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퍼렐 윌리엄스의 플레이트 사진만 올렸는데, 사실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Hollywood Walk of Fame)에 갔을 때 플레이트를 쭉 따라 걸으면서 아는 이름 찾는 재미가 쏠쏠했다. 발견할 때마다 사진을 찍다보니 우리나라에서 알려진 사람들 위주로만 골랐는데도 수십 장이나 됐다. 그냥 넘어가기 아쉬워서 이렇게 따로 포스팅을 해보려고 한다.
사실 명예의 거리에 이름을 올리는 데에 특별한 기준은 없다. 애초에 어느 정도로 유명해야 스타인지 정해져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냥 적당히 알려져있고 자릿세 개념으로 소정의 금액을 납부하면 판을 만들어준다고 한다.
아폴로 11호(Apollo 11)
1969년 7월 20일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아폴로 11호와 그 조종사 닐 암스트롱, 에드윈 올드린, 마이클 콜린스가 함께 그 이름을 새겼다. 보통은 스타를 상징하듯 별 모양인데 특이한 케이스. 셋 중에서도 사령관이자 가장 먼저 달에 첫 발을 내딛은 암스트롱이야 워낙 유명하고, 올드린은 본명보다 '버즈'라는 별칭으로 더 알려져있는데, 픽사의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의 주인공 가운데 하나인 버즈 라이트이어의 '버즈'가 바로 그에게서 따온 이름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콜린스는 가장 인지도가 떨어지는 안습한 인물로, 우라사와 나오키의 만화 <20세기 소년>에서도 불쌍한 존재의 상징처럼 언급된다.
퀸(Queen)
1970년대와 80년대를 풍미한 영국의 전설적인 록밴드 퀸. 브라이언 메이, 로저 테일러, 프레디 머큐리, 존 디콘의 4인조로 구성되었으며, <We Will Rock You>, <We Are The Champions>, <Bohemian Rhapsody> 등 수많은 명곡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하다. 보컬인 프레디 머큐리는 1991년 에이즈로 유명을 달리했는데, 올해 11월에 그를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로널드 레이건(Ronald Reagan)
미국의 제40대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 1980년대 냉전 체제 속에서 강한 미국을 이끌었던 그의 원래 직업이 영화배우였다는 사실은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가 대통령에 당선되기 20년 전인 1960년에 이름이 새겨졌다.
프랭크 시나트라(Frank Sinatra)
OB 베어스의 레전드 박철순을 기억하는 팬이라면 절대 잊지 못할 불후의 명곡 <My Way>를 남긴 프랭크 시나트라. 가수이자 영화배우였던 그는 1940년대부터 인기 스타였다. 당시 여학생들의 우상으로 떠오르면서 현재 동아시아권에서 10대~20대 댄스그룹을 지칭하는 '아이돌'의 최초 사례가 되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래리 킹(Larry King)
텔레비전, 라디오 진행자 래리 킹. 출연자의 말문을 막히게 하는 날카로운 질문으로 명성이 높았던 그는 CNN에서 자신의 이름을 걸고 만든 <래리 킹 라이브(Larry King Live>를 25년간 진행했다. 결혼을 8번, 이혼을 7번이나 한 개인사가 있다.
토마스 에디슨(Thomas Edison)
위인전을 통해 수많은 어린이들의 머릿 속에 발명왕으로 각인됐던 토머스 에디슨. 하지만 실제로 그가 처음 발명한 것은 생각보다 많지 않고, 이미 존재하던 물건을 개량해서 판매하는 데 중점을 둔 사업가에 가까웠다고 한다. 영화촬영기와 영사기를 발명하고(사실은 직원이 개발했는데 특허를 자신의 이름으로 등록했다고 한다), 영화사를 운영하며 영화 산업 발전에 기여한 점이 인정되어 사후 명예의 거리에 이름을 올렸다.
제임스 카메론(James Cameron)
27억 달러의 흥행 수익으로 역대 1위, 1300만이 넘는 관객으로 국내 외화 가운데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아바타>의 감독 제임스 카메론. 뛰어난 상상력을 바탕으로 <터미네이터>, <에일리언 2>, <터미네이터 2>, <타이타닉> 등 만드는 영화마다 엄청난 흥행을 기록했다.
실베스터 스탤론(Sylvester Stallone)
왕년의 액션 스타 실베스터 스탤론. 무명이었던 그를 스타덤에 올려준 <록키> 시리즈, <람보> 시리즈, <클리프행어> 등의 작품으로 아놀드 슈워제네거와 함께 당대 액션 배우의 대명사로 꼽혔다.
콜린 퍼스(Colin Firth)
<킹스맨>을 통해 미중년 액션 배우로 자리매김한 콜린 퍼스. <브리짓 존스의 일기> 시리즈, <맘마 미아>, <킹스 스피치> 등에 출연하면서 원래 잘생겼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중후함이 더해져 더 멋있어지고 있다.
아놀드 슈워제네거(Arnold Schwarzenegger)
<터미네이터> 시리즈로 최고의 액션 배우가 된 아놀드 슈워제네거. 오스트리아 출신이며 역대 최고라 꼽힐 정도로 전설적인 보디빌더였다. 그런 이미지를 활용해서 미국으로 넘어온 후 <야만인 코난>, <터미네이터>, <코만도>, <프레데터> 같은 액션 장르에서 강점을 드러낸 한편, <유치원에 간 사나이> 같은 코믹한 영화에도 출연해 반전 매력을 뽐냈다. 영화계에서 얻은 인기를 발판삼아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 출마해 당선되며 이민자의 성공 사례, 일명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었지만 딱 거기까지 였다.
마릴린 먼로(Marilyn Monroe)
당대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섹스 심벌이었던 배우 마릴린 먼로. <이브의 모든 것>, <나이아가라>, <신사는 금발을 좋아해>, <뜨거운 것이 좋아> 등의 작품으로 유명하며, 특히 <7년만의 외출>에서의 환풍구씬은 지금까지 회자되며 다양한 매체에서 패러디될 만큼 그를 상징하는 장면으로 남아있다. 하지만 개인사는 행복과는 거리가 멀어서 결혼을 세 번이나 했고, 존 F. 케네디 대통령과의 염문설이 퍼져있던 가운데 1962년 의문의 죽음을 맞는다. 그의 사후 두번째 남편이었던 조 디마지오가 매주 그의 무덤에 찾아가 장미꽃을 놓아둔 것 때문에 <서프라이즈>에서 소개되는 등 세기의 로맨티스트인 것처럼 포장됐으나, 사실 디마지오는 결혼 생활동안 먼로에게 상습적으로 폭력을 행사해서 1년도 못 가 이혼했다.
레이 찰스(Ray Charles)
시각장애를 극복하고 소울과 R&B는 물론 다양한 장르에서 천재성을 발휘했던 가수 레이 찰스. <Hit The Road Jack>으로 잘 알려져있으며, 1990년대에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 국적의 가수 파파 위니가 댄스곡으로 편곡해 부른 <I Can't Stop Loving You>의 원곡자이기도 하다. <Ellie My Love>는 특이하게도 일본의 밴드 사잔 올스타즈의 <いとしのエリ(이토시노에리: 사랑스러운 에리)>를 번안한 곡이다.
잉그리드 버그만(Ingrid Bergman)
스웨덴 출신의 전설적인 배우 잉그리드 버그만. <카사블랑카>,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가스등>, <잔 다르크>, <오리엔트 특급살인> 등의 작품에 출연했다. 미모와 뛰어난 연기력을 모두 인정받아 아카데미상(영화), 에미상(TV), 토니상(연극)을 모두 수상했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캐스팅 때는 원작자인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직접 그를 주인공으로 지명했다는 뒷이야기가 있다.
찰리 채플린(Charles Chaplin)
'어수룩해 보이는 복장과 콧수염, 지팡이'하면 떠오르는 천재 희극배우이자 영화감독이었던 찰리 채플린. <황금광 시대>, <시티 라이트>, <모던 타임즈>, <위대한 독재자> 등 수많은 명작을 남긴 그는 공산주의자로 오해를 받아 FBI의 수사를 받는 등 많은 고초를 겪기도 했다.
월트 디즈니(Walt Disney)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준 애니메이션의 아버지 월트 디즈니. <미키 마우스>를 시작으로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피노키오> 등 동화를 원작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을 제작해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가 만든 꿈의 세계는 디즈니랜드를 통해 충실히 구현되어 지금도 많은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그가 세운 월트 디즈니 컴퍼니는 계속된 확장을 통해 애니메이션계를 넘어서 미국내 방송은 물론 전세계 영화산업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빈 스컬리(Vin Scully)
'다저스의 목소리'라 불리며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전담 캐스터로 활동했던 빈 스컬리. 1950년부터 브루클린 다저스의 캐스터로 활동을 시작해 88세가 되던 2016년에 은퇴할 때까지 무려 67년간 현역으로 활동했다. 미드 <X 파일>의 작가는 다저스의 팬이라 이 사람의 성을 따서 주인공의 이름에 붙였다.
지미 헨드릭스(Jimi Hendrix)
천재적인 연주 실력과 상식을 뛰어넘는 퍼포먼스로 이름을 떨쳤던 위대한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 에릭 클랩튼, 제프 벡 같은 당대의 유명 기타리스트들마저도 그의 기타 연주를 처음 접하고는 위기의식을 느꼈다고 할 정도로 같은 업계 사람들에게서 인정받는 능력자였다. 하지만 그는 재능을 제대로 꽃피워보지도 못하고 2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레이스 켈리(Grace Kelly)
짧은 배우 생활에도 불구하고 우아함이 깃든 미모로 전설이 된 배우 그레이스 켈리. 모나코 공 레니에 3세와 세기의 결혼식을 올린 것으로 유명하다. 1982년 교통사고로 영화 그 자체였던 삶을 마감했다.
빌리 조엘(Billy Joel)
이제는 나이들어 흘러간 가수가 됐지만, 엘튼 존과 더불어 피아노 하면 생각나는 빌리 조엘. <Piano Man>, <Honesty>, <Uptown Girl> 등의 명곡을 남겼다. 2008년 현대카드 슈퍼콘서트를 통해 성황리에 내한 공연을 가진 바 있다.
첫번째 날 일정은 이것으로 마무리하고 다음 포스팅부터 본격적인 LA 여행에 대해 다루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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