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인천에서 14시 40분 비행기를 타고 10시간이 넘게 걸려서 한국시간으로는 12월 15일이 됐는데, 시차 때문에 LA는 12월 14일 오전 8시 40분 쯤이라 하루를 이득봤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 글에서부터 거듭 얘기하지만 워낙에 쫄보다 보니 비행기가 난기류에 흔들릴 때마다 심장이 철렁거려 제대로 잠을 이룰 수 없었다. 피곤하니까 나도 모르게 잠깐씩 잠이 들긴 했는데 오래가진 못했다. 다 합쳐서 세 시간도 못 잔 것 같다. 옆좌석에 앉은 학생으로 보이던 사람은 잘만 자던데...
여기는 미쿡이다
입국 심사를 받으러 가는 길에 성조기를 보니 미국에 왔다는 실감이 난다. 외국어로 병기해놓은 안내 문구 같은 것을 제외하면 주변에 보이는 모든 말이 영어로 써져있다.
오바마 형이 반겨줬다
생전 처음 겪는 장시간의 비행에 지친 나를 오바마형이 반겨준다. 2015년이니까 이 때의 미합중국 대통령은 오바마였다.
그 땐 그냥 넘어갔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뭔가 희한하다. 인천공항이나 김포공항에서 당시의 대통령이었던 박근혜나 지금의 문재인 대통령 사진을 본 기억은 없는 것 같은데... 우리나라에서 저렇게 하면 그 정부의 성향이 어떻건 간에 엄청난 반대에 직면하지 않을까. 미국은 야당도 대통령의 권위를 존중해주고, 시민들도 딱히 거부감을 갖지는 않는 모양이다.
이제 자유다!
잔뜩 긴장하면서 뭐라 대답해야할지 준비하고 있었는데 입국심사는 별일 없이 끝났다. 수하물도 찾고 이제 자유의 몸이 되었다. 그땐 아는게 없어서 포켓와이파이는 생각도 못하고 대신 현지에서 쓸 수 있는 T-모바일 유심칩을 사가지고 왔다. 칩을 끼우고 매뉴얼에 적힌대로 따라하니 미국 번호가 생겨서 신기했다.
LA에 왔음을 실감하게 하는 나무
공항을 빠져나왔으니 일단 버스를 타야되는데 타는 곳을 찾지 못해 한참을 헤맸다. 다시 공항으로 돌아와 안내 데스크에 일하시는 할아버지에게 여쭤본 끝에 겨우 제대로 찾아냈다.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시내버스를 탈 수 있는 정류장에 도착했다. 옆에 있는 나무를 보니 정말 LA에 오긴 왔나보다. 하늘은 맑고 공기도 따뜻해서 우리의 첫 해외여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순조로울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한 시간도 못 가서 황당한 일을 겪게 될 줄은 그땐 미처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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