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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t LA/경기 결과

[NBA] LA 레이커스, 통산 15번째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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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코비를 처음 알던 2000년부터 2002년까지 레이커스는 리그 3연패를 달성하며 왕조를 구축했습니다. 이후에도 2년동안 우승에 근접한 팀으로서 챔피언쉽에 도전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학생이었던 저로서는 오전에 하는 경기를 보기가 쉽지 않았던터라 영광의 순간들을 함께 하지는 못했습니다. 그저 뉴스로만, 하이라이트로만 우승하는 장면을 보며 기뻐했을 뿐이었지요. 게다가 우승을 밥먹듯이 하다보니 애정과 간절함이 지금보단 덜 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동안 코비가 헤쳐온 역경은 자세하게 설명드리지 않아도 다들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비교적 평탄한 커리어를 보내며 3개의 반지를 낀 리그의 미래에서 이기적인 선수로 낙인이 찍혔고, 리그 최고의 득점기계로 거듭났지만 원맨팀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최악이 될 뻔했던 지난 시즌은 바이넘의 활약과 가솔의 합류로 승승장구하며 전화위복이 되는듯 했지만, 보스턴의 3인방의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절치부심하며 준비했던 이번 시즌, 치열했던 82경기 끝에 1번 시드를 차지했지만 휴스턴과 덴버에 고전하며 비아냥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끝내 파이널 진출에 성공한 레이커스는 결국 올랜도를 4-1로 제압했고 코비 자신은 파이널 MVP를 차지했습니다.


3연패를 달성했던 시점으로부터 7년이 지났고, 제가 본격적으로 코비와 레이커스의 경기를 보기 시작한 2006년을 기준으로 하면 벌써 4년째가 되었습니다. 코비 자신이 가장 마음 고생이 심했겠지만 레이커스의 부침을 지켜본 팬들의 심정도 만만치 않았을 겁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구요. 인터넷상에서 낚시꾼들의 떡밥으로 자주 이용되기도 했고, 원인제공자가 누구냐에 관계없이 '코비팬 vs 비코비팬'의 구도로 수없이 언쟁이 벌어져 서로 상처를 입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레이커스의 우승, 그리고 코비의 파이널 MVP 수상으로 그 설움을 모두 훌훌 털어버릴 수 있었습니다.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너무도 가슴벅찬 나머지 감격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정작 코비 자신은 아이처럼 웃으면서 코트를 방방 뛰어다녔지만 말입니다. 레이커스 팀에 래리 오브라이언 트로피가 수여되고, 코비가 빌 러셀 어워드를 수상하는 장면을 보면서도 역시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수년 간의 실패 끝에 값진 결과를 얻게 된 것이 이렇게 기쁠 수가 없었습니다. 이젠 정말 속이 다 후련합니다.


여담이지만 지난 파이널 6차전에서 패배 직전에 TD 뱅크노스 가든에 울려 퍼진 보스턴팬들의 '굿바이송'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나나나나~ 나나나나~ 헤이헤이헤이~ 굿바이~' 이 간단한 노래를 들으면서 한편으로는 패배를 받아들이면서도 다른 한 구석에서는 복수심이 불타오르더군요. 꼭 파이널에서 다시 만나 스테이플스에서 보스턴을 떡실신시키고 '굿바이송'을 부르는 것이 제 목표 가운데 하나였는데 안타깝게도 성사되지 않았네요. 물론 가넷이 건강해서 보스턴이 올라왔다면 승부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겠구요. 오늘 같은 경우는 레이커스가 원정팀인데다 올랜도에 대해서 별다른 원한이 없기 때문에 전혀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정말로 관대한 올랜도팬들은 레이커스가 플로어에서 시상식을 갖는 것도 양해했고, 끝까지 남아 박수를 보내줬습니다. 올랜도 선수들 끝까지 잘 싸웠고, 팬들에게도 정말 고마움을 느낍니다.


경기가 끝난지 몇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흥분이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스포츠팀이 레이커스 말고도 몇 개 더 있는데, 가장 많은 시간과 관심을 들였던 팀이 바로 레이커스이다보니 그에 비례해 기쁨도 큰 것 같습니다. 우승이라는게 이렇게 좋은 것이었군요.


이번 시즌 내내 고생했던 레이커스 선수들(코비 브라이언트, 파우 가솔, 라마 오덤, 앤드루 바이넘, 트레버 아리자, 데렉 피셔, 조던 파마, 룩 월튼, 사샤 부야치치, 조쉬 파월, 섀넌 브라운, D.J. 벵가, 쑨 위에, 애덤 모리슨, 그리고 시즌 중에 팀을 떠난 블라디미르 라드마노비치와 크리스 밈까지), 필 잭슨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탭들, 오늘 잘 싸워준 올랜도 선수들, 그외에 28개팀 선수들 모두 수고 많았습니다. 이제 다음 시즌까지 어떻게 기다려야할지 걱정됩니다. 다음 시즌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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