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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J.J가 온다 - 이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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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10일 간의 휴식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갔지만, 전보다는 비교적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생겨서 그동안 읽지 못했던 책을 하나둘씩 보기 시작했습니다.


저에게는 생소하지만, 1980년대의 흥행작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 <어른들은 몰라요> 등의 감독으로 잘 알려진 이규형씨가 다년간 일본에서 생활하며 접한 일본의 대중문화를 이야기한 책입니다.


이 책이 출판된 것은 1998년인데요. 그전까지만 해도 우리 정부는 반일 정서와 불건전함(?)을 이유로 일본의 대중문화에 대한 정식 개방을 보류하고 있었죠. 볼 사람들은 '해적판' 등 음성적인 경로를 통해 다 접했습니다만. 아무튼 정부가 단계적으로 일본 문화 수입을 허용하기로 한 상황에서 일본의 대중문화를 소개하고, 우리의 대중문화가 일본의 그것과 경쟁할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예측한 것이 흥미롭습니다.


사실 이 책은 예전에도 대충이나마 두어 번 읽은 적이 있습니다. 다만 그때는 기본적인 배경지식이 없는 상태였던터라 머리에 그다지 남는 것이 없었는데, 한 2년 정도 일드를 열심히 보고 배우나 가수에 관심을 기울인 결과 내용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군요.


이번에 다시 한 번 보면서 몇 가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네요. 지금은 드라마하면 '게츠쿠'로 유명한 후지TV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드라마로 유명했던 방송국은 TBS였군요. 그리고 그저 평범한 중년배우라고 생각했던 스가와라 분타가 왕년에 잘나가는 액션배우였다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아울러 10년이 지난 현재 책에 소개된 연예인 인기의 판도가 바뀌었다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아무로 나미에, 나카야마 미호, B'z 등은 현재 활동이 뜸한 상태군요. 유명세를 탔다는데 저로서는 처음 보는 사람들도 많구요. 물론 SMAP처럼 그때의 인기를 현재까지 잘 유지하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스타 영화감독이었던 이규형씨는 이후에도 일본의 대중문화 등 일본과 관련된 서적을 계속 집필하면서 베스트셀러 작가로 변모했습니다.


일본의 대중문화가 우리나라에 들어온지 이제 10년이 된 2009년 현재 일본의 대중문화는 게임과 애니메이션, 소설을 제외하면 그다지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로 인해 빠져나가는 외화가 막대하긴 합니다만.


오히려 연예계는 배용준을 비롯한 배우와 보아 등의 가수가 일본에서 성공을 거두며 한류 열풍을 불러일으켰고, 비록 30대 이상의 여성이 주 구매층이지만 음반과 사진집, 영상물, 광고 등을 통해 많은 수익을 얻고 있죠. 또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구요.


반면 코믹한 캐릭터로 한국 가요계를 노크했던 초난강(쿠사나기 츠요시)이 처참하게 실패했고, 영화는 일본 대중문화 개방 초기에 <러브레터>나 <쉘 위 댄스>가 어느 정도 흥행에 성공했지만 이후 일본에서 많은 관객을 불러모았던 작품들조차도 50만 관객 동원이 힘겨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현재 한류 열풍이 점점 식어가고 있다지만 게임, 애니메이션은 일본이 압승하고 드라마와 영화, 음악은 우리가 우위를 점하는 구도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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