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 어떻게 보셨나요?
이미 1차전을 아쉽게 내준 현대 입장에서는 반드시 이 경기를 잡고 천안으로 돌아가야 반격을 노릴 수 있습니다. 그만큼 필사적으로 임할 수밖에 없는 경기였죠.
1세트 25-19로 따내면서 선수들 컨디션이나 분위기는 괜찮다고 봤는데, 2세트 공격이 삼성의 낮은 블로킹벽에 연달아 막히더니 3세트 이후 완전 의기소침 모드로 돌입하면서 지고 마네요. 양 사이드의 공격이 침묵하는 가운데 오로지 통하는 공격이라고는 하경민, 윤봉우의 중앙 속공밖에 없었고, 그나마도 계속 써먹다보니 삼성의 수비에 막히면서 효과가 사라져버렸습니다.
안젤코는 도저히 막을 방도가 없네요. 1세트에 여러 차례 막히고 범실도 잦아서 오늘은 해볼만 하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2세트 이후 컨디션을 되찾으면서 뻥뻥 큰 공격을 만들어내네요. 분명 오늘 블락도 여러 차례 당하긴 했는데 워낙 힘이 세다보니 블락아웃이 무수히 쏟아지는군요. 손끝에 맞고 바운드가 되긴 해도 후방 수비가 받기 힘든 곳까지 날아가버립니다. 이 선수는 제풀에 체력이 떨어지든지 아니면 부상을 당해서 출전을 못하는 것 밖에는 막아낼 방도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부상을 바라는건 아닙니다만...
후위에 있는 삼성 노인정 선수들 온몸을 날려 현대의 공격을 받아냅니다. 리베로 여오현, 역시 말이 필요없습니다. 손재홍도 필사적으로 디그를 해냈습니다. 이렇게 악착같이 살려낸 공을 최태웅이 띄우면 안젤코가 어떻게든 공격을 성공시킵니다. 이게 삼성의 주 공격 패턴이었습니다. 간단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누가 봐도 단순한 이 패턴을 막아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다보니 현대의 블로커들은 언제든지 안젤코를 주시하지 않을 수 없었죠. 삼성의 세터가 누굽니까. 우리나라 최고의 세터 최태웅입니다. 3세트 이후에는 현대 블로커들을 따돌리며 모든 선수들에게 골고루 토스를 올려줬고,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존재감 없는 용병 로드리고
반면 현대의 공격진. 로드리고는 말할 것도 없고 후인정, 송인석, 박철우 모두 좋지 못했습니다. 공격 성공률이 30%는 될까요;; 코스가 좋다 싶으면 삼성 수비진은 여지없이 디그를 해냈고, 블락에 막히든지 블락을 피하다 아웃이 됐습니다. 화력면에서도 여러 명의 선수들이 삼성의 안젤코와는 비교가 되지 못했구요. 공격을 할 수 있는 선수는 풍부한데 중요한 순간에 해결사 역할을 해 줄 에이스가 없었습니다. 어쩌다 득점을 올려도 스스로 맥을 끊어버리는 서브 범실... 흔들림이 전혀 없었던 최태웅과는 달리 권영민의 토스도 안정적이지도 못했고, 띄우는 토스마다 상대방이 뻔히 예측할 수 있는 코스로 가며 경기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삼성 선수들은 평소 보여왔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경기를 침착하게 이끌어 나갔고, 반면 현대는 2세트에서 비참하리만큼 공격이 삼성의 벽에 막히며 스스로 무너져갔습니다. 경기에 패한 것도 패한 것이지만 분위기면에서 심각한 타격을 입었습니다. 1차전과 2차전에서 모두 1세트를 먼저 따내고도 뒷심 부족으로 역전패를 당했으니 오죽하겠습니까.
내일 천안에서 벌어질 3차전은 편안한 마음으로 지켜보고자 합니다. 어차피 현대는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할 수도 있었던 팀이었던만큼 이번 시즌 이 없이 잇몸으로 용케 여기까지 올라온 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우승은 정규시즌에 이미 포기했었죠. 그렇더라도 홈에서의 경기이기 때문에 부디 3차전만큼은 잡아서 자존심은 세워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는게 사실입니다. 부디 내일은 홈팬들 앞에서 최선을 다해 후회없는 일전을 벌여주길 기대하겠습니다.
사진 출처: 마이데일리 http://www.mydaily.co.kr/news/read.html?newsid=200804031552482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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