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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워커스

2008-09 V리그 현대캐피탈 vs 대한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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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 2년쯤 전인가 친구 생일에 올림픽공원 제2체육관에서 있었던 현대캐피탈 vs 상무 경기를 관전한 이후 처음으로 배구 경기를 관람했습니다. 그때는 친구가 배구에 별로 흥미가 없었던데다 좀 늦어서 경기가 이미 진행중이었고, 당시 용병이었던 숀 루니를 출전시키지 않고도 세트스코어 3:0으로 경기내용이 일방적이었기 때문에 봐도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2. 아, 제가 배구 경기장에 찾아간건 이번이 세번째입니다. 처음은 1993년도인가요. 아버지의 손을 잡고 장충체육관에 갔죠. 성균관대 경기였던걸로 기억하는데, 경기 끝난 후 화장실에 갔다가 당시 성대 소속이던 임도헌, 신진식, 故 김병선 선수 등을 바로 앞에서 보고 인사하며 기뻐했던게 생각나네요.


3. 어제 경기는 저녁 7시에 열릴 예정이라 여유있게 간다고 5시 30분에 출발했는데, 버스에서 내려 송내역에서 지하철을 갈아탔을 때 이미 6시 50분이었네요. 다행히 급행을 타고 동인천에서 내려 다시 도원역에서 하차하니 7시 15분밖에 안 됐더군요. 인터넷에서 찾아가는 길 검색할 때 택시탈 필요없다는 글을 본 것 같은데, 초행길인데다 시간도 촉박하고 눈까지 내려서 그냥 택시를 탔더니 정말 금방 도착하더군요. 서둘러 표를 사서 경기장에 들어갔더니 다행히 양팀이 연습중이었네요.


4. 만원에 가까울 정도로 많은 관중이 모인 가운데 현대 응원석 쪽에 겨우 자리를 잡고 경기를 지켜봤습니다. 평소 보던 TV 중계화면과는 다른 각도라 느낌이 새로웠는데요. 덕분에 세터의 중요성을 잘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현대의 권영민 세터가 라이트 박철우에게 백토스를 올려 1:1 찬스를 만들어줄 때는 전율이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5. 평소 현대 선수들의 서브력이 그냥 약하다고만 생각했는데, 항공 선수들의 서브와 비교해보니 정말 약하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현대 쪽은 살살 서브를 올리고 권영민, 이선규 두 선수는 네트에 가깝게 목적타 서브를 넣는 것과는 달리, 항공 선수들은 팡팡 소리가 크게 날 정도로 강한 서브를 구사했습니다. 그러다보니 현대 쪽에서는 리시브가 흔들리는 경우가 몇 차례 있었고 대부분은 공격 실패로 연결됐습니다.


6. 게다가 하필이면 오늘따라 현대의 장기인 블로킹이 잘 나오지 않았습니다. 백어택도 속공도 보기 힘들었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가 3:0으로 승리했습니다. 매 세트마다 1~2점차 승부로 진행됐는데 막판 집중력에서 현대가 강한 면모를 보이며 손쉬운 승리를 따낼 수 있었습니다. 경기장의 자리가 좁다보니 허리가 아파서 경기가 빨리 끝났으면 했는데 마침 현대 선수들이 소원을 이뤄줬네요^^;


7. 경기가 끝난 후 중계석으로 달려가 김세진 해설위원과 악수했습니다. 평소에는 없어도 잘 지냈지만 꼭 이럴 땐 디카가 없는게 한스럽네요. 경기장 밖으로 나가니 선수들이 버스에 타는 중이더군요. 몇몇 선수들을 바로 옆에서 볼 수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칼라 선수가 느낌상 가장 커보였습니다. 김세진 해설이나 이선규 선수는 같은 2m 대라도 180cm인 제 키와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았는데 말이죠^^;


8. 여성팬들이 정말 많더군요. 특히 항공의 한선수 세터 인기좋더라구요. 괜히 올스타 투표 1위가 된게 아닌듯하네요. 싸인과 기념촬영은 물론이고 팬들이 선수들에게 먹을 것도 전해주고 참 보기좋았습니다.


9. 다음엔 천안에서 홈경기를 보고 싶네요. 제가 좋아하는 스포츠팀 치고 연고지가 수도권에 있는 팀이 없네요. 야구의 기아는 홈구장이 광주, 애정이 많이 식긴 했지만 KBL의 KTF는 더 먼 부산입니다. 그나마 천안은 가까운 축에 속하는군요. 지하철로도 천안까지 갈 수 있으니 교통편도 괜찮은 편이구요. 언제 한 번 빅매치를 골라서 가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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