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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휴스턴의 20연승, 그들의 앞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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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애틀랜타 원정에서 호크스를 83-75로 꺾은 휴스턴 로켓츠. 이로써 휴스턴은 60년 리그 역사상 두 팀만이 달성했던 20연승에 성공하며 역대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들보다 앞서 20연승에 성공했던 팀은 1971-72시즌의 LA 레이커스와 1970-71시즌의 밀워키 벅스 둘 뿐입니다.



1월 29일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를 상대로 승리를 거둘 때만 해도 휴스턴의 지금과 같은 성적을 예상한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을 겁니다. 잘 해봐야 현상 유지로 하위시드를 받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것만 같았죠. 사실 지난해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탈락한 후 경질된 제프 밴 건디 감독을 대신해 이번 시즌부터 부임한 릭 아델만 감독과 휴스턴의 시스템이 맞지 않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많았었거든요. 그 때문인지 2008년이 시작될 때만 해도 휴스턴의 성적표에는 승보다 패가 더 많았습니다.


TEAM WIN STREAK DATE
1 Los Angeles Lakers 33 11/5/71 - 1/7/72
T-2 Milwaukee 20 2/6/71 - 3/8/71
T-2 HOUSTON 20 1/29/08 - present
4 Los Angeles Lakers 19 2/4/00 - 3/13/00
T-5 Boston 18 2/24/82 - 3/26/82
T-5 Chicago 18 12/29/95 - 2/2/96
T-5 New York 18 10/24/69 - 11/28/69
T-8 Dallas 17 1/27/07 - 3/12/07
T-8 Phoenix 17 12/29/06 - 01/29/07
T-8 Boston 17 11/28/59 - 1/1/60
T-8 San Antonio 17 2/29/96 - 3/31/96
T-8 Washington Capitols# 17 11/16/46- 12/30/46
T-13 Milwaukee 16 10/24/70 - 11/25/70
T-13 Los Angeles Lakers 16 12/11/99 - 1/12/00
T-13 Portland 16 3/20/91 - 4/19/91
T-13 Boston 16 12/19/64 - 1/22/65
T-13 Los Angeles Lakers 16 1/9/91 - 2/5/91



























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생각해보면 릭 아델만 감독이 추구하는 모션 오펜스가 휴스턴에 녹아들기 시작한 것도 이 시점부터였나 봅니다. 1패 후 5연승, 2연패 후 4연승을 거둔 후 1월 27일 유타 재즈에게 패배. 그 이후로 휴스턴은 패배라는 단어를 잊고 있습니다. 공격도 트레이시 맥그레이디가 중심이 되어 유기적으로 잘 돌아갈 뿐만 아니라 원래부터 강점을 보이던 수비 또한 살아나며 상대의 공격을 잘 차단하고 있습니다. 20연승을 달리는 동안 평균 득점은 101.1점인데 반해 평균 실점은 88.6점으로, 무려 12.5점이나 되는 득실 마진을 통해 볼 수 있듯 휴스턴의 공격과 수비는 모두 안정된 상태라고 하겠습니다.



물론 휴스턴이 20연승을 달리는 동안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12연승을 기록한 후 올스타 센터 야오밍이 왼쪽 발에 부상을 입으며 시즌 아웃된 것이죠. 원래 야오밍은 경기 중에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별탈 없이 시즌을 보낼 수 있는 선수입니다. 2002-03시즌 데뷔 이후 지난 시즌까지 경기당 출전 시간이 가장 많았던 것이 2005-06시즌의 34.2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무려 3분이나 늘어나 경기당 37.2분을 코트 위에서 보내야 했습니다. 그만큼 피로가 누적되었고 그것이 결국에는 부상으로 이어졌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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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와 팬 모두 휴스턴의 연승 행진은 12에서 멈출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20-10을 기록하던 센터가 빠져나갔으니 당연히 그런 예측이 나올 수 밖에 없었던 것이죠. 하지만 휴스턴의 기세는 식을 줄 모르며 이후에도 8승을 추가,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 무릎부상으로 야오밍이 장기간 결장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만 41세인 디켐베 무톰보가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고, 티맥이 과거 올랜도 매직 시절에 근접한 활약을 해주고 있는 덕분입니다. 



반대로 한계도 분명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일반인으로 따지면 칠순 노인과 다를 바 없는 무톰보의 출전 시간이 경기당 20분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물론 코트 위에 있는 시간만큼은 웬만한 젊은 센터 이상으로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습니다)과 함께 백업 빅맨이 부족하다는 점을 들고 싶습니다. 야오밍과 무톰보를 제외하면 휴스턴에는 6-11 이상의 빅맨이 없습니다. 앞으로의 일정도 그렇거니와 플레이오프가 시작되면 어느 팀을 만나든 골밑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게 마련이죠.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피지컬하게 변모하기 때문에 상대 빅맨을 일단 몸빵으로 막고 뚫리면 파울로 끊어줄 빅맨의 존재 가치는 매우 크다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휴스턴에는 그런 선수가 없다는 점이 앞으로 약점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싶네요.



이제 휴스턴은 이번 주말에 시작되는 험난한 일정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14일 홈 샬럿 밥캣츠전, 16일 홈 레이커스전, 18일 홈 보스턴 셀틱스전, 19일 원정 뉴올리언스 호넷츠전, 21일 원정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전, 22일 원정 피닉스 썬즈전이 그것입니다. 특히 마지막 4경기는 하루의 간격을 두고 두 번의 백투백으로 치러질 예정이어서 강팀과의 대결이라는 부담감과 체력 문제가 휴스턴 선수들에게 이중의 압박으로 다가갈 듯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무지막지한 일정은 휴스턴에게 스스로의 강함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기적과도 같은 휴스턴의 연승 행진이 언제까지 유지될지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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