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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가격을 올리거나, 양을 줄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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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밀가루 가격을 비롯한 수입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소비자 물가가 동반 상승하고 있습니다. 특별한 상승 원인이 없는 회사들도 '기회는 이때'라는 식으로 제품의 가격을 올리는 것 같기까지 합니다. 요즘 같아선 밖에서 음식을 한 번 사먹으면 출혈이 심하기 때문에 최대한 자제하고 있습니다. 특히 짜장면, 짬뽕 등 중국집 면류를 좋아하는 제게 500원 인상은 정말 치명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도 인터넷 기사를 보니 롯데제과가 '빼빼로'의 가격은 그대로 둔 채 양을 줄여 소비자들의 불만이 많다는 내용의 기사가 있군요. 힘없는 소비자인 저 역시 상당히 공감하는 내용인지라 블로그에 제 생각을 피력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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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식품회사들은 두 가지 방법으로 제품의 가격을 올리는데, 다들 겪어보셔서 어떤 유형인지는 알고 계실거라 생각합니다.



먼저 일반적으로 제품의 가격 자체를 올리는 방법이죠. 최근 농심의 '신라면'같은 라면류와 '새우깡'같은 과자류의 가격이 100원 정도 상승했고, 롯데와 해태 등도 음료 가격을 올린바 있습니다. 가격이 오르면 서민들은 물가의 상승을 피부로 느끼기 때문에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대개 한동안 구매를 꺼리게 됩니다. 그러다가 한 두 달쯤 지나면 그 가격에 익숙해져 다시 이전처럼 구매를 시작하는 것이죠. 기업 입장에서는 가격 상승 이후 한동안 매출 실적 부진을 겪을 위험이 있는 셈입니다.



반면 가격은 그대로 둔 채 제품의 양을 줄이는 방식으로 사실상의 가격 상승 효과를 노리는 전략도 있습니다. 롯데제과의 '빼빼로'는 적당한 예가 되겠습니다. 분명 포장과 가격은 그대로인데 포장을 뜯어보면 크기가 작아졌다든지 개수가 줄어있는 식이지요. 일반 '빼빼로'는 33g에서 30g으로 줄어들었고, '누드빼빼로'와 '아몬드빼빼로'는 각각 7g과 8g씩 용량이 줄어들었다고 하네요. 지금처럼 일제히 물가가 상승하는 시기에는 소비자들의 구매 성향이 변하게 마련입니다. 다른 제품들은 대부분 가격이 상승했으니 하나를 먹더라도 가격이 오르지 않은 제품을 선택하는 소비자의 심리를 노리는 상술이 아닌가 싶네요. 이 방식은 단기적으로 매출의 상승이 있을지는 몰라도 장기적으로 볼 때는 소비자의 반감을 사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 하든 가격이 상승하는 결과 자체는 마찬가지입니다. 제조회사가 대놓고 올리느냐, 아니면 눈속임으로 올리느냐의 차이일 뿐입니다. 이미 우리의 입맛이 길들여져 있기 때문에 처음엔 기분나빠하다가도 얼마 못 가 그들의 제품을 구입하게 돼 있는 것 같네요. 제조회사들도 그걸 다 알고 있으니 어떤 식으로든 가격을 올리겠죠. 소비자들이 대거 구입을 중단하지 않는 이상, 기업들의 이런 행태는 앞으로도 지속될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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