 일본에 있을 때 애인이었던 사람이 희성의 연락을 받고 구동매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공사관에서 풀려나 몸을 피한 애신의 은신처에 무신회가 들이닥친다. 애신은 소총으로 반격해보지만 칼을 들고 덤비는 자들의 기세에 밀려 위태로웠던 순간, 구동매가 난입해 그들을 모두 처치하고 애신을 구출해 희성이 살던 집으로 피신한다.

 

미국으로 송환된 유진은 공사관에 총격을 한 행위가 반역으로 간주되어 징역 3년과 불명예 전역이라는 판결을 받고 수감된다.

 

임무를 마치고 조용히 조선으로 돌아가려던 구동매는 바닷가에서 무신회와 맞닥뜨린다. 간신히 그들을 처리하고 한숨 돌리고 있는 순간, 뜻밖에도 무신회 수장이 그의 앞에 나타난다. 수장의 칼에 맞은 구동매는 그대로 바다에 빠진 채로 사라진다.

 

한편 황은산(김갑수 분)의 밑에 있던 일본인 요시노 고(이시훈 분), 희성, 고종(이승준 분) 등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애신은 궁녀로 위장해 무사히 조선에 돌아온다. 애신을 만난 쿠도 히나(김민정 분)는 자신이 이완익(김의성 분)의 딸이라는 사실과 애신의 부모를 죽인 원수가 바로 자신의 아버지라는 것을 고백한다. 애신은 그를 원망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쿠도와 함께 갈 수 없을 것이라 말한다.

 

희성에게 갑자기 청혼하는 당돌한 여인(정민아 분)이 나타난다. 무관학교에 소속된 준영(장동윤 분)의 누나인 그는 희성이 간판 대신 놓아둔 꽃이 시든 것을 보고 그 자리에서 꽃을 수놓아주는 세심한 마음씨를 가졌다. 희성은 그런 모습을 보고 그에게 호감을 느끼나, 3년이 지난 후에도 희성의 가슴 속에는 여전히 애신이 자리잡고 있는듯 하다.

 

어느 새 3년이 흘러 때는 1907년. 구동매가 없는 진고개에는 일장기가 걸린 가게들이 넘쳐난다. 정미칠적(이완용, 송병준, 이병무, 고영희, 조중응, 이재곤, 임선준)을 비롯한 조정의 대신들은 헤이그에 밀사를 파견한 사건을 빌미로 삼아 고종을 협박하고, 결국 고종은 퇴위를 결심하여 순종이 즉위한다.

박정민(안창호 역)안창호 역으로 특별출연한 박정민. 사진 출처: 화앤담 픽처스

출소한 유진은 애신을 잊지 못하고 뉴욕을 방황한다. 길을 걷다 한 조선 청년과 마주치고 그에게 길을 안내하다 조선이 심각한 위기에 빠져있음을 알게 된다. 목적지에 도착하자 둘은 통성명을 하며 헤어진다. 청년의 이름은 바로 안창호(박정민 분)였다. 그리고 유진은 조선에 돌아가기로 결심한다.

 

만주의 아편굴에서 다시 등장한 구동매. 아편에 찌들어 폐인이 되다시피 했지만 손에 쥐고 있는 백동화 동전은 그가 애신을 잊지 않았음을 대신 말해주고 있다.

 

을사늑약(제2차 한일협약)에 의해 조선통감이 된 이토 히로부미의 지시에 따라 대한제국의 군대는 1907년 8월 1일을 기해 해산된다. 군사들을 동원해 대한제국군의 무장을 해제하는 일본측은 대한제국의 군인들이 이를 거부하고 저항하면 즉시 사살할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시위대 1연대 대대장인 박승환이 자결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남대문쪽 병영에 있던 준영을 비롯한 군인들이 격분해 무기고에서 총기를 꺼내 일본군을 쏘기 시작하면서 교전에 돌입한다.

 

병사들은 죽을 힘을 다해 싸웠으나, 병력과 화력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밀려가던 상황. 경위원 총관 장승구(최무성 분)는 태황제가 된 고종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병사들이 무사히 도망칠 수 있도록 그들을 호위했다. 병사들을 탈출시킨 장승구는 그만 일본군에게 포위되어 집중사격을 당하지만, 쓰러져서 죽어가는 순간에도 품 안에서 꺼낸 폭약에 불을 붙이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신미양요 때 조선 조총수들의 화승총에 불을 붙이러 다니던 장면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고, 결국 불붙은 폭약의 심지가 타기 시작하며 폭발한다. 마지막으로 해야할 일을 마친 장승구의 얼굴에는 미소가 감돌고 있었다.

 

일본군은 글로리 빈관에서 승리를 자축하는 파티를 벌인다. 일본 병사들이 승리에 취해 술에 취해 방심하고 있는 사이 의병들이 빈관을 습격했다. 애신은 쿠도를 위협하는 지휘관을 사살하고, 이윽고 폭탄이 터지면서 빈관은 화염에 휩싸인다. 길에서 우연히 마주쳤지만 반가워할 틈도 없이 빈관으로 달려간 유진과 구동매의 앞에는 불타고 있는 빈관과 폭발을 피해 몸을 던지는 쿠도, 그리고 애신이 있었다.

정미의병정미의병. 대한제국군의 제복을 입은 이가 눈에 띈다. (사진 출처: 나무위키)

구동매가 죽음을 각오하고 일본으로 건너갔기에 이번 회에 죽는다는 예상이 많았으나, 다행히 죽지 않고 한성에 돌아왔다. 유진은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군복을 벗었는데, 조선의 미 공사관이 철수한 상황에서 얽매이는 곳 없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 오히려 더 잘된 일인듯 하다. 그가 군인 신분을 유지한 채 갈 수 있는 곳은 주일 미 공사관이 한계였을테니 말이다.

 

지금껏 대한제국의 군대가 아무 저항없이 무기력하게 해산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처절하게 시가전을 벌여가며 싸웠다는 사실은 22회를 보며 처음 접했다. 실제로 있었던 '남대문 전투'이다. 사극을 아무리 잘 만들어봤자 사실을 기반으로 한 픽션이라지만, <미스터 션샤인>은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당시를 잘 반영하고 있어 보면서도 김은숙 작가에게 놀랄 때가 많다. 팩트 체크를 거쳐 큰 흐름에서 역사 교육의 시각적인 자료로 활용해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24부작인 <미스터 션샤인>은 종영까지 이제 한 주만을 남겨두고 있다. 실제 역사에서 해산된 군인들은 의병에 가세해 의병의 화력이 강해지고(정미의병), 전국의 의병들이 13도 창의군을 결성해 서울진공작전을 펼쳤다고 기록되어 있다. 예고가 나오지 않았지만 23회와 24회에서는 애신이 본격적으로 의병활동을 하는 모습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일제의 강경한 대응이 예상되는만큼 애신이 가는 곳마다 위기가 닥칠 것이다. 그리고 그런 그를 구할 유진, 구동매, 희성은 물론 독립운동에 뛰어들기로 마음먹은 쿠도의 앞에도 위험이 찾아올 수 있다.

 

23회를 빨리 보고 싶은데 안타깝게도 다음주 토요일(22일)과 일요일(23일)은 추석 연휴로 인해 결방한다. 토요일에는 '미스터션샤인: 건, 글로리, 새드 엔딩(Gun, Glory, Sad ending)'이라는 제목으로 22회까지를 재구성한 감독판, 하이라이트, 미공개 장면 및 23회의 예고가 들어간 특집이 방영된다고 한다. 23회는 9월 29일, 최종회인 24회는 9월 30일에 방영될 예정이다.

 

한편 <미스터 션샤인>의 OST Part. 13으로 구구단의 세정이 부른 <정인>이 16일 정식으로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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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21회의 줄거리를 포함하고 있다. 스포일러를 피하고 싶다면 '뒤로 가기'를 권한다.

 

 

 

 

글로리 빈관 304호에 숨어들어, 미국으로 돌아가야하는 유진 초이(이병헌 분)에게 함께 가자고 하는 고애신(김태리 분). 사실은 일본 무신회에 잡혀간 이정문(강신일 분)을 구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하지만 모든 것을 간파하고 있던 유진은 그것을 허락한다.

 

눈치 없는 빈관 직원의 실수로 모리 타카시(김남희 분)는 애신이 유진의 방에 있음을 눈치채고 304호로 쳐들어가지만, 애신은 이미 옆방인 303호로 도망친 뒤였다. 추궁하는 모리와 잡아떼는 유진 사이의 감정의 골이 더욱 깊어지는 가운데, 303호가 김희성(변요한 분)의 방인줄 모르고 들어간 애신은 희성과 마주치자 당황한다. 하지만 곧바로 일본군이 들이닥치자 희성은 기지를 발휘해 그들을 따돌리고, 작별을 예감한듯 미리 준비한 코트를 애신에게 선물한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애신을 보호해 빈관을 빠져가가게 한 희성은 말그대로 애신밖에 모르는 바보 그 자체였다.

 

유진은 애신에게 위조 여권을 만들어준다. 명의는 애신 초이. 애신의 안전을 위해 미국인인 자신의 부인으로 위장한 것이다. 유진은 밀가루 범벅인 빵집 테이블 위에 손가락으로 'L'과 'VE'를 썼다. 그리고 'L'과 'VE' 사이에는 반지가 놓여있었다. 'LOVE'였다. 애신의 왼손 약지에 반지를 끼운 유진은 모든 사정을 설명한다. 어느새 테이블 위의 글씨는 'LIVE'로 바뀌어있었다. 둘 다 유진의 진심이었을 터이다. 애신을 사랑하는 마음과 꼭 살아있어달라는 바람이 담긴 짧지만 강한 메시지였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LIVE'는 김은숙 작가가 결말을 앞두고 미리 깔아놓은 복선일지도 모르겠다.

김남희(모리 타카시 역)김남희(모리 타카시 역). 사진 출처: 화앤담픽처스

도쿄에 도착한 애신은 동료 의병들과 함께 이정문을 구출했고, 모리 타카시가 유진의 손에 죽었다. 고사홍의 유언과도 같았던 마지막 부탁을 미국인인 유진이 그대로 지킨 것이다. 그 사람 한 명 죽인다 해서 조선의 멸망이라는 역사의 큰 물줄기는 막을 수 없지만, 지난 20회에 이완익(김의성 분)이 죽을 때와 마찬가지로 악역의 최후를 보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앓던 이가 빠진 것처럼 반가운 일이다.

 

모리 타카시가 그토록 미웠던건 그만큼 그 역할을 맡았던 배우 김남희의 연기가 훌륭했기 때문일 것이다. 뒤늦게 등장해 분량이 많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신사적인 척하지만 악랄하고 잔인한 내면을 가진 일본인 장교 역할을 멋지게 소화하며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 이완익이 한 달 넘게 끌었던 어그로를 단 2주 만에 다 따라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인 특유의 어눌한 한국어 발음이 일품이었고, 그럴듯 했던 일본어 발음과 억양 역시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하지만 여기서 두 가지 의문점이 든다.

 

먼저 도쿄에서의 거사가 성공해 이정문을 무사히 구출한 것까지는 말이 된다 치자. 그런데 화족인 장교를 포함한 병사들이 총격으로 피살되고, 무신회의 수많은 이들이 피해를 입었음에도 도쿄 시내는 그 흔한 검문 검색 하나 없이 평온하기 그지없다. 유진과 애신은 아무 거리낌없이 시내를 돌아다니고 사진관에서 기념사진까지 찍으며 무사히 도쿄를 빠져나간다. 조선의 한성이었다면 모르겠으되, 일본이 무슨 호구도 아니고 수도에서 경천동지할 일이 벌어졌는데 이게 가당키나 한 일일까.

 

또 하나, 유진과 애신은 제물포에서 배를 타고 시모노세키에 가서 헤어진 후 도쿄로 이동해 각자의 미션을 성공시켰다. 미국으로 복귀해야하는 유진은 도쿄에서 뉴욕행 배를 타지 않고 굳이 애신과 서쪽으로 1,100km 떨어져있는 시모노세키로 되돌아간다. 현재 신칸센을 이용해도 6시간 가까이 걸리고, 1920년대 후반의 특급 열차 기준으로도 꼬박 하루가 걸렸으니, 그보다 20년 넘게 앞선 1904년의 기술력을 고려한다면 하루 안에 당도하기 힘든 거리다. 뉴욕 가는 항로가 그쪽에만 있는게 아니고서야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도쿄에서 시모노세키까지서울과 부산을 왕복하는 것보다 더 멀다

한편 쿠도 히나(김민정 분)는 어머니가 있는 곳을 찾아 이정문이 일러준 대로 강릉의 가톨릭 교우촌에 갔지만, 어머니는 이미 몇 년 전에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작품 시작부터 이 시점 전까지 늘 침착하고 냉정했던 그도 그토록 찾았던 어머니의 죽음을 마주하고 나자 그동안 억눌렀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서럽게 울었다. 그리고 그런 그를 위로하는 구동매(유연석 분).

 

유진과 애신은 시모노세키에 도착한다. 애신은 뉴욕행 배를 타진 유진과 또 한 번 슬픈 이별을 하고 돌아서는데, 이 때 그를 발견한 무신회 사람들에게 쫓기게 된다. 추격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갑자기 누군가가 나타나 무신회에게 충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배에 오르지 않은 유진이 애신을 구하기 위해 온 것이었다. 함께 도망치던 두 사람은 주일 미 공사관 앞에 당도하고, 권총의 마지막 남은 한 발로 공사관 창문을 깨뜨린다. 앞에서는 총을 든 미 경비병들이 몰려오고, 뒤에서는 폭도들이 거리를 좁혀드는 상황에서 21회가 마무리된다.

Posted by 턴오버

이 포스팅은 영화 <서치(Searching)>의 내용을 일부 포함하고 있다. 결말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아직 영화를 관람하기 전이고, 이 작품에 큰 기대감을 갖고 있거나 자유로운 상상을 방해받고 싶지 않다면 '뒤로 가기'를 권한다.

 

 

감독: 아니쉬 차간티(Aneesh Chaganty)

각본: 아니쉬 차간티, 세브 오해니언(Sev Ohanian)

번역: 황석희

출연: 존 조(John Cho: 데이빗 킴 역), 데브라 메싱(Debra Messing: 로즈메리 빅 형사 역), 미셸 라(Michelle La: 마고 킴 역), 조셉 리(Joseph Lee: 피터 역), 사라 손(Sara Sohn: 파멜라 킴 역) 등

장르: 드라마, 서스펜스

상영시간(러닝 타임): 101분

 

오랜만에 만난 친구 덕분에 생각지도 못했던 문화생활을 했다. 영화를 같이 보시기로 했던 친구 어머님의 배려로 친구와 함께 CGV 신촌아트레온에서 <서치>를 보게 된 것이다.

 

인터넷에서 우연히 본 광고를 통해 영화의 예고편을 보면서 신선하다는 생각은 했지만, 아쉽게도 요즘 이래저래 바빠서 아마 볼 일은 없을 것 같았는데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영화를 봐서 정말 다행이고, 극장에서 상영하는 동안 못 보고 지나쳤다면 두고두고 후회했을 것 같다. 평소에 스스로를 운이 안 따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행운이 주어진 걸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가보다.

서치(Searching)서치

줄거리를 한 줄로 요약하면 '평범한 아버지가 실종된 딸을 찾기 위해 분투하는 이야기'다. <테이큰>을 비롯해 여러 영화를 통해 흔히 접했던 스토리지만, 이를 표현하는 기법과 단서를 찾아나가는 과정이 매우 신선하고 흥미로운 작품이다.

 

영화의 모든 씬은 컴퓨터 화면 안에서만 진행되고, 등장인물들이 주고받는 대화의 상당 부분은 아이맥과 아이폰의 카메라를 이용한 페이스 타임이나 채팅으로 이루어진다. 놀랍게도 영화용 카메라로 직접 찍은 장면은 단 1초도 없다.

 

애플(아이맥, 맥북, 아이폰)을 시작으로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텀블러, 유캐스트 등 다양한 회사의 제품이나 사이트가 연달아 등장하는데, 영화 진행이 대부분 컴퓨터의 모니터를 통해 이루어지는만큼 저절로 시선이 가게 된다. 이들로부터 제작비를 얼마나 지원받았는지는 몰라도 그 광고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주인공 데이빗은 실종된 딸을 찾는 과정에서 SNS를 대단히 잘 활용하고 있다. 이런 그의 능력에 끊임없는 의심과 기민함이 더해져 영화의 흐름은 여러 번 변하게 된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이 영화는 우리가 별 생각없이 인터넷상에 남긴 발자국이 잘못 사용되면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도 함께 경고하고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에도 인터넷상에 소위 '따봉충', '관종'이 많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타인의 불행은 아랑곳하지 않고 어떻게든 한 몫 챙겨보려는 사람은 어디에나 존재하나보다.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남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사람들의 행태를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실종과 추적을 다뤘다고 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마냥 심각한 것만은 아니다.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도 나름의 유머 코드가 담겨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웃었던 부분은 역시 '비버'였다. 2015년 이후 매년 한 번씩은 빌보드 차트 1위를 해도 한 번 굳어진 이미지는 쉽게 바뀌지 않는가보다.

 

아니쉬 차간티 감독은 2014년 구글의 스마트 안경 '구글 글라스'를 이용해 촬영한 동영상 '시즈(Seeds)를 통해 혜성처럼 나타난 인물이다. 어머니에게 좋은 소식을 전하기 위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인도의 고향집까지 가는 과정과 소식을 듣고 어머니가 보인 반응을 2분 30초 분량의 짤막한 영상에 담아냈다. 광고 영상 본연의 목적인 제품 홍보는 물론 감동이라는 코드를 통해 영상을 보는 이들의 감성적인 부분까지 자극하며 디지털에 휴머니즘을 접목시켰다.

 

그는 이 동영상으로 구글에 스카우트되어 2년간 관련 분야에서 활약하다가 영화감독으로 인생의 방향을 틀었다. 그런 그의 첫번째 장편 영화가 바로 <서치>이다. 탁월한 컴퓨터 활용능력과 창의적인 발상, 여기에 감성까지 담아낼 수 있는 능력을 겸비한 그가 아니었다면, 이토록 완성도 높은 결과물이 나오기 힘들었을 것이다.

 

주인공 데이빗 킴 역으로 출연한 존 조는 <해롤드와 쿠마> 시리즈와 <스타 트렉> 시리즈, <콜럼버스> 등에 출연했던 배우이다. 1972년 서울에서 태어나 6살 때 이민을 간 한국계 미국인이다. 차칸티 감독은 애초에 존 조를 주인공으로 설정해놓고 그를 섭외하기 위해 상당히 많은 공을 들였다고 한다.

 

감독은 처음부터 한국인 가정을 묘사하기로 작정한듯 주인공은 물론 부인 파멜라, 딸 마고, 동생 피터 역에 모두 한국계 미국인을 캐스팅했다. 이 가운데 파멜라 역을 맡은 사라 손은 과거 손담비, 가희와 함께 '에스블러쉬'라는 걸그룹에서 활동했던 특이한 이력이 있다.

 

영화 속에서 파멜라, 피터가 만드는 김치 검보(검보는 뉴올리언스 스타일의 수프)나 컴퓨터 화면 속에 깨알같이 들어있던 'Eomma Appa(엄마 아빠)', 아예 리스트에 한글로 찍혀있던 '엄마'에서 디테일하게 설정을 뒷받침하는 감독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촬영은 2주 만에 끝났는데 편집에만 2년이나 되는 시간을 투자했다고 한다. 영화 내에서는 아이폰이나 PC 카메라로 찍은 것으로 나오지만, 사실은 고프로(GoPro)로 촬영하고 다 그래픽으로 수정한 결과라고 한다. 어쩐지 그렇게 찍힌 영상치고는 화질이 너무 좋다 했다.

서치(Searching)영화 <서치> 포스터

국내 영화 평론가 대부분이 이 작품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리는 가운데, 씨네 21의 이용철 평론가는 '노력은 가상하나 사실 인디 진영에서 이미 시도된 것들의 조합'이라는 평을 남겨 인터넷상에서 뭇매를 맞고 있다. 신선한 기법을 극찬하는 관객들을 향해 사실은 그리 특별한 영화가 아님을 강조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그가 알고 있는 인디 진영의 감독 가운데 그 누구도 <서치>만큼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이미 이런 방법으로 영화를 제작한 이가 있다면 그 사람은 그 사람대로 선구자로 재조명받으면 되고, 일반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기법을 대중화하는 데 성공한 사람 역시 칭찬받아 마땅하다. 사람은 저마다 생각이 다르고 누구든지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출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의 평가가 영화계 지식인의 선민의식처럼 느껴지는 것은 그저 기분 탓일까. 

 

저예산 영화인 것은 분명해보이지만, 제작비를 알아보기 위해 구글링을 거듭해도 흥행 기록만 알리고 있을 뿐 이를 밝히는 사이트는 찾아볼 수 없었다. 다만, 현재 미국에서 총 수입 1500만 달러를 기록중이고, 지난주에만 900만 달러 이상의 수입으로 주간 박스오피스 순위 5위를 기록하고 있으며(현지시간 9월 11일 일간 순위 기준 4위), 우리나라에서는 1위를 달리는 가운데 오늘 내로 총 관객수 200만 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인터넷에서도 상당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지금처럼 입소문이 퍼진다면 <서치>의 흥행은 장기화되고 투자 대비 수익면에서 새로운 기록을 써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줄평: 신선한 기법과 탄탄한 시나리오, 거듭되는 반전으로 무장한 2018년 최고의 실속갑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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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 기무라 타쿠야(아사쿠라 케이타 역), 후카츠 에리(미야마 리카 역), 아베 히로시(니라사와 카츠토시 역), 카토 로사(미야모토 히카루 역), 테라오 아키라(칸바야시 쇼이치 역), 후지 스미코(아사쿠라 타카에 역), 이시구로 켄(우부카타 츠네오 역), 오오쿠라 코지(단바라 역), 니시무라 마사히코(모모사카 테츠야 역), 히라이즈미 세이(군지 토시오 역), 나카무라 아츠오(오노다 아사오 역)

정보 : 총 10회. 평균 시청률 22.1%

OST : 엔딩 - 마돈나 <Miles Away>

 

 

별을 관찰하는 것이 유일한 취미인 초등학교 교사가 우연한 기회에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하고, 30대라는 젊은 나이에 총리가 되어 새로운 정치를 실현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 일본에서도 탑을 다투는 빼어난 외모에 항상 멋진 역할을 독차지해 많은 이들의 부러움과 질투를 한몸에 받던 기무라 타쿠야가 급기야 국회의원도 모자라 총리역까지 맡기에 이르렀다.

 

 

<체인지>는 <히어로>와 마찬가지로 전형적인 기무라 타쿠야 스타일의 드라마이다. 주인공은 언뜻 보면 실없는듯 하고 어수룩해보이기까지 하지만, 누구보다 뜨거운 가슴을 가지고 있고 불의에는 단호하게 저항하며 자신의 소신을 지켜나가면서도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일줄 아는 사람이다. 어딘가 빈틈이 있기에 더 매력적으로 보일지는 모르겠으나, 기무라 타쿠야는 대략 두 편 중 한 편 꼴로 이런 캐릭터를 맡아 식상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배우로 활동한 경력만 해도 20년이 넘은 그를 향해 끊임없이 제기되는 연기력 논란은 늘 비슷한 스타일을 고수하고 좁은 연기세계에 안주하며 좀처럼 새로운 도전을 하지 못하는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중간중간 두 화 분량의 억지스러운 에피소드가 있었던 것을 제외하면 내용면에서 좋은 점수를 줄만 하다. 9회와 마지막회였던 10회를 제외하면 그다지 신선한 장면은 없었지만, 극단적이지 않은 선악구도, 주인공이 점점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그려낸 점도 보기 좋았다. 마지막회에서 기무라 타쿠야가 보여준 기나긴 연설씬은 그의 배우 인생 최고의 장면으로 꼽아도 손색이 없다고 본다.

 

 

<하늘에서 내리는 1억 개의 별> 이후 6년 만에 기무라 타쿠야와 호흡을 맞춘 후카츠 에리, 스타급 주연으로 당당히 자리잡았음에도 조연으로 등장해 감초같은 역할을 한 아베 히로시 등 평소 호감을 갖고 있던 배우들이 등장해 다소 식상하고 진부할 수도 있었던 드라마의 흐름에 재미를 더했다. 아울러 칸바야시 의원 역할의 테라오 아키라의 캐스팅 역시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극중에서 오노다 간사장 역으로 출연한 나카무라 아츠오는 배우이자 작가이면서 1998년부터 2004년까지 참의원 의원으로 정치생활을 경험한, 매우 특이한 이력을 가진 인물이다. 또한 당시 총리로 재임중이던 후쿠다 야스오의 아들인 총리비서관 후쿠다 타츠오가 감수자로 참여해 극의 리얼리티를 높였다.

 

 

개인적으로 일본의 문화나 역사에 관심이 있어 이것저것 찾아보고 읽어보는 것을 즐기는데, 정치 쪽은 수박 겉핥기 수준에 그쳐서 모르는 부분이 너무나도 많았다. 그러던 와중에 <체인지>를 접하게 되어 일본의 정치가 어떤 방식으로 굴러가는가에 대해 개략적으로나마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 극중 아사쿠라 케이타의 신조처럼 '초등학교 5학년생'도 알 수 있을만큼 제도적인 측면과 어두운 그림자까지 잘 표현했다고 본다. 또 이 드라마를 본 것이 계기가 되어 이후 대학교에서 교양으로 '현대 일본정치' 과목을 수강했고, 좋은 결과를 얻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이런 드라마가 나왔다는 것은 그동안 현실세계의 위정자들이 전혀 국민들과 눈높이를 맞추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배경이 된 일본은 물론이고 우리나라 국민들의 시선 역시 다르지 않을 것이라 본다. 주인공처럼 국민을 위해 일하고, 국민의 입장에 서서 국민을 대변하는 정치가, 지도자는 과연 언제쯤 우리 앞에 나타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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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 나가사와 마사미(아이다 미치루 역), 우에노 주리(키시모토 루카 역), 에이타(미즈시마 타케루 역), 미즈카와 아사미(타키가와 에리 역), 니시키도 료(오이카와 소스케 역), 야마자키 시게노리(오구라 토모히코 역)

정보 : 총 11회. 평균 시청률 17.7%

OST : 오프닝 - 우타다 히카루 <Prisoner of Love>

 

 

마음 속에 상처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살면서 함께 하는 가운데 치유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 함께 <노다메 칸타빌레>에 출연했던 우에노 주리, 에이타, 미즈카와 아사미가 여기서도 호흡을 맞췄다.

 

 

주요 등장인물들이 어떤 아픔을 겪어왔고 또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는 오프닝 영상에서도 드러난다. 순백의 배경 속에 서로를 묶고 또 엉켜버린 빨간 끈은 각자가 처해있는 현재의 상황을 의미하는듯 하다. 여기에 우타다 히카루의 애절한 음색이 더해지면서 다소 난해하게 보일 수도 있었던 영상에 깊은 의미를 부여했다. 가요계 입문부터 화려한 조명 속에 시작했던 우타다 히카루는 내놓는 노래마다 계속 좋은 반응을 얻어왔다. 특히 드라마와 궁합이 잘 맞아서 <마녀의 조건>, <히어로>, <꽃보다 남자>에 이어 이번 작품까지 서로 윈-윈에 성공한 정도를 넘어 대박을 터뜨렸다.

 

 

스물 한 살의 나이로 한창 미모를 꽃피우던 나가사와 마사미도 좋았지만 우에노 주리의 연기 변신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랑스러우면서도 4차원적인 캐릭터로 분했던 <노다메 칸타빌레>에서의 모습과는 너무나도 달랐기 때문이다. 시종 진지하고 남성적인 성격을 가진 키시모토 루카 역할을 정말 잘 소화해냈다. 데뷔 직후부터 연기력을 인정받던 우에노 주리는 여러 영화에 출연하며 경험을 쌓았고, <노다메 칸타빌레>를 통해 본격적으로 포텐을 터뜨리더니 <라스트 프렌즈>에서는 180도 다른 모습으로 돌아왔다. 찍는 작품마다 기대한만큼, 아니 그 이상을 보여주는 그녀가 출연하는 드라마를 기다리게 만드는 이유이다.

 

 

보는 내내 나도 모르게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드라마가 있는가 하면 보다가 가슴이 먹먹해지는 작품도 있는데, <라스트 프렌즈>는 후자에 속한다. 등장인물들 사이의 관계가 매끄럽게 잘 풀려가기만 한다면 그럴 일이 없겠지만, 잔뜩 엉켜버린 실타래 같은 상황은 시청자 입장에서도 안타깝기 그지 없다. 그 중에서도 니시키도 료와 나가사와 마사미가 그랬다. 어느 한 쪽에게 잘못이 있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명백하지만 과연 그 사람이 비난받아 마땅한가에 대한 문제와 더불어 당하는 사람도 답답하고 이해가 안 가기는 마찬가지다. 더군다나 개인적으로는 결말도 그것이 최선이었는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평소 일드를 감상할 때 종영된 작품을 한 번에 받아뒀다가 이동하는 시간에 보는 것이 습관처럼 굳어졌는데, 이 드라마가 방영되는 6년 전은 한창 일드에 빠져있던 시기라 조금 과장을 하자면 새로운 회차가 올라오기를 바라는 기대감으로 한 주를 버텼다. 이 때 디씨의 일드갤러리를 눈팅하곤 했는데, <라스트 프렌즈>에 대해서는 호평과 함께 상습적으로 낚시질을 일삼는 제작진에 대한 성토글도 심심찮게 올라왔던 것이 지금도 기억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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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시바 료타로의 소설 <공명의 갈림길>

출연 : 나카마 유키에(치요 역), 가미카와 타카야(야마우치 카즈토요 역), 타마키 히로시(야마우치 야스토요 역), 다케다 테츠야(고토 키치베 역), 마에다 긴(소후에 신에몬 역), 카가와 테루유키(로쿠헤이타 역), 나가사와 마사미(코린 역), 타치 히로시(오다 노부나가 역), 에모토 아키라(도요토미 히데요시 역), 니시다 토시유키(도쿠가와 이에야스 역), 나마세 카츠히사(호리오 요시하루 역)

정보 : 총 49회. 평균 시청률 20.9%

 

 

영주가 되기를 꿈꿨던 전국시대 무사 부부의 성공기. 우리나라에도 어느 정도 알려진 역사소설가 시바 료타로의 작품이 원작이다. 무공, 정치력, 지략 등 어느 하나 특출난 재능이 없었던 무사를 어엿한 일국의 다이묘로 만든 것은 8할이 부인의 내조 덕분이었다. 전국시대판 '내조의 여왕'이라고 하면 쉽게 설명이 될 것 같다.

 

 

사실 야마우치 카즈토요는 전국시대에서 그리 명성을 떨친 무장은 아니다. 웬만큼 전국시대사에 관심을 갖지 않은 이상은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는 이름이다. 치요라는 인물 역시 그렇다. 내조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실제 기록에도 남아있지만 역시 그렇게 비중있는 인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부부가 대하드라마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모두가 시바 료타로 덕분이다. 이전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사카모토 료마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 <료마가 간다>를 통해 일본에 '료마 열풍'을 일으킨바 있는 시바 료타로의 작품이 NHK 대하드라마에서 다뤄진 것은 이것이 여섯번째. 숨겨진 인물을 발굴해 숨을 불어넣는 것도 참으로 대단한 능력이다.

 

 

전국시대사를 살펴보면 무장들 뿐만 아니라 여인들에 대한 이야기도 상당히 흥미롭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부인 네네와 첩 요도기미라든지, 마에다 토시이에의 부인 마츠, 호소카와 타다오키의 부인 가라샤,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생모 오다이와 첫번째 부인 츠키야마 등이 잘 알려진 케이스.

 

 

예전의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사극은 중장년층이나 보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2000년대 들어 젊은 시청자, 그중에서도 여성을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주연의 캐스팅에 신경을 썼는데, 20~30대의 인기배우들을 전면에 내세우는가 하면 여배우가 주인공을 맡는 경우도 늘어났다. 2002년 <토시이에와 마츠>에서 마츠시마 나나코가 카라사와 토시아키와 공동주연이 된 이래 <공명의 갈림길>을 거쳐 2008년의 <아츠히메>에서는 미야자키 아오이가 단독으로 주연이 되어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트릭>, <고쿠센> 시리즈에서 나카마 유키에와 언제나 티격태격하는 역할을 맡았던 나마세 카츠히사가 이 작품에도 출연했는데 앙숙이 아니라서 상당히 어색하다. 또한 <트릭>의 첫번째 에피소드 '어머니의 샘'에서 교주로 등장했던 스가이 킨이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어머니 오만도코로 역으로 출연해 나카마 유키에와 또 한 번 만났다. 이 할머니의 2006년 당시 연세가 무려 80세.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져있기 때문에 어떤 연기자들이 그 역할을 맡을지 궁금했는데, 모두 캐스팅을 잘했다. 그런데 20대의 젊은 시절부터 최후까지 같은 배우들이 연기한 것은 조금 에러. 그것도 셋 모두 환갑이 내일 모레인 사람들이었다. 그래도 장년기를 넘어선 시점부터는 평소에 생각했던 이미지와 제법 맞아떨어졌는데, 특히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경우는 싱크로율이 100%에 가깝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앞으로도 니시다 토시유키를 능가할 사람을 보기는 힘들듯 싶다.

 

 

처음으로 접한 일본의 대하드라마이기도 했고 원래 전국시대사에 관심이 많아 상당히 기대하면서 감상했지만, 일반적인 드라마의 다섯 배에 달하는 분량으로 인해 중간쯤 봤을 때 내용이 다소 루즈해지고 스스로도 지쳐서 다른 작품들을 보면서 쉬는 기간을 갖기도 했다. 다른 NHK 사극들도 마찬가지인데 인물의 업적에 비해 필요 이상으로 길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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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 나루미 리코(스가와라 미치코 역), 야마구치 타츠야(우메자와 이사무 역), 나가시마 미츠키(우메자와 히로시 역), 니시무라 마사히코(아마기 시게오 역), 야치구사 카오루(우메자와 노부코 역), 스도 리사(테즈카 유미 역), 모리모토 류타로(사이온지 요시츠구 역), 모리모토 신타로(사이온지 타다츠구 역), 오소노에 에리(테즈카 메구미 역)

정보 : 총 10회. 평균 시청률 9.5%

OST : 엔딩 - TOKIO <오늘, 미숙한 자(本日、 未熟者)>

 

 

'수험의 신'이라는 별명을 가진, 중학교 3학년에 불과한 여학생이 평범한 초등학생들의 중학교 입시를 이끄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우리로 치면 <공부의 신> 초등학생 버전이라고 하겠다. 다소 유치한 측면도 있으나 교훈적인 면도 있고 아이들의 연기가 괜찮은 편이라 전체적으로 볼만한 작품이다.

 

 

평범한 회사원인 우메자와 이사무는 아내와 이혼 후 혼자서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 히로시를 키우고 있는 가장이다. 벌써부터 자식의 입시 문제에 열을 올리는 주변의 다른 학부모들과는 달리 그저 인사성 밝고 건강하게 뛰어놀면 된다는 것이 히로시에 대한 교육방침이다. 야구를 좋아하는 평범한 소년 히로시는 그런 아버지 밑에서 자란 탓에 공부에 흥미가 없었으나, 자신의 꿈인 야구선수가 되기 위해 야구 명문학교로 진학해야할 필요성을 느낀다. 그렇게 입시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됐지만 그동안 공부를 등한시했기 때문에 다른 아이들에 비해 실력도 부족하고 입시에 대한 정보 또한 전무하다시피 하다. 막상 결심을 했지만 시작하자마자 곤란을 겪던 와중에 히로시는 우연히 알게 된 '수험의 신' 스가와라 미치코에게 자신의 과외선생님이 되어 줄 것을 부탁하게 된다.

 

 

8살의 나이에 2000년 드라마 <트릭>으로 데뷔한 나루미 리코의 나이는 <수험의 신>이 시작될 당시 만 14세에 불과했다. 좋게 말하면 성숙한 이미지고 나쁘게 말하면 노안이라 조금 나이들어 보이고,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실제보다 대여섯 살 많은 역할을 맡기도 했다. 외모와 연기력 모두 빼어난 편이라 계속 해서 단독 주연 내지는 여주인공으로 여러 작품에 출연하고 있지만 딱히 성공했다고 평가할만한 사례는 거의 없어 안타깝다.

 

 

제목과는 달리 이 드라마의 주연은 야마구치 타츠야라고 한다. 그가 속해있는 쟈니스의 밴드 토키오는 2011년의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후쿠시마산 농산물의 소비 촉진을 위한 '먹어서 응원하자'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1년간 열심히 장복한 결과는 야마구치 타츠야의 방사능 피폭으로 돌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후쿠시마산 농산물을 계속 먹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천하의 김보성도 울고 갈 의리의 화신이라고 해야하는건지, 아니면 어리석고 불쌍하다 해야하는건지. 아무리 봐도 후자가 맞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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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안토니오 스퍼스가 NBA 파이널에서 마이애미 히트를 최종전적 4승 1패로 꺾고 2013-14 시즌의 우승팀으로 결정되었다. 지난해 파이널에서 우승 문턱까지 다가갔다가 좌절을 겪어야했던 샌안토니오가 같은 팀을 상대로 복수에 성공한 것이다. 특히 패배한 2차전을 제외하면 모두 15점차 이상의 완승을 거둔 점은 원한을 갚고자 하는 스퍼스 선수들의 결연한 의지가 드러난 대목이다.

 

 

1997-98시즌 데뷔 후 늘 팀을 상위권으로 이끌며 네 차례의 우승을 견인했던 팀 던컨과 더불어 2000년대 들어 팀에 합류한 두 외국인 선수 토니 파커와 마누 지노빌리를 흔히들 '빅 3'라 부른다. 브루스 보웬, 브렌트 배리, 로버트 오리 등 자신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며 스퍼스의 챔피언 등극에 일조한 선수들도 있었지만, 샌안토니오하면 떠오르는 이름은 언제나 던컨, 파커, 지노빌리였다.

 

 

이번 파이널에서도 세 선수는 여전히 빛났다. 던컨은 전성기였던 2000년대 초반만큼 골밑을 지배하지는 못했으나 여전히 존재감을 드러냈고, 파커는 장기인 돌파에 이은 인사이드 득점은 물론 중요한 순간에 3점을 터뜨리며 팀내 최다득점을 기록했다. 지노빌리는 지난 파이널에서의 부진을 말끔히 씻어내고 알토란같은 득점과 특유의 패싱센스로 샌안토니오의 공격을 이끌었다. 하지만 그들 외에도 카와이 레너드, 보리스 디아우, 패티 밀스, 대니 그린, 티아고 스플리터 등의 활약이 있었기에 샌안토니오는 영광스러운 무대에서 승자가 될 수 있었다.

 

 

레너드는 수비에서 마이애미 공격의 핵인 르브론 제임스를 마크해야하는 중책을 훌륭하게 수행했다. 제임스의 득점이나 필드골 성공률만 보면 과연 레너드가 제임스를 잘 막았다고 해야하는지 의문이 생길 수도 있지만, 동료의 도움수비 없이 1:1로 제임스를 상대해준 덕분에 제임스로 인한 파생효과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줄 것은 주고 더 큰 피해를 방지한 것이다. 레너드는 공격에서도 자신의 능력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2차전까지는 다소 부진했으나 3차전 29득점을 포함해 3경기 연속으로 20득점 이상을 기록하며 스퍼스의 우승에 공헌, 역대 세번째로 어린 나이에 파이널 MVP에 선정되는 개인적인 영예까지 누렸다.

 

 

과거 피닉스 썬즈 시절부터 모든 포지션을 소화하며 다재다능함을 자랑했던 디아우에게는 2007 플레이오프 서부컨퍼런스 준결승에서 샌안토니오와 만나 좌절했던 쓰라린 기억이 있다. 그가 2012년 샌안토니오에 합류했을 때는 예전에 비해 몸집이 크게 불어난 상태였다. 하지만 디아우는 과거 관리에 실패해 아까운 재능을 썩히고 선수생활을 마감한 숀 켐프나 빈 베이커와는 달랐다. 빅맨이면서도 골밑과 외곽을 넘나들며 필요할 때마다 득점을 올렸고, 이타적인 마인드와 센스넘치는 패스로 동료들을 살렸다. 이런 디아우의 플레이에 굳건하기로 소문난 마이애미의 수비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2013 플레이오프에서 샌안토니오의 3점을 책임졌던 선수 중 하나인 개리 닐의 공백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호주 출신의 가드 밀스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수건 돌리기의 달인'이었던 밀스는 정규시즌동안 잠재력을 터뜨리기 시작하더니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괄목상대'라는 말이 어울릴만큼 전혀 다른 선수가 되었다. 흔히들 '큰 경기에서는 미친 선수가 하나쯤 나와야 한다'고 말한다. 이번 파이널의 '미친 선수'는 누가 뭐래도 바로 밀스였다. 파이널 모든 경기에서 제몫을 해줬지만 특히 샌안토니오의 우승이 결정된 5차전 3쿼터에서의 활약상은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들 지경이다. 리버스 레이업을 시작으로 무려 4개의 3점을 모두 꽂아넣으며 마이애미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어버렸다.

 

 

지난 파이널에서 신데렐라로 떠올랐던 그린은 승부처였던 6차전과 7차전에서 마이애미의 수비벽에 막혔고 결국 팀 패배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도 파이널에서 마이애미를 만난 그린은 코트에 있을 때는 장기인 3점으로, 벤치에서는 끊임없이 파이팅을 불어넣으며 팀의 사기를 끌어올렸다. 중요했던 1차전에서 3쿼터까지 그저그런 모습을 보였던 그린은 팀이 리드를 당하고 있던 4쿼터에서 3개의 3점과 속공에 이은 원핸드 덩크까지 작렬하며 스퍼스의 승리를 이끌었다. 샌안토니오는 그가 넣은 3점들로 인해 점수차를 좁혔고, 역전에 성공했으며, 리드폭을 벌려 승리를 확정지을 수 있었다.

 

 

스플리터를 그리 오래 지켜보지 않아 그가 어떤 선수인지 확실하게는 알 수 없으나, 대체로 심성이 여린 선수인 것으로 보인다. 2012 플레이오프 서부컨퍼런스 결승에서 샌안토니오는 오클라호마 시티 썬더를 맞아 2연승을 거두며 손쉽게 파이널에 진출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썬더는 자유투가 약한 스플리터를 철저히 공략했고, 스플리터는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스스로 무너지고 말았다. 2013 파이널 2차전에서는 원핸드 덩크를 제임스에게 블락당하며 시리즈 내내 위축된 플레이로 일관했다. 그랬던 그가 달라졌다. 강한 정신력으로 무장한 스플리터는 모든 것을 극복해냈다. 파이널 1차전에서 제임스의 슛을 블락하며 복수에 성공하는가 하면 팀이 수많은 턴오버를 양산하며 흔들리고 있던 3쿼터와 4쿼터 사이 9득점을 연달아 올리며 혼자만의 힘으로 스퍼스를 지탱해냈다.

 

 

그렉 포포비치 감독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파이널에서 자신의 감독 커리어에 처음으로 준우승이라는 불명예를 안긴 마이애미를 철저히 분석하고 연구해 우승이라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7차전까지 갔던 작년과는 달리 이번에는 다섯 경기만에, 그것도 승리한 게임마다 15점차 이상의 완승을 거둔 것은 포포비치의 게임플랜과 용병술이 적중했음을 의미한다. 그의 역할은 전략적인 측면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선수들을 독려하고 때로는 질책하며 때로는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끊임없이 동기를 부여했다. 경기중 방송사 리포터와 인터뷰하는 순간을 제외하면 항상 냉철한 이미지였던 포포비치 감독은 5차전 종료 버저가 울리기 전 감격에 벅찬듯한 모습을 보이며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냈고, 우승 세레모니 후 라커룸에서는 모든 공로를 선수들과 스태프들에게 돌리는 멋진 스피치도 잊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은 마르코 벨리넬리, 맷 보너, 코리 조셉, 제프 에이어스, 애런 베인즈 등은 출전시간과 역할의 제약에도 불평불만 없이 묵묵히 최선을 다해 뛰었다. 벨리넬리의 경우 정규시즌에 거의 주전급이었고 올스타 3점 컨테스트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긴장한 탓인지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가비지 멤버로 밀려나 안타까웠다. 비록 올해는 존재감이 미미했으나 이들 중에도 밀스와 같은 성공사례가 나올지 누가 아는가. 개인적으로 서부컨퍼런스 결승에서 서지 이바카를 앞에 두고 인유어페이스 덩크를 작렬시킨 조셉에게 기대를 걸어본다.

 

 

지금은 예전 같은 느낌은 아니지만 사실 레이커스팬인 내게 샌안토니오는 언제나 걸림돌 비슷한 존재였다. 특히 90년대말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거의 매시즌마다 플레이오프에서 만났다. 따지고 보면 레이커스가 이긴 경우가 더 많았지만 늘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하지만 싸우다 정이 든건지, 아니면 나이를 먹은 코비를 보며 함께 선수생활의 종착역을 향해가는 던컨을 응원하게 된건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언젠가부터 샌안토니오의 승리를 기원하는 일이 점점 잦아졌다. 물론 마이애미의 우승을 저지해달라는 바람도 포함됐겠지만.

 

 

NBA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난사쟁이의 오랜 팬이고 그에게 많은 부분을 의존하는 팀을 좋아하지만, 샌안토니오가 추구하는 팀 플레이는 언제 봐도 아름답다. 재미없는 농구를 한다고 혹평을 받던 2000년대 중반에도 그런 생각을 했는데 공격력까지 더해진 지금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지금까지 봐왔던 NBA 챔피언 중 가장 이상적이었던 팀으로 2004년의 디트로이트 피스톤스를 꼽았는데 이번 파이널의 스퍼스를 보며 생각을 바꿨다. 에이스 한 명에게 의존하지 않고 코트 위에 있는 모두가 주인공이었기에 이번 샌안토니오의 우승이 더 빛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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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 카토리 싱고(시오미 에이지 역), 다케우치 유코(시라토 미오 역), 샤쿠 유미코(오노 유키 역), 마츠다 쇼타(쿠도 나오야 역), 야기 유키(시오미 시즈쿠 역), 테라지마 스스무(시죠 켄고 역), 미우라 토모카즈(안자이 테루오 역), 故 이케우치 준코(히시다 케이코 역), 타마야마 테츠지(카미야마 슌 역)

정보 : 총 11회. 평균 시청률 18.8%

OST : 엔딩 - 야마시타 타츠로 <언제나 함께야(ずっと一緒さ)>

 

 

스타 작가 노지마 신지가 각본을 쓴 반전 드라마. 초반에는 카토리 - 다케우치의 러브라인과 딸에 대한 아버지의 부성애가 부각되면서 추운 계절에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소재의 작품이라 생각하게 만들지만, 뜻밖의 반전들이 복병처럼 숨겨져 있다. 나카무라 시도와의 전격 결혼 후 얼마 못 가 남편의 외도로 결국 이혼도장을 찍은 다케우치 유코의 컴백작이기도 하다.

 

 

SMAP의 막내이자 분위기메이커이며, 평소 예능프로그램에서 코믹하고 귀여운 장난꾸러기 같은 모습을 보였던 카토리 싱고를 생각한다면 이 드라마에서 그의 연기는 그저 놀랍기만 하다. <서유기>의 손오공을 연기했던 그가 이렇게 진지하고 과묵하며 자상한 캐릭터를 훌륭하게 소화해낼 수 있는 배우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예능에서의 카토리 싱고를 보고 선입견을 갖고 있었다면 이 드라마에서의 그의 모습 자체가 또 하나의 반전일지도 모르겠다.

 

 

작가와 남녀 주연만으로도 시청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조합이었지만, 조연들의 백업이 있었기에 <장미 없는 꽃집>은 수작으로 남을 수 있었다. 마츠다 쇼타, 테라지마 스스무, 미우라 토모카즈 등 좋은 배우들이 여럿 등장했는데, 그 누구보다도 카토리 싱고의 딸 역할로 출연해 늘 깜찍하면서도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여준 야기 유키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아이답지 않게 자연스러운 연기로 드라마의 성공에 크게 일조했다. 이런 아이들을 보면 연기력이라는 것도 타고나는 부분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다만 드라마를 시청했던 2008년 당시에는 앞으로의 미래가 밝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이 작품 이후로 그리 비중있는 역할을 맡거나 기대에 걸맞는 활약이 없어 아쉽다.

 

 

엔딩인 야마시타 타츠로의 <ずっと一緒さ>는 드라마의 잔잔한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린다. 가사며 멜로디가 드라마와 너무나도 잘 맞아떨어진다. 엔딩을 위해 특별히 촬영된 영상은 그야말로 한 편의 뮤직비디오라 해도 좋을 것이다. 두 사람의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심지어 눈밭에서 눈을 감고 누워있는 두 사람의 모습은 어두운 결말을 암시하는 것 같아 보는 이를 불안하게 만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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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 마키무라 키미코의 에세이 <대단한 곳으로 시집 와 버렸네>

출연 : 나카마 유키에(야마모토 키미코 역), 다니하라 쇼스케(야마모토 이소지로 역), 마츠자카 케이코(야마모토 시마코 역), 하마다 마리(야마모토 유미 역), 콘도 요시마사(야마모토 겐노스케 역), 혼다 히로타로(야마모토 나미오 역)

정보 : 총 9회. 평균 시청률 12.7%

OST : 엔딩 - 야나와라바 <하이케이 OO상(拝啓○○さん)>

 

 

갓 결혼한 주인공이 어쩔 수 없이 시댁에 발을 들여놓게 되면서 겪게 되는 우여곡절을 그렸다. <트릭>과 <고쿠센> 시리즈로 탑 여배우 반열에 올라선 후 2006년에 NHK 대하드라마 <공명의 갈림길>의 히로인을 맡으며 전성기를 구가하던 나카마 유키에 주연작이다.

 

 

KBS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으로 화제가 된 이른바 '시월드'에 대한 어려움과 거부감은 일본 역시 마찬가지인가보다. 아직도 결혼과 함께 시댁에서 지내는 경우가 꽤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은 독립해서 새로운 가정을 꾸리는 것이 일반적이라 오히려 신선하다고 해야할까.

 

 

다만 좋은 평가를 받을만한 작품은 아닌듯 싶다. 거절을 못하는 성격의 주인공에 우유부단하고 답답하기 그지 없는 남편과 차라리 악독했으면 좋겠는데 항상 웃는 얼굴로 며느리에게 이것저것 시켜대는 시어머니를 보고 있으면 남자가 봐도 부부싸움이 안 나는게 신기할 정도다. 사건은 계속 발생하는데 여러 번 같은 패턴이 반복되니 식상하고 지겨워진다. 당시 현지 시청자들의 반응도 다르지 않았는지 첫 회 16.1%에 달했던 시청률은 상승은커녕 하락세를 보이며 8회에서는 최저인 10.3%를 찍더니 최종회인 9회에서 11.7%로 마무리됐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자면 보는 사람에 따라 감상이 다를 수는 있겠지만 나카마 유키에 또는 다니하라 쇼스케의 팬이 아니라면 안 보고 지나쳐도 좋을 드라마. 웬만한 일드는 다 섭렵했다거나 시간이 남는 분들에게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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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리차드 커티스

각본 : 리차드 커티스

출연 : 돔놀 글리슨(팀 레이크 역), 레이첼 맥아담스(메리 역), 빌 나이(제임스 레이크 역), 리디아 윌슨(킷캣 역), 린제이 던컨(메리 레이크 역), 톰 홀랜더(해리 역), 마고 로비(샬럿 역)

 

 

<러브 액츄얼리(2003년)>의 감독이자 드라마와 영화로 제작된 <미스터 빈> 시리즈와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1994년)>, <노팅 힐(1999년)>, <브리짓 존스의 일기(2001년)>, <락 앤 롤 보트(2009년)> 등 여러 흥행작에서 각본을 담당한 리차드 커티스가 시나리오를 쓰고 직접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다.

 

 

주인공인 팀은 아버지로부터 레이크 가문의 남자들에게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듣게 된다. 처음에는 농담으로 여겼던 팀은 아버지가 시킨대로 어두운 벽장에 들어가 눈을 감자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모태솔로였던 팀은 그 특별한 능력을 여자친구를 만드는 데 사용하기로 결심한다. 런던에서 일하게 된 팀은 어느날 생각지도 못한 자리에서 메리를 알게 된다.

 

 

내가 이 영화에 빠져든 것은 8할이 귀여운 외모의 맥아담스 때문이다. 원래 여주인공인 메리 역은 조이 데샤넬로 내정되었으나 레이첼 맥아담스로 바뀌었다고 한다. 1978년생인 맥아담스가 1980년생인 데샤넬보다 두 살이 더 많은데 오히려 더 어려보인다. 데샤넬의 눈가가 자글자글한 주름으로 가득해서 그렇게 보이는 것 같다. 아직 데샤넬이 출연한 영화를 본 적이 없어 그녀의 모습이 스크린에서 어떻게 비치는지, 얼마나 연기를 잘 하는지 그런 것은 알지 못하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맥아담스가 출연했기에 <어바웃 타임>이 더욱 빛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그나저나 맥아담스가 우리 나이로 서른 일곱이라니.

 

 

너무나 매력적이던 맥아담스도 중간에 안경을 끼고 나오니 일반인스러웠다. 남자들의 경우는 가수 성시경처럼 안경을 통해 외모가 업그레이드되는 경우가 더러 있지만 여성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진한 화장과 안경은 서로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누나와 동생들이 기를 쓰고 라식, 라섹을 받거나 렌즈를 끼는 이유가 여기에 있나보다.

 

 

나에게도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지금의 나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 예전부터 갖고 있던 꿈을 이뤘을 수도 있고, 마음에 뒀던 사람과 달콤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거라 생각한다. 침대에 누워 잠들기 전에 내가 저질렀던 어처구니없는 실수들을 떠올리고 이불을 걷어차는 일도 없을 것이다. 이런 상상을 해보는 것은 때로는 그 순간을 즐겁게 만들기도 하지만, 그만큼 현실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반증이라 씁쓸하기도 하다. 지금의 나에게 안주하거나, 아니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달려가거나. 팀과는 달리 나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두 가지 밖에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리차드 커티스는 <어바웃 타임>을 통해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도록 우리에게 화두를 던지고 있다. 영화를 본 직후에는 여운이 남아있어 '삶의 소소한 부분에 감사하고 만족하는 것이 행복이구나'하는 생각을 했는데, 이제 와서 냉정하게 되돌아보니 메세지 자체는 맞는 말이지만 위화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모든 것은 특별한 능력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 능력이 없었다면 팀이 자신의 일적인 부분은 물론 사랑과 가족에 대한 모든 면에서 원하던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까.

 

 

다소 모순되는 점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잘 만들어진 영화이다. 위트 넘치는 대사나 커플간의 사랑을 다룬 것을 보면 전형적인 로맨틱 코메디인데, 가족에 대한 사랑을 따뜻하게 그려내 감동을 자아내는 요소가 많다. 개인적으로 액션이나 SF보다 적절히 웃음을 유발하는 코드가 섞인, 드라마에 가까운 영화를 선호하는데 그런 나의 기호에 딱 맞았다. 아직 <러브 액츄얼리>도 안 봤는데, 앞으로 커티스가 시나리오를 쓴 작품들을 열심히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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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 야마자키 토요코의 소설 <화려한 일족>

출연 : 기무라 타쿠야(만표 텟페이 역), 기타오오지 킨야(만표 다이스케 역), 하라다 미에코(만표 야스코 역), 스즈키 쿄카(타카스 아이코 역), 하세가와 쿄코(만표 사나에 역), 야마모토 코지(만표 긴페이 역), 후키이시 카즈에(미마 이치코 역), 나카무라 토오루(미마 아타루 역), 아이부 사키(만표 츠기코 역)

정보 : 총 10회. 평균 시청률 24.4%(간토), 30.8%(간사이)

OST : 삽입곡 - 이글스(Eagles) <데스페라도(Desperado)>

 

 

<하얀 거탑>, <불모지대>, <대지의 아이> 등 큰 스케일 속에서도 등장인물의 심리를 탁월하게 묘사하는 소설가 故 야마자키 토요코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 재벌가 안에서 벌어지는 부자간의 대립을 비극적으로 그려냈다. 1974년에 드라마와 영화로 제작된 후 33년만에 드라마로 재탄생하며 화제를 모았다.

 

 

故 야마자키 토요코는 실화를 바탕으로 방대한 양의 소설을 쓰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화려한 일족> 역시 오사카와 고베를 아우르는 한신 지역을 기반으로 한 오카자키 재벌을 모델로 삼았다고 한다. 소설이 세상에 나오자 오카자키 재벌의 한 관계자는 저자에 대한 고소를 고려할만큼 격노했다고. 

 

 

기무라 타쿠야가 주연한 드라마치곤 드물게 처음부터 끝까지 무겁고 진지한 작품이다. 원작에서는 만표 다이스케가 주인공인 반면 드라마화되면서 주역이 만표 텟페이로 바뀌었다. 기무라 타쿠야를 위한 드라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아무리 진수성찬을 차려줘도 떠먹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 틀에 박힌 연기 스타일을 유지하던 기무라 타쿠야는 다행히 <화려한 일족>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며 호평을 받았다.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하겠다.

 

 

1960년대 고베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라 간사이 지역 시청률이 간토에 비해 눈에 띄게 높았다. 최종회에서는 순간 최고시청률이 44.9%에 달했을 정도. 그런데 만표 집안을 비롯해 등장인물 대부분이 간사이 사투리를 쓰지 않는다. 원작에서 표준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설정되어 드라마에서도 그대로 살린 것은 잘한 일이나,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보고 나서 간사이벤의 매력에 푹 빠졌는데 <화려한 일족>에서는 좀처럼 간사이벤을 들을 수 없다는 점이 아쉽다.

 

 

'출연'에 다 적지 못했지만 니시다 토시유키, 다케다 테츠야, 쇼후쿠테이 츠루베, 야나기바 토시로 등 뛰어난 연기력을 가진 중견배우들이 드라마의 품격을 한층 끌어올렸다. 원작 자체의 완성도가 완벽에 가까워 처음부터 대박을 예약한 작품이었는데 적절한 캐스팅과 배우들의 호연이 더해지면서 명작의 반열에 올랐다. 원래 만표 다이스케 역할은 와타리 테츠야가 맡기로 했다가 사정에 의해 기타오오지 킨야로 변경되었다. 와타리 테츠야도 카리스마가 대단한 배우지만 오히려 바뀌면서 더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영화, 드라마, 게임, 애니메이션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음악 프로듀서를 담당하며 명곡을 만들어낸 핫토리 타카유키가 웅장한 분위기의 오프닝을 비롯한 OST를 작곡했다. 이글스의 <데스페라도>는 늘 적절한 타이밍에 브금으로 깔리며 극의 애잔함을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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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컨퍼런스 꼴찌 LA 레이커스가 같은 서부컨퍼런스 공동선두인 오클라호마 시티 썬더를 114:110으로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홈구장인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레이커스는 조디 믹스가 커리어 하이인 42득점을 폭발시키며 경기를 캐리,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 파우 가솔은 20득점 11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했으며 총 여섯 명의 선수가 두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시즌 도중 계약한 포인트가드 켄달 마샬은 득점없이 10개의 어시스트를 배달했다. 최근 10경기 연속으로 득점이 한자릿수에 머물고 있는 마샬은 그 중 다섯 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쳤다.

 

 

반면 오클라호마 시티는 에이스 케빈 듀란트가 27득점 10리바운드 12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을 달성했음에도 패하며 빛이 바랬다. 서지 이바카는 21득점 15리바운드, 러셀 웨스트브룩은 20득점 7리바운드 8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에 가까운 활약을 보였으나 필드골 성공률이 채 33%에도 미치지 못했다. 오클라호마 시티는 리바운드에서 59-36으로 레이커스에 큰 차이로 앞섰고 특히 공격리바운드 19-1로 압도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가져가지는 못했다. 웨스트브룩 복귀 후 오클라호마 시티의 성적은 3승 5패로 승률이 5할을 밑돌고 있다.

 

 

2쿼터 초반 오클라호마 시티가 18점차로 리드할 때만 해도 썬더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다. 그러나 레이커스는 믹스가 공격을 주도하며 추격을 개시, 56-51로 전반을 마칠 수 있었다. 후반 들어 다시 점수차가 12점차까지 벌어졌으나, 믹스가 3점 4방을 포함해 20득점을 퍼부어 경기 시작 후 처음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3쿼터를 75-87로 끝낸 레이커스는 4쿼터 7분 가량이 남은 시점에서 18점차로 벌려 승부를 결정짓는듯 했지만 오클라호마 시티는 과연 강팀이었다. 듀란트의 3점과 3개의 자유투로 시동을 건 오클라호마 시티는 데렉 피셔의 3점 두 방으로 97-102, 그야말로 턱밑까지 추격해왔다. 오히려 몰리게 된 레이커스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팀에 합류한 켄트 베이즈모어가 2분 동안 7득점을 올려 승리를 지킬 수 있었다.

 

 

믹스는 오늘 인생경기를 펼쳤다. 분명 3점을 포함해 기본적으로 슛 능력이 좋고 손이 빨라 스틸도 곧잘 해내며 생각보다 운동능력도 뛰어난 선수지만, 경기중에 가끔 나사가 풀린듯한 모습을 보여 어느 쪽이 진짜 믹스인가 혼란스러울 때가 많았다. 레이커스가 믹스를 영입할 때 오늘 한 것의 반만 해주길 기대했는데 늘 꾸준하지 못하고 기복이 심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시즌은 이 정도했으면 충분하니 올해 하지 못한 것들을 다음 시즌에 다 터뜨려 레이커스의 승리에 기여했으면 좋겠다.

 

 

지난 포스팅에서 당연히 지고 들어가는 게임이라 예상했는데 보기좋게 빗나갔다. 시즌 초반 이기라고 할 때는 못 이기더니 지길 바라니까 이겨버리는 이번 시즌의 레이커스는 정말 청개구리같은 팀이다. 남은 경기에도 이런 식으로 나오면 곤란하다. LA 클리퍼스와의 경기에서 48점차로 지던 것이 불과 며칠 전인데 같은 팀이 맞나 싶다. 농구선수는 몸이 재산이므로 앞으로의 경기는 다들 적당히 사리면서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하지 않을까. 부디 다 된 밥에 재를 뿌리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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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 아베 히로시(쿠와노 신스케 역), 나츠카와 유이(하야사카 나츠미 역), 쿠니나카 료코(타무라 미치루 역), 타카시마 레이코(사와자키 마야 역), 츠카모토 타카시(무라카미 에이지 역), 오미 토시노리(나카가와 요시오 역), 사쿠라(요시카와 사오리 역)

정보 : 총 12회. 평균 시청률 16.9%

OST : 오프닝 - Every Little Thing <스이미(スイミー)>

리메이크 : 결혼 못하는 남자(KBS, 2009년)

 

 

주인공과 싱크로율 100%라 표현해도 좋을만큼 아베 히로시의, 아베 히로시에 의한, 아베 히로시를 위한 드라마. 작가가 처음부터 아베 히로시를 염두에 두고 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마흔이 되도록 혼자 살고 있는 건축가 쿠와노 신스케가 갑자기 병원에 실려가면서 여의사 하야사카 나츠미를 알게 된다. 쿠와노는 겉모습만 보면 키도 크고 멀쩡하게 생겼으며 건축가로서의 실력은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지만, 괴팍하기 그지없는 성격때문에 남들과 어울릴 수 없다. 자신의 생각을 남에게 표현하는 것도 서툴러 상대에게 상처를 주기 일쑤다. 그런 그가 조금씩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가면서 서서히 변모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가 바로 <결혼 못하는 남자>이다.

 

 

<무한도전>에서 '양평이형'으로 인지도가 급상승한 장기하와 얼굴들의 기타리스트 하세가와 요헤이의 아버지인 류 라이타가 여주인공 하야사카 나츠미의 아버지역으로 출연했다. 평소 일드를 보면서 눈에 익었던 원로배우가 양평이형의 아버지라는 것을 뒤늦게 알고 경악에 가까울 정도로 놀랐다.

 

 

쿠와노의 옆집에 사는 타무라 미치루가 키우는 애완견 켄짱의 연기력도 볼만하다. 드라마 <오로라공주>의 떡대 못지 않다. 물론 실제로 대본을 이해하고 움직인 것은 아니겠지만 편집을 상당히 잘한 것 같다.

 

 

2007년 43세의 나이에 드디어 결혼을 발표한 아베 히로시는 기자회견에서 '결혼 못하는 남자가 결혼하게 됐습니다'라는 말로 회견장에 모인 사람들에게 큰웃음을 안겼다. 상대는 15세 연하인 일반인 여성. 이후 2011년과 2012년에 연달아 딸이 태어나는 경사를 맞았다.

 

 

한국에서는 2009년 KBS에서 지진희, 엄정화 주연으로 리메이크되었다. 시청률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꽤 호의적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일반적으로 국내에서 일드를 리메이크하는 경우 오글거리거나 대체 왜 만들었나 싶은 경우가 다수를 차지하는데 <하얀 거탑>과 더불어 잘 만들어진 수작이다. 아베 히로시의 이미지가 워낙 강하게 각인된 탓에 평소 다정다감하고 따뜻한 남자역을 자주 맡았던 지진희의 연기를 보고 처음에는 엄청난 괴리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지진희의 연기가 뛰어났기 때문에 얼마 지나지 않아 적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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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이후로 딱히 특정해서 좋아하는 걸그룹 없이 그때그때 노래가 끌리는 그룹에 관심을 가졌다. 아무리 외모가 빼어나고 안무나 의상이 파격적이어도 곡 자체가 별로면 그다지 호감이 가지 않았다.

 

 

2012년 FNC 엔터테인먼트 소속의 AOA(에이오에이 : Ace of angel)라는 아이돌이 데뷔했을 때 멤버들의 비쥬얼도 괜찮고 밴드와 댄스를 모두 시도하는 컨셉도 특이해서 저절로 눈이 갔다. 하지만 데뷔곡으로 들고 나왔던 <엘비스>는 가사가 영 아니었다. 뭘 말하려고 하는지는 알겠는데 아이돌의 세계를 이해하기에는 너무 나이를 먹은 탓인가. 그래도 특이하게 랩을 하는 지민이라는 멤버가 기억에 남았다. 주변에서는 시츄를 닮았다는 의견이 더러 있었는데 의외로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상당히 많았다.

 

 

두번째로 나온 싱글 <Get out>은 가사가 살짝 아쉽기는 해도 노래 자체는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데에는 별로 기여를 하지 못한 것 같다. 이어서 2013년 여름에 나온 <MOYA(모야)>까지 데뷔 때부터 추구하던 밴드 컨셉을 유지했으나 <엘비스>보다도 임팩트가 없어 폭망하고 말았다. 드라마 <내 딸 서영이>, <못난이 주의보>에 출연하며 소속사로부터 특별 관리를 받고 있는 설현을 포함한 멤버들의 비쥬얼도 이만하면 훌륭하고, 초아와 유나의 보컬도 좋고, 지민이라는 개성적인 래퍼도 있어 갖출 것은 웬만큼 갖췄는데 좀처럼 뜨지 못했다. 분명히 한창 활동중인데도 가요프로그램에서 얼굴을 보기가 어려웠다. 심지어 AOA는 '아웃 오브 안중'을 줄인 말이 아닌가 생각했을 정도였다.

 

 

데뷔 2년차가 됐음에도 그때까지 AOA가 내놓은 노래들마다 모두 실패해 위기를 느낀 FNC는 결국 승부수를 띄운다. 밴드를 일단 보류하고 섹시 코드로 변신을 시도해 <흔들려>로 돌아온 것. 시선을 사로잡는 의상과 과감한 안무와 더불어 처음으로 노래다운 노래를 받은 AOA는 드디어 포텐을 터뜨리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대박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부족했지만 걸스데이와 더불어 축제기간 동안 대학생들의 러브콜을 받으면서 바쁜 시간을 보냈다. 다만 밴드 활동을 할 때에도 소속사에서 좋은 노래를 줬다면 더 빨리 뜨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섹시함도 컨셉의 하나이기는 해도 소녀시대처럼 여러 가지 카드 중에 마음껏 골라서 쓰는 것과 이것저것 시도해보다 최후의 수단으로 어쩔 수 없이 선택하게 된 것은 엄연히 다르다. 중소 연예기획사의 한계라고 해야할까. 어쨌든 결과는 결과가 좋아 다행이지만.

 

 

일단 성공을 거둔 섹시 컨셉은 2014년에도 이어져 히트곡 제조기 용감한 형제가 작사, 작곡한 <짧은 치마>는 발매 직후부터 온라인 음원차트는 물론 가요프로그램 상위권에 랭크되며 유례없는 히트를 기록하더니 결국 SBS 인기가요에서 데뷔 첫 1위에 오르며 그간의 설움을 털어냈다. 1위 발표 직후 모두 눈물을 글썽이며 수상소감을 말하던 모습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짧은 치마> 활동 초기에 안무가 선정적이라는 지적을 받아 갑작스럽게 안무를 수정하는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AOA의 상승세에는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못했다.

 

 

AOA를 포함해 씨앤블루, FT 아일랜드, 주니엘 등 FNC 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의 일상을 다룬 tvN의 프로그램 <청담동 111>을 통해 그동안 다른 방송에서는 볼 수 없었던 AOA의 매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령 숙소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수다떠는 장면을 보면 영락없는 소녀들이다. 다른 아이돌 그룹 역시 마찬가지겠지만 무대 위에서의 화려한 모습과는 달리 자신의 꿈을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하고 매일같이 노력하는 AOA에게 박수를 보낸다.

 

 

현재는 <짧은 치마> 활동을 마치고 달콤한 휴식기를 보내고 있을 AOA. 이 여세를 몰아 다음에는 이번보다 더 좋은 곡으로 컴백하기를 기대한다. 지민, 초아, 유나, 혜정, 민아, 설현, 찬미 그리고 밴드 때만 활동하는 유경까지 모두 활발한 활동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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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 나카노 히토리의 소설 <전차남>

출연 : 이토 아츠시(야마다 츠요시 역), 이토 미사키(아오야마 사오리 역), 시라이시 미호(진카마 미스즈 역), 스도 리사(미즈키 유코 역), 사토 에리코(사와자키 카호 역), 게키단 히토리(마츠나가 유사쿠 역), 오구리 슌(미나모토 무네타카 역), 록카쿠 세이지(우시지마 사다오 역), 호리키타 마키(야마다 아오이 역)

정보 : 총 11회. 평균 시청률 21.2%

추가 : 스페셜 2편(특별편 - 2005년, 전차남 디럭스 최후의 성전 - 2006년)

OST : 오프닝 - 일렉트릭 라이트 오케스트라(Electric Light Orchestra : E.L.O) <트와일라잇(Twilight)>, 엔딩 - 삼보마스터 <세상은 그것을 사랑이라 부른다(世界はそれを愛と呼ぶんだぜ)>, 삽입곡 - C-C-B <로맨틱이 멈추지 않아(Romanticが止まらない)>

 

 

지하철 안에서 한 여인에게 첫눈에 반한 오타쿠가 인터넷상에서 다른 오타쿠들의 도움을 받아 사랑을 이뤄나간다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 다만 예전에도 포스팅한 적이 있듯이 그 실화라는 것이 처음부터 조작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혹도 제기된 적이 있다. 어쨌든 그것을 바탕으로 한 책은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고 야마다 타카유키, 나카타니 미키가 주연한 같은 제목의 영화도 드라마 방영 1개월 전에 개봉했을 정도로 당시 일본에서 상당한 화제였다고 할 수 있겠다.

 

 

야마다 타카유키는 원래 잘생긴 편이라 오타쿠처럼 꾸몄음에도 전혀 느낌이 살지 않은 반면 이토 아츠시는 일단 몸집이 마르고 왜소한 편이라 오타쿠역에 잘 어울렸다. 연기를 배제하고 여주인공의 외모만을 놓고 봤을 때도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데 있어서는 나카타니 미키보다 이토 미사키가 더 매력적이지 않았나 싶다.

 

 

흔히 오타쿠하면 애니에 심취한 사람들을 연상하게 되는데 <전차남>을 보면 오타쿠는 다양한 분야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변에 덕후라 부를만한 사람이 없어 그 실체를 잘 몰랐는데 일본의 덕후들은 대충 이렇게 생활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된다. 이 드라마를 보면 알 수 있듯 일본에서도 오타쿠의 이미지는 꽤나 부정적이었던 모양이다. 그나마 <전차남> 덕분에 이미지가 다소 개선됐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인지는 감이 안 온다.

 

 

주인공 야마다 츠요시의 오타쿠 친구로 나오는 게키단 히토리는 컬투의 정찬우를 닮은 외모로 우리나라에서 한때 화제가 된 바 있다. 또한 걸그룹 카라가 일본에 알려지기 전부터 자신이 진행하는 방송에서 자발적으로 카라 예찬론을 펼쳐 카라가 일본에 진출하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방송에서는 많은 사람들을 웃기는 예능인이지만 의외로 진지한 면이 있어 소설을 집필하기도 했다. 어쨌든 <전차남>에서 그가 선보인 '바다거북의 산란' 연기는 잊을래야 잊을 수가 없을 것이다.

 

 

등장인물이 워낙 많아서 기억에 남는 사람들도 그만큼 많다. 그 중 하나가 야마다 츠요시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진카마 미스즈이다. 주인공에게 계속해서 고통을 주는데 악역으로 분류하자니 모호하다. 이 역할을 맡은 시라이시 미호는 아나운서로 데뷔한 후 연기를 병행해 여러 작품에 나름 비중있는 역할로 출연했다. 다만 과거의 이력 때문인지 <전차남>에서 폭력적인 부분을 제외하면 실제 그녀의 이미지와 흡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평균 20%를 상회하는 대박 시청률에 힘입어 두 편의 스페셜이 제작되었다. 시간이 남아돌아 주체할 수가 없는 지경이라면 굳이 말리지는 않겠으나 웬만하면 안 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왕 본편을 봤으니 끝까지 보겠다는 마음에 시청했지만 왜 만들었나 싶을만큼 쓰레기 중의 쓰레기다. 웬만하면 제작진의 노고를 생각해 이렇게 혹평하는 경우가 별로 없는데 이건 해도 너무해서 한마디 한다. 4a48ce6bd337a49541d321626156110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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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 나카마 유키에(야마다 나오코 역), 아베 히로시(우에다 지로 역), 나마세 카츠히사(야베 켄조 역), 노기와 요코(야마다 사토미 역)

정보 : 총 10회. 평균 시청률 7.9%

추가 : 스페셜 3편(2005, 2010, 2014년), 영화 4편(극장판 - 2002년, 극장판 2 - 2006년, 영능력자 배틀로얄 - 2010년, 라스트 스테이지 - 2014년), 스핀오프 드라마 2편(야베 켄조 경감 - 2010년, 야베 켄조 경감 2 - 2013년)

OST : 엔딩 - 오니츠카 치히로 <월광>

 

 

국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드라마 시리즈. 자칭 '초미인 마술사' 야마다 나오코가 일본과학기술대학의 교수 우에다 지로와 함께 초능력자가 있다는 곳에 찾아가 숨겨진 트릭을 간파하고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주제는 비교적 심각하지만 전체적으로 코믹한 분위기 속에 드라마가 진행된다. 국내에도 상당한 수의 팬을 보유하고 있다.

 

 

원래 2000년에 만들어진 시즌 1의 시청률은 밤 11시에 방영된 탓도 있고 해서 시청률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시청자들 사이에서 DVD 제작 요청이 쇄도함은 물론 시즌 2 방영을 원하는 목소리가 많아 시리즈가 이어지게 되었다. 자료를 찾아보면 실제로 시즌 3까지 평균 시청률이 꾸준히 상승했음을 알 수 있다. 제작진조차도 이렇게까지 오랫동안 사랑받으리라고는 처음부터 예상하지 못했을듯. 올해 1월 시리즈를 완결짓는 마지막 극장판이 일본에서 개봉되었다. 이제 더이상 새로운 <트릭>을 볼 수 없다니 그저 아쉬울 따름이다.

 

 

시즌 1이 나올 당시 나카마 유키에는 갓 스무살에 처음으로 분기제 드라마 주연을 맡은 기대주 정도에 불과했다. 36세였던 아베 히로시는 모델 시절 이름을 알린 후 배우로 데뷔, 초기에는 잘나가다가 장기간 침체기를 겪던 상태였다. 두 사람 모두 <트릭>을 발판 삼아 지금까지 연기자로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나가고 있다. 시즌 1 이후 14년이 지난 현재 나카마 유키에는 어느새 30대 중반에 접어들었고, 아베 히로시는 올해 50세가 된다니 세월이 참 빠르게 흘러감을 새삼 느끼게 한다.

 

 

에피소드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고정적으로 등장하는 주인공 및 그와 관련된 인물들을 제외하고 각각의 사건마다 다른 게스트가 출연한다. 시즌 3까지만 해도 조연급의 중견배우들로 가득했는데 스페셜과 극장판이 거듭되면서 캐스팅이 화려해졌다. 최근에 제작된 스페셜이나 영화의 출연진을 보면 격세지감이 들기까지 한다.

 

 

엔딩을 맡은 오니츠카 치히로는 <월광>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창법도 특이한데다 어둡고 우울한 분위기의 노래가 드라마와 잘 어우러져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에 힘입어 시즌 2와 3의 엔딩 역시 그녀가 담당했다. 오니츠카 치히로가 부른 노래들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스페셜과 극장판 2의 엔딩이었던 조엘의 <럭키 마리아>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맑고 투명한 목소리가 인상적인데 의외로 아는 사람이 적어 검색을 해도 찾기가 쉽지 않다.

 

 

일본이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의 천국이라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일 것이다. 의외로 <트릭>도 OSMU의 훌륭한 사례 가운데 하나이다. 드라마 시리즈에 이어 극장판도 제작되고, <트릭>의 스토리를 담은 소설과 만화도 간행되었으며, 심지어 닌텐도 DS용 게임까지 발매되었다. 여기에 드라마와 영화의 DVD, OST까지 합치면 <트릭>의 금전적인 가치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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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유위강

각본 : 맥조휘, 장문강

출연 : 양조위(진영인 역), 유덕화(유건명 역), 증지위(한침 역), 황추생(황지성 역), 진혜림(이심아 역), 여문락(젊은 진영인 역), 진관희(젊은 유건명 역), 두문택(아강 역), 유가령(메리 역), 오진우(예영효 역), 여명(양금영 역), 진도명(심등 역)

 

 

LG 유플러스 TV 덕분에 보게 된 명작 시리즈. 진작에 봤어야 할 영화였는데 이제라도 보게 되어 다행이다. 다만 설정면에서 흡사한 <신세계>를 먼저 봤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2편은 1편 이전의 과거, 3편은 1편 이후의 사건을 다뤘다. 2, 3편 모두 어느 정도 몰입도 있게 만들어졌으나 사족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후속편을 통해 흥행수익은 늘어났을지 몰라도 첫 편에서 만족했더라면 전체적인 완성도는 더 낫지 않았을까. 3편까지 제작한다는 <신세계> 역시 같은 이유에서 걱정이 앞선다. 1편에 한정한다면 역대급 느와르 영화라고 평가할만 하겠다.

 

 

주연인 양조위와 유덕화의 내면연기도 뛰어났지만 내가 <무간도>를 보는 내내 주목했던 배우들은 증지위와 황추생이었다. 둘 다 주연같은 조연으로서 위압감있는 연기로 영화를 끌고 나갔다. 2편은 여문락과 진관희가 표면상의 주연이었을 뿐 사실상 증지위와 황추생이 진정한 주연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얼굴에 '카리스마'라고 써붙이고 다니는 황추생은 물론이고 둥글둥글하고 익살스럽기만 할 것 같은 외모와는 달리 정말 삼합회 보스가 아닌가 할 정도로 내공있는 연기를 보인 증지위를 알게 된 것이 가장 큰 소득이었다. 그나저나 상관과 부하 관계로 나오는 황추생과 유덕화가 1961년생 동갑내기라니. 황추생은 딱 그 나이로 보이는데 유덕화가 지나치게 동안인건가.

 

 

중간중간에 흘러나오는 채금의 노래 '피유망적시광'이 귀를 사로잡았다. 영화가 끝난 후에도 계속 여운이 가시지 않아 검색을 통해 원곡을 들었다. 전체적으로 좋은 노래인데 반주없이 부른 도입부가 마음속 깊은 곳을 잔잔하게 울린다. 한창 중국어에 빠져있던 10년 전 이후 오랜만에 중국 노래의 매력에 빠졌다. 역시 좋은 음악은 언어를 뛰어넘어 만인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느꼈다.

 

 

그동안 1편에서 수염을 기르고 나온 양조위의 이미지에 익숙해져 있었는데, 3편에서는 깨끗하게 면도를 하고 나와 다른 사람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달라진 모습에 적응이 힘들었다. 약간 느끼해보인다고 할까. 알고 보니 메리 역의 유가령과 2008년에 결혼에 골인했다고 한다. 두 사람의 감동적인 러브스토리는 MBC의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 방영된 바 있다. 멋진 남자 양조위와 그의 헌신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유가령의 앞날에 축복이 가득하기를 빈다.

 

 

모든 것이 좋았는데 평소 홍콩영화를 잘 안 봐서 그런지 광동어가 상당히 낯설었다. 말이 너무 빨라 자막을 다 읽기도 전에 넘어가버린다. 극장에서 관람했다면 내용을 이해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렸을듯. 언젠가 기회가 되면 광동어를 배워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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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 이가라시 타카히사의 소설 <아빠와 딸의 7일간>

출연 : 타치 히로시(카와하라 쿄이치로 역), 아라가키 유이(카와하라 코우메 역), 카토 시게아키(오오스기 켄타 역)

정보 : 총 7회. 평균 시청률 13.9%

OST : 주제가 - 유키 <호시쿠즈 선셋(별가루 선셋)>

 

 

보통의 가정에서 볼 수 있듯 평소 소원했던 아빠와 딸이 우연한 사고를 계기로 영혼이 서로 바뀌게 되면서 벌어지는 황당한 이야기를 그렸다. 예전 90년대에 나왔던 정준, 김소연 주연의 영화 <체인지>나 드라마 <시크릿 가든>과 비슷한 설정을 사용했다. 다만 앞에서 언급한 두 작품과 달리 서로 영혼이 바뀐 대상이 부녀지간이라는 것이 조금 신선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줄여서 '아딸칠'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일단 영혼이 바뀐 것은 어쩔 수 없다 치고 원래대로 돌아와야 스토리가 완성된다. 애초에 설정 자체가 비현실적이다 보니 해결하는 과정도 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중반까지는 그런대로 흥미로운데 마무리가 아쉽다.

 

 

오키나와 출신인 아라가키 유이는 이 드라마를 찍은 2007년부터 <연공>, <하나미즈키> 등 각종 영화와 드라마에서 주인공을 맡으며 지금까지도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헤어스타일을 단발로 바꿨고, 최근 출연한 <리갈 하이> 시리즈에서 기존의 청순가련 이미지를 어느 정도는 탈피한 것으로 보인다.

 

 

10~12회까지 제작되는 일반적인 일드와는 달리 제목에 걸맞게 7회에서 완결된 것이 특이하다. 일부러 맞춰서 끝낸 것은 아니고 국회의원 선거와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중계 일정이라는 사정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됐다는 것이 함정. 그런데 7회에서 끝난 게 딱 떨어지는 맛도 있고 더 늘려봤자 스토리만 루즈해질 뿐 더 나아질 것도 없을 것 같아 차라리 잘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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