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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WBC] 지루했던 일본 vs 쿠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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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부터 일어나 행여 가족들이 깰까 소리를 줄여가며 봤던 일본 vs 쿠바의 2라운드 1조 첫 경기. 하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옛말이 틀리지 않더군요. 3회부터 일찌감치 승부가 기울어지며 나머지는 보나마나 한 그런 경기였습니다.


2m에 가까운 장신에 100마일이 넘는 불같은 직구를 뿌려댄다던 쿠바의 선발 채프먼은 몸쪽 공에 인색한 주심의 스트라이크에 적응하지 못한데다 일본 타자들이 2 스트라이크 이후에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공을 계속 커트해내는 바람에 초반부터 난조를 보였습니다. 이미 2회에 볼넷 2개를 내줬지만 나갔던 주자들이 모두 작전 미스로 횡사하는 바람에 겨우 위기를 넘겼습니다. 직구는 위력적이라 할만 했으나 변화구는 확연히 볼이라는게 보일 정도라 그다지 효과적이지 못했습니다.


3회부터 체인지업으로 카운트를 잡기 시작했는데 이게 또 밋밋하게 들어가는 바람에 안타를 얻어맞기 시작했습니다. 연속 안타로 만루를 채우며 결국 채프먼은 강판되고 말았죠. 바뀐 투수가 폭투로 1점을 헌납했고, 설상가상으로 배터리 간에 의견충돌로 쿠바는 점점 좋지 않은 상황에 몰리고 말았습니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은 일본은 3회에만 4득점을 올리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짓습니다.


반면 일본의 선발 마츠자카 다이스케는 메이저리거다운 모습을 보이며 6이닝동안 5피안타 무실점에 삼진을 무려 8개나 잡아내며 쿠바의 타선을 요리했습니다. 쿠바 타자들은 마츠자카의 공을 제대로 건드리지도 못했습니다.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성급하게 승부하거나 공을 끝까지 제대로 보지 않고 크게 휘두르며 상대를 도와줬죠. 아마도 조별 예선에서 11개의 홈런을 쳤던게 오히려 독이 된듯 싶습니다.


결국 일본은 이후 2점을 추가, 공수 모두에서 흔들린 쿠바에 6-0으로 승리하며 기분좋은 첫 승을 따냈습니다. 우리에게 패하기는 했지만 역시 일본 야구는 강하네요. 앞으로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 관심이 가지 않을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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