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턴오버1위 :: 2018/10 글 목록

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우리 시간으로 10월 13일에 2018 NBA 프리시즌 LA 레이커스 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대결이 있었다. 시범경기가 시작된 이후 지금껏 하이라이트로만 지켜봤는데, 이것이 처음으로 보는 라이브였다.

 

특히 이번에 가세한 르브론 제임스의 활약을 기대했으나, 프리시즌 마지막 경기라 르브론은 휴식을 취했다. 브랜든 잉그램, 라존 론도, 조쉬 하트 역시 마찬가지였고, 워리어스의 케빈 듀란트도 출전하지 않았다.

 

지난 번 두 팀의 대결이 매우 흥미로웠던지라 이 날도 좋은 승부를 펼칠 것이라 생각했는데 아쉬웠다. 승패와 관계없이 그저 르브론이 중심이 된 레이커스의 선수들이 호흡을 맞춰나가는 과정을 보고싶었는데 무산되고 말았다.

 

골든스테이트의 '스플래시 듀오' 스테판 커리와 클레이 탐슨의 3점은 세금과도 같았다. 지난 시즌까지는 그렇게 든든하기 그지없던 그들의 3점 하나하나가 차가운 비수처럼 무겁게 느껴졌다.

 

수비로 이름난 팀들도 막지 못하는 워리어스의 공격을 새롭게 가세한 선수들이 수비전술에 아직 적응하지 못했을 레이커스가 못 막는 건 당연했다. 신인들은 정신을 못 차리고 뻥뻥 뚫리며 와이드 오픈 찬스를 수도 없이 제공했다. 어설픈 로테이션 수비로 페인트존도 쉽게 공략당했다. 시범경기라 이 정도에서 그쳤지 정규시즌이었으면 제대로 털렸을 것이다.

 

부상에서 컴백한 후 두번째 경기였던 론조 볼이 스타팅으로 나섰다. 3점은 그런대로 괜찮았는데 라인 안쪽에서는 아직도 슛이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뉴페이스들과 제대로 손발을 맞추지 못했을텐데도 순간적인 센스로 빠르게 찔러주는 패스는 여전했다.

 

신인 중에서는 2018 드래프트에서 전체 47번으로 뽑힌 우크라이나 출신의 포워드 스비 미카일루크가 눈에 띄었다. 명문 캔자스대학을 나온 그는 203cm의 키에 슛이 좋은 선수이다. 정확도도 훌륭했고 쏴야할 타이밍에 머뭇거리지 않고 과감하게 던지는 게 마음에 든다. 작년의 카일 쿠즈마처럼 스틸픽이 되길 바란다.

 

외출하느라 후반은 못 봤는데 전반까지 다른 신인들이 눈에 띄지 않더니 경기 결과와 스탯을 보니 후반에 활약했나보다. 미카일루크를 제외하면 아직 정보가 부족해서 어떻다 판단하기에는 조금 이른 것 같다. 시즌 시작 전까지 로스터를 15명으로 맞춰야하니 그 중 몇 명은 방출되겠지만.

 

레이커스의 마이클 비즐리와 랜스 스티븐슨이 골든스테이트 선수들과 신경전을 벌이다 테크니컬 파울을 받고 퇴장당했다. 프리시즌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4년 연속으로 파이널에서 맞붙었던 르브론과 워리어스의 관계, 한 성깔 하는 론도와 비즐리, 스티븐슨의 존재를 감안하면, 이번 시즌 네 차례 맞붙을 두 팀의 승패는 물론 신경전도 볼만 할 것 같다.

 

전력상으로나 팀웍면에서 다년간 호흡을 맞춘 골든스테이트의 우세가 예상되지만, 메이저리그의 LA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경우처럼 캘리포니아를 대표하는 두 도시를 연고로 한 두 팀이 만들어 갈 새로운 라이벌리가 기대된다.

Posted by 턴오버

화창한 일요일 오후, 10월 3일부터 10월 9일까지 여의도공원에서 열리고 있는 '서울정원박람회 2018'에 다녀왔다. 원래 어제 가고 싶었지만 25호 태풍 콩레이의 영향으로 오전까지 비가 내린 탓에 오늘로 연기했다. 다행히 태풍은 물러가고 긴 팔이 조금 덥게 느껴질만큼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박람회를 구경했다.

9호선 국회의사당역9호선 국회의사당역 3번 출구

9호선 국회의사당역 3번 출구나 5호선 및 9호선 여의도역 3번 출구로 나가서 도보 5분이면 여의도공원에 도착한다. 9호선 국회의사당역을 이용했는데, 여의도역에서 내렸더라면 급행열차를 탈 수 있었다. 왜 여의도역은 5호선만 있다고 생각했을까. 어쨌든 출구를 나서면 행사 안내요원도 있고 길 안내가 잘 되어 있어서 손쉽게 목적지까지 당도할 수 있다.

서울정원박람회 2018서울정원박람회 2018 - 동대문구

행사장에 들어서면 온갖 예쁜 꽃들이 오는 이들을 반긴다. 서울특별시에서 주관하는 박람회답게 각 자치구들이 저마다의 테마로 보기도 좋고 사진 찍기에도 좋은 공간을 아름답게 꾸몄다. 동대문구는 부모님 세대인 어른들의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옛날 전화기도 그렇고 벽에 붙은 포스터, 장독대까지...

서울정원박람회 2018서울정원박람회 2018 - 강남구

강남구는 수수한 느낌에 가을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정원을 선보였다. 화려할 것만 같은 강남의 이미지와는 상반된 작품이다.

서울정원박람회 2018서울정원박람회 2018 - 서초구

올해로 강남구에서 분리된 지 30주년을 맞은 서초구는 그런 의미가 담겨있어서 그런지 알록달록한 색상의 꽃을 배치해서 경사스러움을 표현한 것 같다.

서울정원박람회 2018서울정원박람회 2018 - 노원구

경춘선이 지나가는 노원구의 정원은 기찻길 옆에 피어있는 꽃들을 그대로 옮겨 심은 것 같은 느낌이다. 다른 구의 정원도 더 있었는데 사진 찍으려고 줄을 선 사람들이 많아 미처 카메라에 담지 못했다.

서울정원박람회 2018신난 나비

사방에 널린 게 꽃이라 나비와 벌들은 신이 났다. 사람들은 눈이 즐거워서 만족스럽고 곤충들은 꿀을 실컷 딸 수 있으니 그야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행사이다.

서울정원박람회 2018

온갖 종류와 색상의 장미를 구경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서울정원박람회 2018

하얀 장미에 일부러 파란색을 물들인 것 같은 신기한 장미.

서울정원박람회 2018

색상은 마음에 들었지만 속이 너무 꽉 차있어 미적으로는 조금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었던 장미.

서울정원박람회 2018

흔히 볼 수 있는 형태와 색상의 장미.

하나의 가지에 조금씩 다른 여러 가지 색깔의 장미가 피어있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될 수 있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붉은 장미만큼 매혹적이지는 않았지만 노란 장미의 화사하고 선명한 색상도 마음에 들었다.

서울정원박람회 2018

꽃 외에도 다른 볼거리도 많았다. 여러 업체 및 단체에서 나와 구경도 하고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부스가 마련되어 있었다. 이곳은 천연 염료로 천을 염색하는 곳이었다. 노란색이 아주 예쁘게 나왔다.

서울정원박람회 2018솜사탕

행사에 먹거리가 빠지면 섭섭하다 귀여운 캐릭터 솜사탕을 파는 가게를 비롯해 즉석에서 스테이크를 구워주는 곳, 스시 등 여러 종류의 푸드트럭을 볼 수 있었다. 저마다 특색 있는 메뉴를 취급하는 푸드트럭이 요즘은 대세인가보다.

여의도공원에는 1945년 해방 이후 중국에 있던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요인들을 태우고 여의도 비행장에 착륙했던 C-47 수송기와 같은 기종이 전시되어 있다.

공군 창군 60주년 기념탑 또한 여의도공원에 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랴. 공군병 출신이라 안 찍고 지나갈 수 없었다.

고양 화전동 대한송유관공사 화재고양 화전동 대한송유관공사 화재

태풍으로 구름이 씻긴듯 사라져서 하늘이 맑았는데, 국회의사당 뒷편으로 먹구름 같은 것이 보인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화전동에 있는 대한송유관공사의 휘발유 탱크가 폭발해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더니 그 연기가 여의도에서도 보이는 모양이다. 아무쪼록 빨리 진압되길 빈다.

돌아가는 길에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지하상가에 들렀다. 여성복을 취급하는 가게가 많아서 그런지 연인보다는 친구, 모녀지간으로 보이는 사람들로 붐볐다. 몇 년 전에 갔을 때는 거의 한국인 위주였는데, 어떻게들 알고 오는건지 이제는 외국인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빽다방빽다방

지하상가 입구에 빽다방이 있는데 지하상가에 가는 사람들마다 여기서 하나씩 사들고 가는듯 빽다방 컵을 들고다니는 사람들이 제법 눈에 띄었다. 빽다방이 생긴 이래 처음으로 가봤는데 확실히 맛은 그럭저럭이지만 가성비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저 정도 양의 아이스라떼가 겨우 3천원이라니. 페이코로도 결제가 가능하니 앞으로 자주 이용해야겠다.

 

20대까지는 꽃에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고 살았는데, 점점 나이를 먹으면서 감수성이 풍부해진 탓인지 꽃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봄에는 도쿄와 오사카에서 벚꽃을 실컷 즐겼고, 여름에는 능소화라는 꽃을 알게 됐으며, 가을 들어서는 가까운 곳에서 열리는 꽃 축제를 찾아다니고 있다. 지난 번에 갔던 신촌국제꽃시장은 생각보다 꽃이 너무 적어 조금 실망했던 것이 사실인데, 이번 서울정원박람회에서는 다양한 꽃을 실컷 볼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혹시 아직 안 가봤다면 10월 9일까지 행사가 이어지므로 공휴일을 이용해 가족, 친구나 연인끼리 예쁜 꽃을 즐기면서 추억도 남기고, 근처에 있는 세종대왕 동상을 구경하며 한글날의 의미도 되살려보기를 권한다.

'슥삭슥삭'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정원박람회 2018  (2) 2018.10.08
신촌국제꽃시장 2018  (2) 2018.09.23
Posted by 턴오버

도쿄 신주쿠

도쿄 생활 2018.10.03 02:21

집(나카노)에서 가장 가까운 번화가이자 일본에서 살던 1년 중에 최소 300일은 지나쳤던 곳이다. 물론 환승 때문에 그냥 지나친 적이 대부분이었지만, 퇴근 후에 잠깐 들러서 쇼핑하기에도 부담 없고 주말에 가서 구경하기에도 좋았다. 정기권이 있었던 덕분에 가고 싶으면 하루에 몇 번이라도 갈 수 있었다. 일본 생활 초기에는 돈도 아끼고 동네 구경도 할겸 걸어서 가보기도 했는데 50분 정도면 신주쿠에 도착했다.

신주쿠역 동쪽 출구신주쿠역 동쪽 출구

5개 회사(JR, 오다큐, 케이오, 도영지하철, 도쿄메트로)의 노선 9개(야마노테선, 사이쿄선, 쇼난신주쿠라인, 츄오 쾌속선, 츄오-소부선 각역정차, 오다와라선, 케이오선, 오에도선, 마루노우치선)가 지나가는 신주쿠역이 있다. 세계에서 하루 평균 이용객이 가장 많은 역으로 기네스북에 올라있을 정도다.

신주쿠역 13, 14번 플랫폼신주쿠역 13, 14번 플랫폼

JR만 해도 노선이 다섯 개에 플랫폼이 16개다. 당연히 출퇴근 시간마다 붐비는데, 특히 전철에 구겨지듯 타야하는 출근시간대가 최악이다. 야마노테선은 2~3분마다 한 대씩 올 정도로 배차간격이 짧은데도 항상 꽉꽉 찬다. 고탄다-오사키-시나가와 쪽에 있는 회사에 다니는 승객이 많으므로 만약 신주쿠에서 탈 때 자리가 없었다면 거의 시나가와까지 쭉 서서 가야한다.

 

여러 노선이 지나는만큼 신주쿠역은 굉장히 넓고 출구도 많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인천의 부평역 지하던전에 해당하는데 외국이라 더 복잡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길눈이 밝은 편이고 자주 다니다보니 익숙해져서 별로 헤매지 않고 목적지를 잘 찾았다(오히려 가장 복잡하게 느껴졌던 곳은 이케부쿠로역이었다).

빅쿠로빅쿠로(빅카메라+유니클로)

신주쿠에 본사나 지사를 둔 회사도 많고 도쿄 도청, 신주쿠 구청 같은 대규모 관공서도 있는 번화가라 유동인구가 엄청나다. 이세탄, 오다큐, 케이오, 타카시마야, 마루이 등 기존의 대형 백화점들이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루미네에 뉴우먼까지 생겨 쇼핑할 곳이 정말 많다. 우리나라의 하이마트에 해당하는 종합가전매장 빅카메라와 요도바시카메라도 있어서 가전제품 사기에도 좋다.

멘야무사시멘야무사시

주변에 먹을 곳도 많은데 주로 갔던 곳은 라멘집이었다. 매달 비싼 집세에 서울에 있는 집으로 송금도 하느라 항상 여유가 없어서 어쩌다 한국에서 친구들이 놀러오면 같이 가서 먹는 정도였다. 츠케멘으로 유명한 멘야무사시, 역시 츠케멘으로 알려져 있고 갈 때마다 사람들이 줄서있는 타츠노야, 양기 많기로 소문난 지로우라멘, 한국 못지 않게 맵고 진한 라멘을 먹을 수 있는 나카모토 등 맛집이 즐비하다. 신기하게도 네 군데 라멘집이 반경 100미터 안에 몰려있다.

기노쿠니야 서점기노쿠니야 서점

가장 좋아했던 곳은 동쪽 출구 앞이었다. 나가면 바로 앞에 초대형 스크린으로 뮤직비디오를 틀어주는 스튜디오 알타 건물이 있는데(스크린을 보려면 가부키쵸 입구 쪽으로 가야한다), 마침 지나갈 때 K-POP 가수의 노래가 나오면 괜히 반갑게 느껴진다. 일본 최대의 서점 기노쿠니야 서점도 자주 들렀던 곳이다. 빅카메라와 유니클로가 같은 건물에 있는 빅쿠로, ABC 마트,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무인양품(무지루시)도 있다.

신주쿠 돈키호테신주쿠 돈키호테

동쪽 출구에서 길을 두 번 건너면 가부키쵸가 나온다. 가부키쵸 입구에는 24시간 내내 영업하는 돈키호테가 있다. 워낙 유명한 곳이라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지만, 사실 다른 지역의 돈키호테나 다른 드럭 스토어에 비해 가격이 비싼 편이다. 차라리 우에노 아메요코 시장에 있는 드럭 스토어에서 사는 편이 이득이다.

가부키쵸가부키쵸 입구

유흥의 거리인 가부키쵸는 게임 <용과 같이(龍が如く)> 시리즈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하다. 술집이 줄지어 늘어서 있고 좀 더 안으로 들어가면 호스트바가 널려 있다. 옆 동네로 가면 게이바들이 몰려있는 거리가 있다고 하는데 그쪽으로는 가보고 싶은 생각이 조금도 들지 않았다.

가부키쵸가부키쵸

해가 지고 나서 가부키쵸에 들어서면 삐끼들이 저마다 자기네 가게로 오라며 호객행위를 한다. 한 번은 한국에서 놀러온 후배와 그곳을 지나가다 몇 명이 말을 걸어오는지 세어본 적이 있는데 무려 열 명이 넘었다. 개중에는 짧은 한국어로 말을 거는 이도 있었다. 걷다보면 무료안내소라고 간판을 내건 곳이 있는데 여기는 조심해야한다. 잘 모르고 갔다가 터무니 없이 바가지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토호시네마 고질라토호시네마 고질라

가부키쵸 입구에서도 보이는 토호시네마 건물 위에는 고질라가 있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명물인데, 매시 정각이 되면 긴장감 넘치는 음향이 흘러나오면서 눈과 발톱에 불이 들어오고 입에서는 불을 뿜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정시가 되기 전에 가서 한 번쯤 보는 것도 좋다.

토호시네마 신주쿠점토호시네마 신주쿠점

그레이스리 호텔과 같은 건물에 있는 토호시네마는 우리나라의 CGV나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같은 멀티플렉스 체인이다. 일본에서 업계 2위라는데 영화관이 대부분 깔끔하고 안락한 우리나라와 달리 지점마다 편차가 있는듯 하다. 시부야점에 가본 지인의 말에 따르면 좌석이 오래 돼서 시트 일부가 뜯거져 있는 자리도 있었다고 한다. 다행히도 <기도의 막이 내릴 때>를 보러 갔던 신주쿠점은 2015년에 오픈해서 우리나라 영화관과 별 차이가 없었다.

모드학원 코쿤타워모드학원 코쿤타워

서쪽 출구로 나가면 특이하게 생긴 건물이 우뚝 솟아있다. 전문학교인 모드학원에서 세운 코쿤타워이다. 건물의 생김새만 봐도 자유와 창의성이 느껴진다. 참고로 오사카와 나고야에 있는 모드학원 건물도 이것 못지 않게 특이하다.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금권샵들이 늘어서 있다. 기차표부터 영화, 전시회, 야구, 공연 등 여러 가지 티켓을 정가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곳이다. 일본에서 처음으로 야구를 직관할 때도 여기서 단돈 5백 엔에 외야석 교환권을 사서 가기도 했고, 청춘 18 티켓을 살 때도 이 곳 금권샵들을 기웃거렸다.  

 

금권샵 안쪽 골목은 야키토리(닭꼬치) 냄새가 식욕을 자극하는 오모이데오코쵸다. 야키토리 뿐만 아니라 호르몬(곱창) 구이집들도 많은데, 무슨 이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혐한인 집도 있다고 하니 주의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도쿄 도청도쿄 도청

서쪽 출구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지 않고 화살표를 따라 지하도를 10~15분 정도 걸어가면 도쿄 도청이 나온다. 유명 건축가 탄게 켄조의 작품으로 48층에 높이가 243미터에 달하며 건물 자체가 랜드마크이다. 도쿄에는 스카이트리, 도쿄타워, 록본기 힐즈 등 전망대가 많은데 거의가 유료다. 도쿄 도청은 가장 좋은 무료 전망대이다. 맑은 날에는 후지산이 보인다고 하는데 내가 올라갔던 날은 살짝 흐려서 아쉽게도 볼 수 없었다. 남쪽 전망대와 북쪽 전망대가 따로 있으므로 두 군데 다 가보는 것이 좋다.

신 남쪽 출구신 남쪽 출구

새로운 남쪽 출구로 나가면 바스타 신주쿠가 있다. 우리로 따지면 서울의 강남 고속버스 터미널에 해당한다. 전국 각지를 오가는 버스가 모이는 곳인데 안 가는 지역도 은근히 많다. 일본에 있는 동안 도쿄 밖으로 이동할 때는 전철만 타서 결국 한 번도 이용해보지 못했다. 앞으로는 일본으로 여행을 가도 원거리 이동시에는 JR 패스를 이용할 계획이라 저기서 버스 탈 일은 어쩌면 영영 없을지도 모르겠다.

신주쿠역 동쪽 출구 앞신주쿠역 동쪽 출구 앞

뭔가 안다는 듯이 주저리주저리 써놨지만 아직 못 가본 곳도 너무나 많다. 마지막 6개월간 주 6일을 일하느라 일요일은 집에서 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다소 무리를 하더라도 돌아다닐걸 그랬나보다. ABC 마트에서 사지 못한 신발, 기노쿠니야 서점에서 못 산 책들, 아직 못 가본 맛집들도 아쉽지만 무엇보다도 눈 감으면 그려지는 신주쿠 거리 자체가 그립다.

'도쿄 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쿄 신주쿠  (12) 2018.10.03
도쿄 긴자  (12) 2018.08.17
도쿄 나카노  (4) 2018.08.03
Posted by 턴오버

이 포스팅은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24회(최종회)의 줄거리를 포함하고 있다. 스포일러를 피하고 싶다면 '뒤로 가기'를 권한다.

용상 앞에 앉아 웃고 있는 매국노(을사오적, 정미칠적)들의 사진을 찍는 김희성(변요한 분). 그리고 이덕문(김중희 분)을 죽이고 의병 명단을 손에 넣은 유진 초이(이병헌 분).

함안댁(이정은 분)은 아직 살아있었다. 이미 세상을 떠난 행랑아범(신정근 분)과 죽어가는 함안댁을 발견하고 고애신(김태리 분)은 슬퍼한다. 함안댁은 애신의 품에 안겨 생을 마감한다. 곧이어 일본군이 들이닥치지만 저자의 조선 사람들은 애신을 살리기 위해 목숨을 걸고 일본군의 앞을 막아선다. 그 기세에 눌린 일본군은 당황하며 철수한다.

유진은 애신과 함께 피신하려 하지만 애신은 오히려 유진에게 멀리 피하라고 한다. 뒷수습을 맡은 유진은 행랑아범과 함안댁의 유품을 태우며 그들과의 즐거웠던 추억을 떠올린다.

희성은 일제의 만행을 알리는 신문 호외를 제작해 뿌린다. 그런 희성을 찾아간 유진은 희성에게 의병 명단을 넘기고, 맡겨뒀던 태극기를 돌려받는다. 오랜만에 술집에서 만난 유진, 희성, 구동매(유연석 분)는 처음으로 즐겁게 건배를 한다.

조선 통감 이토 히로부미(김인우 분)는 희성이 뿌려대는 신문에 분노하고, 이완용(정승길 분)은 의병들에게 어마어마한 현상금을 내걸자고 제안한다. 위험해진 희성은 후세에 꼭 발견되기를 바라면서 자신이 쓰고 찍은 자료들을 땅에 묻는다. 하지만 결국 체포된 희성은 모진 고문을 받는다. 의병에 대해 자백하라는 명령에 굴하지 않고 오히려 그들과 한 패로 묶인다면 영광이라는 대답을 한다. 그리고 일본 군인의 몽둥이에 머리를 강타당하고 숨을 거둔다.

구동매는 진고개에서 갑자기 피를 토하며 쓰러진다. 유진의 간호로 깨어나지만 무신회를 다시 접수할 때 입은 상처가 꽤 깊었던 모양이다. 보름날이 되어 애신은 구동매에게 마지막 남은 빚을 갚고 구동매를 돕겠다고 하지만, 애신을 위험에 빠뜨리게 하고 싶지 않았던 구동매는 거절한다.

일본에서 건너 온 무신회 멤버들을 제물포항에서 기다리던 구동매는 그들이 끌고 온 유조(윤주만 분)의 시신을 보고 눈이 뒤집힌다. 무신회에게 덤벼든 구동매는 최선을 다해 싸우지만 결국 수적인 열세를 이기지 못하고 최후를 맞는다. 죽어가면서도 애신을 떠올리고 웃으며 세상을 떠난다.

한편 영국의 종군기자 프레더릭 아서 메켄지가 의병에 대해 취지하기 위해 유진을 찾아온다. 카일 무어(데이비드 맥기니스 분)의 소개로 온 그는 애신의 허락을 받고 의병의 실상에 대해 파악하게 된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익숙한 사진을 남긴다.

 

밀정의 내통으로 의병의 거점에 일본군이 들이닥치고, 일식(김병철 분)과 춘식(배정남 분)의 기지 덕분에 가까스로 위기에서 벗어나지만, 의병은 또다시 거점을 옮겨야 했다. 의병대장 황은산(김갑수 분)은 만주에 있는 기지로 합류하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유진에게 평양까지 가는 기차표를 구입해달라고 한다. 그리고 애신을 비롯한 여인과 아이들을 우선적으로 피신시키려고 한다.

 

하지만 정보가 새어나가 기차가 제 때에 출발하지 못하고 일본군의 검색이 강화된다. 애신은 기관사를 협박해 강제로 기차를 출발시키고, 유진은 일본인 남작과 가까스로 달리는 열차에 올라탄다.

 

기차는 달리기 시작했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었다. 애신을 찾기 위해 일본군이 이 칸 저 칸을 옮겨다니며 수색을 시작한 것이다. 그러다 일본군으로 위장한 준영(장동윤 분)의 정체가 탄로날 위기에 처하자 애신이 권총의 방아쇠를 당겨 일본군들을 쓰러뜨린다. 그러나 다른 칸에 있던 일본군인들이 총성을 듣고 속속 모여들고, 총알이 떨어진 애신은 일단 몸을 숨기고 있을 뿐이었다.

여인과 아이들을 만주로 보낸 의병들은 일본군을 기습해 몰살시키지만, 적의 지원군이 나타나자 패배를 직감한다. 그러나 자신들이 있었고, 두려웠으나 끝까지 싸웠다는 사실을 후세에 알리기 위해 도망치지 않았다. 그들의 앞에는 죽음만이 기다리고 있음에도 그들이 달려가는 곳에는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었다.

유진은 일본인 남작을 총으로 위협하며 일본군과 대치하는 애신을 위기에서 구출한다. 애신을 향해 '그대는 나아가시오. 난 한 걸음 물러나니'라는 말은 남긴 유진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다음 칸으로 넘어간 유진은 총을 쏴서 자기가 탄 칸과 애신이 있는 칸을 분리시키고, 일본군의 총격에 최후를 맞는다.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본 애신은 유진의 이름을 부르며 절규한다.

2년이 지난 1909년 만주. 애신은 일본에 대항할 군인을 양성하는 교관이 되어 있었다. 애신에게서 총포술을 배우는 사람들 중에는 수미(신수연 분)의 모습도 보인다.

그로부터 다시 10년이 지나 1919년. 서울의 외국인 묘지에 묻힌 유진의 무덤에 어른이 된 도미(김민재 분)와 청년들이 찾아와 그의 뜻을 이어갈 것임을 다짐하며 드라마는 마무리된다.

굿바이 미스터 션샤인. 독립된 조국에서 씨유 어게인.

드디어 <미스터 션샤인>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결국 고애신만 살아남고 다 죽었다. 유진과 구동매는 예상했는데 김희성도 그렇게 보내버릴 줄이야.

 

조금 진부한 설정이긴 해도 구동매는 애기씨를 지키다가 최후를 맞을 줄 알았다. 애신이 돈을 갚으러왔을 때 무신회가 들이닥치고, 애신을 피신시키다가 칼에 맞아 쓰러졌다면 조금은 더 극적이었을 것 같다. 김희성 역시 너무 허망하게 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너무나 비극적인 결말에 불만을 가진 이들도 일부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어차피 절망적인 시대로 역사에 기록되어 있는만큼 마지막 끝맺음은 홀로 남은 애신, 그리고 유진의 뜻을 이어받은 도미가 독립운동에 뛰어드는 것으로 해두는 정도가 최선이었을 것이다.

 

장승구(최무성 분)가 죽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나라를 지키고자 총을 들었던 것처럼 유진과 애신의 다음 세대들이 빼앗긴 들판에 봄을 되찾아오기 위해 싸우러 나서는 것, 그것이야말로 가장 그럴듯한 열린 결말이 아니었을까.

 

정말 좋은 드라마를 감상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여러 방송사에서 수많은 사극을 제작했지만 이렇게 의병에 대해서 이렇게까지 다뤘던 드라마는 없었다. 시대적으로 암울했을 뿐만 아니라 보편적인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주인공으로 내세울 만한 인물도 부족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김은숙 작가는 유진 초이와 고애신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통해 멋지고 처절했던 이들의 역사를 드라마로 그려냈다. 화려한 날들만 역사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황은산의 대사야말로 작가가 이 작품을 집필한 이유를 한 마디로 압축한 표현이 아닐까.

 

고증면에서 일부 아쉬운 점도 발견되긴 했지만 중요한 것은 드라마 전체를 관통하는 정신이다. 망해가는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쳐 싸웠던 이름없는 의병들. 지금껏 만들어진 사극 가운데 단순히 재미 뿐만 아니라 이렇게 시청자들로 하여금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도록 화두를 던진 작품이 있었나 싶다.

 

그런 맥락에서 고종(이승준 분) 앞에 엎드린 역관 임관수(조우진 분)가 죽은 의병들의 이름을 한 사람 한 사람씩 불러나가는 장면을 보면서 쏟아지는 눈물을 막을 도리가 없었다. 작중에서 이토는 의병의 이름이 외신은 물론 역사에 남지 못하도록 했지만, 그의 의지는 100년이 지나 한 편의 드라마에 의해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2019년은 3·1 운동이 일어난 지 100년이 되는 해이다. 애신은 물론 죽어간 의병들, 독립운동가들이 바라 마지않았던 독립된 조국에서 우리는 평안한 시대를 걸어가고 있다. 우리도 그들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의 후손에게 그들의 정신을 전해서 앞으로도 영원히 기억되게 해야할 것이다.

Posted by 턴오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