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이야기

나는 일본 문화가 재미있다 - 김지룡

반응형


일본 문화를 즐기는 유학생이던 김지룡을 문화평론가로 변모하게 한 작품입니다.


전에 <인생 망가져도 고!>에서 김지룡씨에 대해 간단하게 언급했지만, 공부한답시고 일본에 갔다가 아르바이트 아니면 노는 것으로 수 년을 보낸 사람입니다. 하지만 무작정 놀았던건 아니었습니다. 그는 일본의 만화책, 애니메이션, 게임, 드라마, 영화 등을 섭렵하며 일단 언어를 익혔습니다. '외국어를 가장 빠르게 배우는 방법은 그 나라의 문화를 접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지요. 그 말을 몸소 실천하며 일본어를 배우고 일본의 온갖 문화를 접하면서 일본 대중문화에 대한 안목을 키워나갔습니다. 그리고 나중에는 일본의 문화를 역사, 사회, 경제 등 여러 분야와의 관계를 통해 바라보는 경지에 이르게 됩니다. 그런 그가 1998년에 쓴 책이 바로 <나는 일본 문화가 재미있다>입니다.


이 책은 당시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스에서 활약하던 선동열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하지만 다른 책처럼 야구 이야기 혹은 한국인의 자긍심 이야기만 하다가 끝나는게 아닙니다. 일단 주니치, 그리고 주니치가 원수처럼 생각하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이하 교진) 두 팀의 관계를 통해 간토-간사이 사람들에 대해 언급합니다. 여기까지는 평범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요미우리에 대한 언급에서부터 이야기는 점점 확대됩니다. 교진팬이 압도적으로 많은 이유를 언론, 경제와 연결시켜 설명하고, 끝에 가서는 각팀을 일본 정당에 빗댄 얘기를 소개하는데, 이게 또 꽤 그럴듯 합니다.


전에 이규형씨가 쓴 <J.J가 온다>에 대해서도 소개한 적이 있는데, 둘 다 똑같이 일본 문화를 우리나라에 알리는 것을 주제로 하고 있지만, 이 책과 이규형씨 책의 가장 큰 차이점은 평론이 존재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있습니다. <J.J가 온다>의 경우는 단순히 일본의 문화 자체를 소개하는 것에 그치는 반면, 이 책은 문화와 역사, 사회, 경제 등 여러 분야와의 관계, 장단점, 문화의 시작과 발전과정, 그리고 미래 등을 작가가 자신의 지식과 생각을 기반으로 써내려간 것이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뭐, 저처럼 볼줄만 알지 사고력은 결여된 사람은 도저히 쓰기 힘든 책입니다. 김지룡씨는 작가로서 썰을 풀어나가는 능력도 대단하지만, 그에 앞서 일본 문화에 대한 방대한 지식, 독특한 접근법과 다양한 관점, 그리고 날카로운 평론가로서의 능력이 있기에 이런 책을 쓸 수가 있었던게지요. 더군다나 이 책이 11년 전에 나왔다는 것을 감안하면 더 좋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네요. 하여튼 부러운 능력자입니다.


올해 들어서만 김지룡씨 책을 벌써 세 권이나 읽었네요. 그만큼 재미도 있고 내용도 좋다는 뜻이 되겠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제 입맛에는 딱 맞는 작가군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