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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워커스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감한 스카이워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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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2차전에 이어 오늘 삼성화재 블루팡스와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선수들은 현대의 홈인 천안 유관순체육관으로 자리를 옮겨 3차전을 가졌습니다. 플레이오프 때도 대한항공 점보스와 현대가 주말 이틀 연속으로 경기를 펼친바 있었죠. 최소 하루는 휴식을 취해야 선수들이 보다 나은 경기력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는데, KOVO와 KBS의 목표인 관중 동원과 시청률에 밀려 이런 기형적인 일정이 나오고 말았네요.



경기 전 인터뷰에서 현대의 김호철 감독은 덤덤한 태도로 이야기를 풀어나갔습니다. 반면 삼성의 신치용 감독은 적극적인 자세로 경기를 풀어나갈 것임을 밝혔습니다. 평소 두 감독의 스타일을 생각한다면 의외다 싶었는데요. 멘트가 서로 뒤바뀌었다고 생각될 정도였습니다.



경기의 뚜껑은 열렸습니다. 오늘 역시 삼성 안젤코의 화력은 대단했습니다. 1, 2차전과는 달리 1세트부터 펄펄 날아다녔죠. 토스가 좋지 못해 연달아 블로킹벽에 막히기도 했지만 그 부분만을 제외한다면 역시 그는 탁월한 해결사였습니다. 힘도 힘이지만 체력은 또 왜 그리도 좋은지요. 팀 공격의 50%를 담당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이틀 연속으로 경기에 나서 전력을 다하면 지칠 법도 한데 높은 타점과 강력한 파워는 어제와 변함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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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사의 부재로 접전 상황에서 급격히 무너지며 2경기를 내준 현대는 오늘 경기에서도 마찬가지 원인으로 첫 두 세트를 삼성에게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어쩌다 동점 혹은 역전에 성공하더라도 점수차를 벌리지 못하고 다시금 역전을 허용했습니다. 항공과의 3차전에서와 마찬가지로 김호철 감독은 또다시 박철우를 3세트에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습니다. 박철우는 감독의 기대에 부응, 해결사 역할을 맡아 분위기를 반전시켰고 현대는 여유있는 점수차로 3세트를 접수하며 역전의 희망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11:10으로 삼성이 근소하게 앞서던 4세트에서 오늘 주심을 맡은 일본인 국제심판 사카이데 오사무의 결정적인 오심이 나왔습니다. 삼성 손재홍의 스파이크가 이선규의 손가락을 맞고 바운드가 되어 후인정이 재빨리 쫓아가 공을 살렸습니다. 하지만 사카이데 주심은 이미 안테나를 넘어서 날아갔기 때문에 아웃이라는 판정을 내린 것입니다. KBS 중계진들은 여러 차례 리플레이를 보여주며 심판의 판정을 이해하기 힘들다고 했습니다. 역시 중요한 승부처였던만큼 김호철 감독도 비디오 판독을 요청한 끝에 감독관으로부터 노카운트 선언을 얻어냈습니다. 이대로 넘어가나 했지만 이번에는 신치용 감독이 감독관의 선언이 규정과 어긋남을 들어 다시 항의를 했죠. 신감독의 어필이 받아들여져 삼성의 득점으로 인정됐습니다. 이후 현대 선수들은 맥이 풀린듯 연달아 점수를 헌납하며 결국 무릎을 꿇어야 했습니다.



사실상 승패를 갈랐던 이 부분을 두고 배구와 관련된 각종 게시판에는 양팀 팬들의 격렬한 싸움이 벌어졌습니다. 특히 현대팬들은 신치용 감독이 장시간의 항의를 통해 감독관의 선언을 무효화한 점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신치용 감독의 항의 자체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고 봅니다. 규정에 의거해 어필을 해서 유리한 판정을 이끌어냈을 뿐이니까요. 항의의 정도가 심하다 싶으면 심판이 재량으로 신감독에게 조치를 취했을테구요. 이 정도의 어필은 김호철 감독도 해왔지 않습니까.



오히려 문제는 심판의 미숙한 판단에 있었다고 봅니다. 더 큰 원인은 이렇게 중요한 경기에 외국인 심판을 배정한 KOVO측에 있구요. 나라마다 룰이 조금씩 다른 문제도 있고, 합의판정의 과정에도 어려움이 있습니다만 오늘처럼 선수나 감독의 어필이 힘들어지는 경우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죠. 언어가 통해야 항의도 제대로 전달이 될 수 있으니까요. 스포츠 국제 교류라는 취지는 좋지만 현실적인 문제점을 놓치지 않았나 생각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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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우승을 차지한 삼성화재 블루팡스 선수들에게는 축하를, 시즌 내내 용병의 부재 속에서도 투혼을 발휘하며 챔피언결정전에까지 올라온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선수들에게는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부디 다음 시즌에는 좋은 외국인 선수를 영입해서 김호철 감독의 지도 아래 혼연일체가 되어 다시 우승 트로피를 되찾아오기 바랍니다.



사진 출처: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홈페이지(http://www.skywalker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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