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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영화 <서치(Searching)>의 내용을 일부 포함하고 있다. 결말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아직 영화를 관람하기 전이고, 이 작품에 큰 기대감을 갖고 있거나 자유로운 상상을 방해받고 싶지 않다면 '뒤로 가기'를 권한다.

 

 

감독: 아니쉬 차간티(Aneesh Chaganty)

각본: 아니쉬 차간티, 세브 오해니언(Sev Ohanian)

번역: 황석희

출연: 존 조(John Cho: 데이빗 킴 역), 데브라 메싱(Debra Messing: 로즈메리 빅 형사 역), 미셸 라(Michelle La: 마고 킴 역), 조셉 리(Joseph Lee: 피터 역), 사라 손(Sara Sohn: 파멜라 킴 역) 등

장르: 드라마, 서스펜스

상영시간(러닝 타임): 101분

 

오랜만에 만난 친구 덕분에 생각지도 못했던 문화생활을 했다. 영화를 같이 보시기로 했던 친구 어머님의 배려로 친구와 함께 CGV 신촌아트레온에서 <서치>를 보게 된 것이다.

 

인터넷에서 우연히 본 광고를 통해 영화의 예고편을 보면서 신선하다는 생각은 했지만, 아쉽게도 요즘 이래저래 바빠서 아마 볼 일은 없을 것 같았는데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영화를 봐서 정말 다행이고, 극장에서 상영하는 동안 못 보고 지나쳤다면 두고두고 후회했을 것 같다. 평소에 스스로를 운이 안 따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행운이 주어진 걸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가보다.

서치(Searching)서치

줄거리를 한 줄로 요약하면 '평범한 아버지가 실종된 딸을 찾기 위해 분투하는 이야기'다. <테이큰>을 비롯해 여러 영화를 통해 흔히 접했던 스토리지만, 이를 표현하는 기법과 단서를 찾아나가는 과정이 매우 신선하고 흥미로운 작품이다.

 

영화의 모든 씬은 컴퓨터 화면 안에서만 진행되고, 등장인물들이 주고받는 대화의 상당 부분은 아이맥과 아이폰의 카메라를 이용한 페이스 타임이나 채팅으로 이루어진다. 놀랍게도 영화용 카메라로 직접 찍은 장면은 단 1초도 없다.

 

애플(아이맥, 맥북, 아이폰)을 시작으로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텀블러, 유캐스트 등 다양한 회사의 제품이나 사이트가 연달아 등장하는데, 영화 진행이 대부분 컴퓨터의 모니터를 통해 이루어지는만큼 저절로 시선이 가게 된다. 이들로부터 제작비를 얼마나 지원받았는지는 몰라도 그 광고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주인공 데이빗은 실종된 딸을 찾는 과정에서 SNS를 대단히 잘 활용하고 있다. 이런 그의 능력에 끊임없는 의심과 기민함이 더해져 영화의 흐름은 여러 번 변하게 된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이 영화는 우리가 별 생각없이 인터넷상에 남긴 발자국이 잘못 사용되면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도 함께 경고하고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에도 인터넷상에 소위 '따봉충', '관종'이 많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타인의 불행은 아랑곳하지 않고 어떻게든 한 몫 챙겨보려는 사람은 어디에나 존재하나보다.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남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사람들의 행태를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실종과 추적을 다뤘다고 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마냥 심각한 것만은 아니다.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도 나름의 유머 코드가 담겨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웃었던 부분은 역시 '비버'였다. 2015년 이후 매년 한 번씩은 빌보드 차트 1위를 해도 한 번 굳어진 이미지는 쉽게 바뀌지 않는가보다.

 

아니쉬 차간티 감독은 2014년 구글의 스마트 안경 '구글 글라스'를 이용해 촬영한 동영상 '시즈(Seeds)를 통해 혜성처럼 나타난 인물이다. 어머니에게 좋은 소식을 전하기 위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인도의 고향집까지 가는 과정과 소식을 듣고 어머니가 보인 반응을 2분 30초 분량의 짤막한 영상에 담아냈다. 광고 영상 본연의 목적인 제품 홍보는 물론 감동이라는 코드를 통해 영상을 보는 이들의 감성적인 부분까지 자극하며 디지털에 휴머니즘을 접목시켰다.

 

그는 이 동영상으로 구글에 스카우트되어 2년간 관련 분야에서 활약하다가 영화감독으로 인생의 방향을 틀었다. 그런 그의 첫번째 장편 영화가 바로 <서치>이다. 탁월한 컴퓨터 활용능력과 창의적인 발상, 여기에 감성까지 담아낼 수 있는 능력을 겸비한 그가 아니었다면, 이토록 완성도 높은 결과물이 나오기 힘들었을 것이다.

 

주인공 데이빗 킴 역으로 출연한 존 조는 <해롤드와 쿠마> 시리즈와 <스타 트렉> 시리즈, <콜럼버스> 등에 출연했던 배우이다. 1972년 서울에서 태어나 6살 때 이민을 간 한국계 미국인이다. 차칸티 감독은 애초에 존 조를 주인공으로 설정해놓고 그를 섭외하기 위해 상당히 많은 공을 들였다고 한다.

 

감독은 처음부터 한국인 가정을 묘사하기로 작정한듯 주인공은 물론 부인 파멜라, 딸 마고, 동생 피터 역에 모두 한국계 미국인을 캐스팅했다. 이 가운데 파멜라 역을 맡은 사라 손은 과거 손담비, 가희와 함께 '에스블러쉬'라는 걸그룹에서 활동했던 특이한 이력이 있다.

 

영화 속에서 파멜라, 피터가 만드는 김치 검보(검보는 뉴올리언스 스타일의 수프)나 컴퓨터 화면 속에 깨알같이 들어있던 'Eomma Appa(엄마 아빠)', 아예 리스트에 한글로 찍혀있던 '엄마'에서 디테일하게 설정을 뒷받침하는 감독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촬영은 2주 만에 끝났는데 편집에만 2년이나 되는 시간을 투자했다고 한다. 영화 내에서는 아이폰이나 PC 카메라로 찍은 것으로 나오지만, 사실은 고프로(GoPro)로 촬영하고 다 그래픽으로 수정한 결과라고 한다. 어쩐지 그렇게 찍힌 영상치고는 화질이 너무 좋다 했다.

서치(Searching)영화 <서치> 포스터

국내 영화 평론가 대부분이 이 작품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리는 가운데, 씨네 21의 이용철 평론가는 '노력은 가상하나 사실 인디 진영에서 이미 시도된 것들의 조합'이라는 평을 남겨 인터넷상에서 뭇매를 맞고 있다. 신선한 기법을 극찬하는 관객들을 향해 사실은 그리 특별한 영화가 아님을 강조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그가 알고 있는 인디 진영의 감독 가운데 그 누구도 <서치>만큼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이미 이런 방법으로 영화를 제작한 이가 있다면 그 사람은 그 사람대로 선구자로 재조명받으면 되고, 일반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기법을 대중화하는 데 성공한 사람 역시 칭찬받아 마땅하다. 사람은 저마다 생각이 다르고 누구든지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출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의 평가가 영화계 지식인의 선민의식처럼 느껴지는 것은 그저 기분 탓일까. 

 

저예산 영화인 것은 분명해보이지만, 제작비를 알아보기 위해 구글링을 거듭해도 흥행 기록만 알리고 있을 뿐 이를 밝히는 사이트는 찾아볼 수 없었다. 다만, 현재 미국에서 총 수입 1500만 달러를 기록중이고, 지난주에만 900만 달러 이상의 수입으로 주간 박스오피스 순위 5위를 기록하고 있으며(현지시간 9월 11일 일간 순위 기준 4위), 우리나라에서는 1위를 달리는 가운데 오늘 내로 총 관객수 200만 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인터넷에서도 상당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지금처럼 입소문이 퍼진다면 <서치>의 흥행은 장기화되고 투자 대비 수익면에서 새로운 기록을 써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줄평: 신선한 기법과 탄탄한 시나리오, 거듭되는 반전으로 무장한 2018년 최고의 실속갑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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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턴오버

 

 

감독 : 리차드 커티스

각본 : 리차드 커티스

출연 : 돔놀 글리슨(팀 레이크 역), 레이첼 맥아담스(메리 역), 빌 나이(제임스 레이크 역), 리디아 윌슨(킷캣 역), 린제이 던컨(메리 레이크 역), 톰 홀랜더(해리 역), 마고 로비(샬럿 역)

 

 

<러브 액츄얼리(2003년)>의 감독이자 드라마와 영화로 제작된 <미스터 빈> 시리즈와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1994년)>, <노팅 힐(1999년)>, <브리짓 존스의 일기(2001년)>, <락 앤 롤 보트(2009년)> 등 여러 흥행작에서 각본을 담당한 리차드 커티스가 시나리오를 쓰고 직접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다.

 

 

주인공인 팀은 아버지로부터 레이크 가문의 남자들에게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듣게 된다. 처음에는 농담으로 여겼던 팀은 아버지가 시킨대로 어두운 벽장에 들어가 눈을 감자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모태솔로였던 팀은 그 특별한 능력을 여자친구를 만드는 데 사용하기로 결심한다. 런던에서 일하게 된 팀은 어느날 생각지도 못한 자리에서 메리를 알게 된다.

 

 

내가 이 영화에 빠져든 것은 8할이 귀여운 외모의 맥아담스 때문이다. 원래 여주인공인 메리 역은 조이 데샤넬로 내정되었으나 레이첼 맥아담스로 바뀌었다고 한다. 1978년생인 맥아담스가 1980년생인 데샤넬보다 두 살이 더 많은데 오히려 더 어려보인다. 데샤넬의 눈가가 자글자글한 주름으로 가득해서 그렇게 보이는 것 같다. 아직 데샤넬이 출연한 영화를 본 적이 없어 그녀의 모습이 스크린에서 어떻게 비치는지, 얼마나 연기를 잘 하는지 그런 것은 알지 못하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맥아담스가 출연했기에 <어바웃 타임>이 더욱 빛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그나저나 맥아담스가 우리 나이로 서른 일곱이라니.

 

 

너무나 매력적이던 맥아담스도 중간에 안경을 끼고 나오니 일반인스러웠다. 남자들의 경우는 가수 성시경처럼 안경을 통해 외모가 업그레이드되는 경우가 더러 있지만 여성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진한 화장과 안경은 서로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누나와 동생들이 기를 쓰고 라식, 라섹을 받거나 렌즈를 끼는 이유가 여기에 있나보다.

 

 

나에게도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지금의 나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 예전부터 갖고 있던 꿈을 이뤘을 수도 있고, 마음에 뒀던 사람과 달콤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거라 생각한다. 침대에 누워 잠들기 전에 내가 저질렀던 어처구니없는 실수들을 떠올리고 이불을 걷어차는 일도 없을 것이다. 이런 상상을 해보는 것은 때로는 그 순간을 즐겁게 만들기도 하지만, 그만큼 현실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반증이라 씁쓸하기도 하다. 지금의 나에게 안주하거나, 아니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달려가거나. 팀과는 달리 나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두 가지 밖에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리차드 커티스는 <어바웃 타임>을 통해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도록 우리에게 화두를 던지고 있다. 영화를 본 직후에는 여운이 남아있어 '삶의 소소한 부분에 감사하고 만족하는 것이 행복이구나'하는 생각을 했는데, 이제 와서 냉정하게 되돌아보니 메세지 자체는 맞는 말이지만 위화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모든 것은 특별한 능력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 능력이 없었다면 팀이 자신의 일적인 부분은 물론 사랑과 가족에 대한 모든 면에서 원하던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까.

 

 

다소 모순되는 점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잘 만들어진 영화이다. 위트 넘치는 대사나 커플간의 사랑을 다룬 것을 보면 전형적인 로맨틱 코메디인데, 가족에 대한 사랑을 따뜻하게 그려내 감동을 자아내는 요소가 많다. 개인적으로 액션이나 SF보다 적절히 웃음을 유발하는 코드가 섞인, 드라마에 가까운 영화를 선호하는데 그런 나의 기호에 딱 맞았다. 아직 <러브 액츄얼리>도 안 봤는데, 앞으로 커티스가 시나리오를 쓴 작품들을 열심히 찾아봐야겠다.

Posted by 턴오버

 

감독 : 유위강

각본 : 맥조휘, 장문강

출연 : 양조위(진영인 역), 유덕화(유건명 역), 증지위(한침 역), 황추생(황지성 역), 진혜림(이심아 역), 여문락(젊은 진영인 역), 진관희(젊은 유건명 역), 두문택(아강 역), 유가령(메리 역), 오진우(예영효 역), 여명(양금영 역), 진도명(심등 역)

 

 

LG 유플러스 TV 덕분에 보게 된 명작 시리즈. 진작에 봤어야 할 영화였는데 이제라도 보게 되어 다행이다. 다만 설정면에서 흡사한 <신세계>를 먼저 봤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2편은 1편 이전의 과거, 3편은 1편 이후의 사건을 다뤘다. 2, 3편 모두 어느 정도 몰입도 있게 만들어졌으나 사족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후속편을 통해 흥행수익은 늘어났을지 몰라도 첫 편에서 만족했더라면 전체적인 완성도는 더 낫지 않았을까. 3편까지 제작한다는 <신세계> 역시 같은 이유에서 걱정이 앞선다. 1편에 한정한다면 역대급 느와르 영화라고 평가할만 하겠다.

 

 

주연인 양조위와 유덕화의 내면연기도 뛰어났지만 내가 <무간도>를 보는 내내 주목했던 배우들은 증지위와 황추생이었다. 둘 다 주연같은 조연으로서 위압감있는 연기로 영화를 끌고 나갔다. 2편은 여문락과 진관희가 표면상의 주연이었을 뿐 사실상 증지위와 황추생이 진정한 주연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얼굴에 '카리스마'라고 써붙이고 다니는 황추생은 물론이고 둥글둥글하고 익살스럽기만 할 것 같은 외모와는 달리 정말 삼합회 보스가 아닌가 할 정도로 내공있는 연기를 보인 증지위를 알게 된 것이 가장 큰 소득이었다. 그나저나 상관과 부하 관계로 나오는 황추생과 유덕화가 1961년생 동갑내기라니. 황추생은 딱 그 나이로 보이는데 유덕화가 지나치게 동안인건가.

 

 

중간중간에 흘러나오는 채금의 노래 '피유망적시광'이 귀를 사로잡았다. 영화가 끝난 후에도 계속 여운이 가시지 않아 검색을 통해 원곡을 들었다. 전체적으로 좋은 노래인데 반주없이 부른 도입부가 마음속 깊은 곳을 잔잔하게 울린다. 한창 중국어에 빠져있던 10년 전 이후 오랜만에 중국 노래의 매력에 빠졌다. 역시 좋은 음악은 언어를 뛰어넘어 만인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느꼈다.

 

 

그동안 1편에서 수염을 기르고 나온 양조위의 이미지에 익숙해져 있었는데, 3편에서는 깨끗하게 면도를 하고 나와 다른 사람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달라진 모습에 적응이 힘들었다. 약간 느끼해보인다고 할까. 알고 보니 메리 역의 유가령과 2008년에 결혼에 골인했다고 한다. 두 사람의 감동적인 러브스토리는 MBC의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 방영된 바 있다. 멋진 남자 양조위와 그의 헌신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유가령의 앞날에 축복이 가득하기를 빈다.

 

 

모든 것이 좋았는데 평소 홍콩영화를 잘 안 봐서 그런지 광동어가 상당히 낯설었다. 말이 너무 빨라 자막을 다 읽기도 전에 넘어가버린다. 극장에서 관람했다면 내용을 이해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렸을듯. 언젠가 기회가 되면 광동어를 배워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Posted by 턴오버



4월 9일에 영화 <용의자 X의 헌신>이 개봉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일본에서 드라마로 제작되어 보는 이들은 충격에 빠뜨렸고, 또 올해 손예진, 고수 주연의 영화로 제작되어 개봉될 예정인 <백야행>의 원작 소설을 쓴 히가시노 게이고의 동명 작품 <용의자 X의 헌신>을 영화화 한 것입니다.


내용에 들어가기에 앞서 우리나라와는 다른 일본의 특이한 드라마 제작 방식을 설명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일본의 방송사들은 총 9~12회 분량으로 드라마를 제작해서 일주일에 한 편씩 3개월간 방영하는 분기제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드라마의 평균 시청률이 높게 나오거나 시청자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이 있으면 몇 개월 후 혹은 1년쯤 후에 일단 2시간 분량의 스페셜 드라마를 만들고, 수 개월 후에 영화를 제작해서 극장에 상영합니다. 즉, 드라마-스페셜-영화의 구조로 되는 것입니다. 인기가 조금 있는 드라마는 스페셜 단계에서 끝나지만, '돈이 될 것 같은' 작품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영화로 제작되어 수익을 극대화하게 됩니다. 이런 경우의 스페셜은 드라마와 영화 사이의 내용을 이어줌과 동시에 보는 이들의 흥미를 유발해서 후에 개봉할 영화의 잠재적인 관객으로 만드는 하나의 장치가 되지요. 스페셜에서 아예 대놓고 홍보를 하기도 합니다.


2001년 제작된 기무라 타쿠야 주연의 드라마 <히어로>는 30%가 넘는 평균시청률로 어마어마한 인기를 얻었던 작품이죠. 보통 늦어도 1년 후에 스페셜이 제작되었던 다른 작품과는 달리 <히어로>는 여러 가지 여건 때문에 무려 5년이 지난 2006년에 스페셜이 나왔고 바로 이듬해 영화화되어 흥행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이 스페셜 역시 드라마와 영화 사이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영화 홍보물 역할을 톡톡히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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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주연 후쿠야마 마사하루와 츠츠미 신이치

<용의자의 X의 헌신>도 마찬가지입니다. 2007년 후쿠야마 마사하루, 시바사키 코우 주연으로 드라마 <갈릴레오>가 제작되었습니다.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탐정 갈릴레오>와 <예지몽>을 드라마로 만든 것이죠. 성격이 특이한 천재 물리학자 유카와 마나부가 열정적인 여형사 우츠미 카오루와 함께 미궁에 빠진 사건을 해결한다는 내용입니다. 적당히 긴장감 있는 내용과 카라사와 토시아키, 히로스에 료코, 카토리 싱고, 아오이 소라, 호리키타 마키, 후카다 쿄코 등 호화 게스트진의 출연으로 21.9%라는 높은 평균 시청률을 기록했고, 그에 힘입어 2008년에 스페셜과 영화 <용의자 X의 헌신>이 나오게 된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반년 정도 늦게 개봉하게 되었는데요.


앞서 성공한 드라마를 영화화한 예로 <히어로>를 들었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듯 일본 현지에서는 엄청난 성공을 거뒀죠. 하지만 우리나라로의 수출을 겨냥해 일부 씬을 부산에서 촬영하고 이병헌과 백도빈(배우 백윤식의 아들이자 얼마전 정시아와 백년가약을 올린)까지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겨우 25만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쳐 흥행 참패를 기록하고 말았습니다.



같은 작품이 일본에서는 성공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실패한 원인이 어디에 있을지 한 번 생각해봤습니다. 저는 가장 큰 원인이 '내용이 연결성'에 있다고 봅니다. <히어로>를 본 대부분의 일본 관객들은 드라마부터 시작해 스페셜을 거쳐 영화를 감상하는 데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등장인물도 거의 동일하고 내용이 어느 정도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게다가 개봉 1년 전에 스페셜이 나왔기 때문에 이를 통해 시청자들을 고스란히 극장으로 흡수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영화 <히어로>만이 '짠'하고 나타났을 뿐입니다. 오직 영화로서 다른 작품들과 극장에서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일본 관객들은 '극장판에서는 어떤 내용이 전개될까?'하는 기대감을 가졌던 것과는 달리 우리 관객들 앞에서는 그저 여러 영화들 가운데 하나였을 따름이지요. 주인공인 쿠리우 코헤이라는 검사가 이전에 어떤 활약을 했는지 아무 것도 알지 못한 채 앞의 내용이 싹둑 짤린 것만 같은 상태에서 <히어로>를 영화로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흥미를 일으키지 못하는 영화였을 것 같네요. 아마 저 25만 관객의 상당수도 드라마 <히어로>를 이미 감상한 일드 매니아분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번에 개봉될 <용의자 X의 헌신>도 잘못하면 <히어로>의 뒤를 따르게 될 우려가 있습니다. 저같은 일드 매니아들은 드라마 <갈릴레오>와 스페셜까지 모두 섭렵한 상태라 개봉일이 빨리 다가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지만, 대다수의 분들에게는 그저 한 편의 추리영화에 지나지 않을 수가 있겠지요.


혹시 <용의자 X의 헌신>을 보실 분은 내용 이해를 위해 미리 <갈릴레오>와 스페셜을 보셨으면 하는게 제 마음입니다. 똑같이 재미가 없어도 영화만 보고 '아~ 재미없네'하는 것과 앞의 내용을 모두 알게 된 후 영화를 보고 조금 실망하는 것과는 달라도 한참 다르니까요. 이왕이면 <갈릴레오>를 모르는 분들도 재미있게 보실 수 있는 작품이라면 더 좋겠지만요 ^^

Posted by 턴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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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는 영화관 근처에도 가질 않아서 올해는 한 편이라도 극장에서 보고 싶은데, 뭘 볼까 고민하던 차에 마침 괜찮은 영화가 나왔네요. <삼국지연의(이하 '삼국지')>를 주제로 한 영화 <삼국지: 용의 부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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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를 읽어보신 분들은 물론 읽지 않으신 분들도 배경지식에 관계없이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일듯 싶네요. 물론 저처럼 <삼국지>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반가운 영화입니다. 아마 저같은 사람들을 극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제작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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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에 나왔듯이 유덕화, 매기큐, 홍금보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유덕화가 촉의 맹장 조운 역, 매기큐는 위의 조조의 손녀 조영 역, 홍금보는 나평안 역으로 등장합니다. 조영과 나평안은 소설에 등장하지 않는데, 영화에서만 등장하는 인물로 보입니다. 홍금보는 이 영화에서 무술감독으로도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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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에는 수많은 영웅들이 등장하는데, 이 영화에서 조운의 라이벌급으로 등장하는 장수는 남자도 아닌 여자, 게다가 가상의 인물입니다. 일부 삼국지 애호가들은 이 부분을 마음에 들어하시지 않더군요. 이왕이면 사실적인 장면을 영화로 담아냈으면 좋지 않았겠느냐 하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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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 부분이 크게 거슬리지는 않네요. 그저 <삼국지>의 한 장면을 영화화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만족합니다. 어차피 모든 영화에는 주인공급으로 여성이 한 명쯤은 등장하게 마련이고, 저는 수동적으로 남성의 사랑을 받는 캐릭터보다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갖는 캐릭터를 선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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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연인> 등 고전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영상미가 돋보입니다. 영화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비쥬얼적인 측면에서도 눈이 즐거울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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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조운도 그렇지만 백발의 조운도 참 멋집니다. 내일 모레가 50인 유덕화. 그 빼어난 용모는 나이를 먹어도 변치 않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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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 관우, 장비 등 다른 영웅들도 등장한다는데, 주인공이 조운인지라 나오는 분량은 극히 제한적일듯 싶습니다. 추후에 다른 작품을 통해 다른 영웅들도 만나볼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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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에서 두번째에 있는 사람이 홍금보 맞죠? 얼마 전에 그가 사망했다는 오보로 홍콩이 발칵 뒤집혔다는데 그는 아직 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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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기획에서부터 개봉까지 모두 14년이 걸렸고, 총 2000만 달러 이상의 제작비가 들었다고 합니다. 이 작품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세트며 특수효과를 위한 비용만 해도 어마어마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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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출연자의 수도 상상을 초월하겠죠. 중국만이 만들 수 있는 작품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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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스케일 크고 화려한 작품을 스틸컷 몇 장으로 소개하기는 힘들겁니다. 직접 영화관에서 스크린을 통해 봐야 그 참맛을 느낄 수 있을듯 하네요.




사진 출처: Daum 영화 http://movie.daum.net/movieInfo?mkey=42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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